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조작(?), '병졸늘리고 밥솥 줄인다'
통계조작(?), '병졸늘리고 밥솥 줄인다'
  • 조병무
  • 승인 2023.10.10 08: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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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무칼럼] 죄의식 없이 통계 왜곡, 민주시민아니다

제나라, 선왕(宣王) 2년, 기원전 341년 전 이야기다.

병법가 손빈(孫臏)은 위(魏)나라 장군 농견과 싸웠다.

위의 혜왕이 조나라와 결탁하여 한나라를 공격하자 한나라가 제나라에 구원을 요청함으로 제나라 손빈이 전쟁에 참여 지략을 활용하여 대승을 거두게 된다.

손빈은 “병법에 하루에 백 리를 행군하여 승리를 추구하는 자는 상장군이 쓰러지고, 50리를 행군하여 승리를 쫓는자는 병사의 절반밖에 당도하지 못한다"라고 말했다.

제군(薺軍)이 위 땅에 침입한 후, 오늘의 야영지(野營地)에 10만 개의 솥을 만들면 다음 날은 5만 개로 줄이고, 그다음 날은 3만으로 줄이라는 계책을 내었다.

농견은 제군을 추격하면서 적의 솥의 수가 10만에서 5만, 5만에서 3만으로 줄어든다는 첩자의 보고에 매우 기뻐하면서 제군의 군대를 얕잡아 보고 보병(步兵)을 남겨 두고 정예(精銳)의 기병(騎兵)만을 이끌고 제군을 추격하다 대패하여 죽음에 이른다.

즉, 군졸의 수를 판단하는 기준의 한가지인 밥솥의 수를 줄여 판단을 흐리게 한 손빈의 숨어 있는 전략에 속았기 때문이다.

숫자의 마술로 적의 눈을 속이려면 많은 것을 적게 하고, 적은 것은 많이 보이게 하는 사기술이 흔히 사용되고 있다. 책이나 신문이나 잡지의 부수는 적은 것을 많게 선전하여 독자의 입맛을 돋우고, 대부분 장사꾼은 많은 매출을 줄여 신고 세금을 줄이려고 한다.

국가에서 고도성장이니, 국민의 생활 소득 항상 등을 숫자로 제시하며 발전과 성장을 홍보하는 것도 숫자의 마술로 국민의 심리를 유도하려는 의도가 담겨있다.

특히 계량화된 현대 사회에서는 숫자의 마술이 기업이나, 단체, 정부 기관에 이르기까지 널리 애용되고 있다.

회계사(會計士)로부터 통계학자까지 동원하여, 결산의 현혹술로 화려한 경제성장, 내지는 회사 발전을 내세우려는 숫자는 춤을 춘다. 세심한 분석을 하지 않으면 이러한 계량화에 속기 십상이다.

최근 문재인 전 정부의 통계 조작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사실 여부는 나중에 밝혀질 일이지만 의혹 자체만으로도 부끄러운 일이다.

통계는 어떤 것을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예측하기 위한 수치인데 이 수치가 객관적이 아니고 오염이 되어 버린다면 어떠한 국가적 판단과 예측도 신뢰를 잃어버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2000년 그리스 정부가 재정적자 규모에 대한 통계를 군내 총생산(GDP)대비 6%라고 속여 발표(실제는 13.6%)한 것이 거짓임이 밝혀지면서 그리스의 대외 신뢰도는 바닥으로 떨어졌다.

결국 그리스가 국가 부도 위기를 맞이하게 되는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통계는 하나의 수치이지만, 단순한 수치가 아닌 신뢰와 공정성이 반영된 수치이다.

누군가 통계를 조작하고 왜곡한다면 이는 신뢰와 공정성을 상실하는 행위이다.

따라서 통계를 죄의식 없이 왜곡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이들은 민주시민과는 거리가 멀다.

우리는 언제쯤 통계까지 조작하는 도덕 불감증의 늪으로 빠져가는 나라 걱정이 사라질까?

조병무, 경영학박사, 경영지도사, 한남대 경영대학원 겸임교수. 혁신창업개발원장, 전국소상공인협업화 컨설팅지원단장, 장애인기업종합지원센터 전문위원, 대전 충남 사회성향상 교육위원회장 <저서> 허리를 굽혀야 돈을 번다, 돈버는 길목은 따로 있다. e-mail : dr113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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