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영화, 잘 골라 보면 알찬 한가위 된다
재미있는 영화, 잘 골라 보면 알찬 한가위 된다
  • 강병호
  • 승인 2023.09.27 10: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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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호 교수가 추천하는 볼 만한 영화] ‘1947 보스톤’, ‘천박사 퇴마 연구소'
종영 OTT '무빙' 초호화 배역진 참여 눈길... 와이어 액션, 웅장한 CG 생동감
영화 보스톤 출처 : 다음 

다시 추석이 왔다. 작년에는 예년보다 2주 정도 일찍 맞았지만 올해 2023년에는 9월 말로 다시 돌아왔다. 10월 2일이 대체휴일이 돼서 6일간의 황금연휴를 즐길 수 있다.

올해 유독 태풍 ‘카눈’이 할퀴고 간 자리도 남아 있고 우크라이나 전쟁, 하늘 모르고 올라가는 유가와 물가, 코로나 팬데믹 여파로 서민들 주름살은 올해도 깊다. 긴 연휴와 들떠야 할 귀성길에도 마음 한편은 어둡다.

코로나 앤데믹(풍토병화)의 시기로 들어갔지만 극장의 상황은 이전으로 회복이 더디다. 엔데믹 이후 여름까지 개봉한 영화 중 유일하게 흥행에 성공한 작품은 ‘범죄도시 3’에 불과하다.

‘밀수’, ‘더 문’, ‘비공식작전’, ‘콘크리트 유토피아’ 등이 개봉됐지만 손익분기점에 근접하거나 부진을 면치 못했다. 엔데믹 이후 영화관객의 소비자 행동이 달라지고 있다. 거기다가 티켓 값은 비싸졌고 소비자는 OTT K-드라마보다 작품성, 흥행성이 낮을 경우 굳이 영화를 선택할 이유가 없어졌다. 한 마디로 관객들이 깐깐해졌다.

2023년 들어와서도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재벌집 막내아들>, <무빙> 같은 OTT K-드라마가 세계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이번 추석 연휴에는 최근 종영된 <무빙>을 감상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초능력을 숨긴 채 현재를 살아가는 아이들과, 80·90년대 정보기관의 아픈 비밀을 숨긴 채 살아온 부모들이 시대와 세대를 넘어 북한 초능력자들의 위험에 함께 맞서가는 내용이다.

20회를 끝으로 시즌 1이 끝났다. <무빙>의 국내 및 해외 반응 상당히 좋은 편이다. 미국 Hulu에서 공개 첫 주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 중 시청 시간 기준 가장 많이 시청한 작품으로 평가되었다. 일본, 홍콩, 대만, 동남아시아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공개 첫 주 시청 시간 기준 가장 많이 시청한 콘텐츠에 랭크되었다. 개봉 이후 디즈니 신규 가입자 수가 14만 증가하여 ‘디즈니 한국 철수’라는 말이 쏙 들어갔다.

장주원(류승룡 분), 이미현 (한효주 분), 김두식 (조인성 분), 전계도 (차태현 분), 프랭크 (류승범 분), 이재만(김성균 분), 최일환 (김희원 분), 민용준(문성근 분) 초 호화배역진이 참여했다. 조인성은 비행능력, 류승룡은 어떤 외상에도 고통을 느끼지 않고 회복되는 능력, 한효주는 초인적인 오감능력을 가지고 있다.

원작은 강풀 작가의 동명 웹툰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1990년 대 안기부에서 초능력을 가진 요원으로 활동했던 부모들이 북한에서 내려온 초능력자들로부터 자기 자식들을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는 내용이다. 한국에서 이전까지 볼 수 없던 와이어 액션과 웅장한 CG로 생동감을 높였다.

미국 히어로물이 세계를 구하는 내용이라면 한국형 히어로들은 자식을 지킨다. 디즈니가 구독료를 인상했지만 요즘 멀티플렉스의 티켓 값도 많이 올라서 OTT 드라마 감상이 오히려 경제적일 수 있다.

영화로는 첫째로 하정우, 임시완 주연, 강제규 감독의 ‘1947 보스톤’이 있다. 1947년 광복 후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보스톤 마라톤 국제 대회에 출전하는 마라토너 서윤복(임시완 분)과 남승룡(배성우 분), 그리고 베를린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손기정(하정우 분)의 의 이야기다. <은행나무 침대>, <쉬리>, <태극기 휘날리며>, <마이웨이>의 강제규 감독의 <장수상회> 이후 8년만의 작품이며 코로나 팬데믹, 하정우 배우의 사회적 논란 등 악재로 3년 간 창고 속에 있다가 개봉하는 작품이다.

운동화 살 돈도 없이 가난해 방황하던 임시완은 베를린의 영웅 손기정을 만나며 마라톤의 꿈을 이루어 간다. 해방은 되었지만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기 전 미군정 치하에서 국적도 없이 미국 보스톤 마라톤에 출전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임시완, 배성우, 손기정은 일장기 말소사건의 1936년 베를린 올림픽 때와 비슷한 일을 겪을 위기에 처한다.

무빙 포스터, 출처 : 다음 

나라 잃은 한과 설움 속에서 고통 받았던 세대와 이를 극복해 나가는 새로운 세대의 이야기는 해방 후 실화라는 점에서 더욱 뭉클함을 준다. 역사적 결말을 알고 있고 추석영화가 늘 그렇듯 한국형 신파가 손발을 오글거리게 하지만 온 가족이 같이 볼 수 있는 작품이다. 특히 한국의 굴곡진 현대사를 몸으로 겪은 어르신들이 보면 감동도 두 배가 될 것이다. 임시완의 물오른 연기도 관람 포인트다.

둘째로 강동원, 이솜 주연, 김성식 감독의 ‘천박사 퇴마 연구소 : 설경의 비밀’이 주목을 받는다. 귀신은 믿지 않지만 남을 속이는 귀신같은 재주를 가진 가짜 퇴마사 천박사(강동원)가 지금까지 경험해본 적 없는 강력한 사건을 유경(이솜)으로부터 의뢰받으며 시작되는 귀신이 곡할 상황을 그린 영화. 네이버 웹툰 <빙의>를 원작으로 했다.

강동원은 대대로 마을 지켜온 당주집 장손이지만 정작 귀신의 존재를 믿지 않는 사이비 퇴마사다. 그는 의뢰받은 사건들을 나름의 변칙적인 방법으로 성공적으로 해결해 왔는데 어느 날 귀신을 볼 수 있는 이솜이 1억의 수임료를 들고 와 사건을 의뢰한다. 이 작품은 전형적인 추석 오락 영화다. 주인공과 빌런의 싸움을 중심으로 누구나 결론을 예상 가능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강동원의 2009년 작 <전우치>의 일부장면을 보는 것 같은 느낌도 준다.

강병호, 중앙대 졸업, 중앙대(MBA), 미국 조지아 대학(MS), 영국 더비대학(Ph.D),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책임연구원, 삼성전자 수석 연구원, 대전문화산업진흥원 초대, 2대 원장, 한류문화진흥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자문위원, 배재대 미디어콘텐트학과 교수, E-mail :bhkangbh@pc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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