세종시 119지역대 차고서 소방펌프차 화재… 결국 폐차
세종시 119지역대 차고서 소방펌프차 화재… 결국 폐차
  • 류용규 기자
  • 승인 2023.10.18 15: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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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리비 견적 7872만원, 보험금은 5630만원 지급 가능… 새차 구입키로
오염된 소방용 몽골텐트 폐자재로 버리자 소방관이 집에 가져가 사용
민주당 김효숙 세종시의회의원 “세금인데… 소방본부 명백한 관리소홀”
소방펌프차 일일점검 사항을 알리는 소방청 유튜브 영상 화면 갈무리

세종시 한 119지역대 차고 안에 주차돼 있던 소방펌프차에서 불이 나, 폐차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세종지역 다른 119지역대에서는 빗물에 젖어 오염된 화재 진압용 몽골텐트를 폐자재로 잘못 판단해 버렸고, 버린 텐트를 다른 소방관이 가져가 개인적으로 사용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더불어민주당 김효숙 세종시의회 의원(나성동)에 따르면 지난 3월 야간에 금남119지역대 차고 안에 주차해 놓은 소방펌프차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나, 이 소방차를 폐차 처분했다는 것.

김효숙 의원은 “금남119지역대 차고 안에 CCTV는 설치돼 있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했다. 따라서 정확한 화재 원인은 알 수 없다”면서 “차고 밖으로 연기가 새어나오자 목격한 주민들이 119에 신고하는 바람에 진화되는 아이러니가 일어났다”고 말했다.

불이 난 소방펌프차는 2014년식에 4만3574㎞를 주행한 가운데, 특장차여서 수리를 하려면 7872만원이 필요하다는 견적이 나왔지만 보험사로부터 받을 수 있는 보험금은 5630만원이어서 결국 폐차 처리했다는 것.

2642만원을 더 들여 4~6개월간 특장차 수리를 하는 것보다, 소방안전교부세 약 4억4000만원을 투입해 같은 기능을 가진 새 차를 구입하기로 결정했다는 것이다.

소방차는 보통 10년간, 12만㎞정도 주행하면 폐차 과정을 거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효숙 의원은 “값비싼 소방차량이 보관된 소방청사 차고에 CCTV가 설치되어 있는 곳은 세종지역에서 단 4곳뿐으로 추후 보강이 필요하다”며 “또한 소방청사 안에서 화재가 발생하면서 1~2년은 더 사용될 수 있는 소방차를 교체하게 된 사안은 유감”이라고 말했다.

김효숙 의원은 또 “최근 세종소방본부 마크가 찍혀 있는 몽골텐트가 한 개인주택에서 버젓이 사용되고 있다는 시민의 제보가 들어왔다”고 밝혔다.

세종소방본부 소방행정과에 따르면 지난해 4월쯤 불용 및 폐기 처리가 필요한 물품에 대한 소요조사가 실시됐다. 

이 조사에서 2015년 구입한 몽골텐트(약 170만원)가 한솔119지역대 청사 누수로 빗물 등에 오염되었다는 등의 이유로 담당자가 폐자재 등 소모품으로 오인·혼동해 단순폐기를 결정한 사실이 드러났다는 것.

이 몽골텐트는 화재가 난 현장에서 지휘소 등의 용도로 소방관들이 설치하는 천막이다.

당시 한솔119지역대에 근무하던 다른 소방관계자는 주민센터가 폐기물을 수거하기 전에 이 몽골텐트를 자신의 집으로 가져가 개인적으로 사용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김효숙 의원은 “이런 사안들은 소방본부의 명백한 관리소홀로밖에 볼 수 없다. 국민 세금으로 운용되는 공적기관 및 종사자의 도덕불감증이 여실히 드러났다”며 “소방의 물품관리 및 사용보관, 관리 전반에 대한 전반적인 조사와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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