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태주 마케팅, 활력 넘치는 공주 만들 수 있을까
나태주 마케팅, 활력 넘치는 공주 만들 수 있을까
  • 송두범
  • 승인 2023.09.20 10: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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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두범칼럼] 나태주 시인과 공주원도심 셀럽(celeb) 마케팅
나태주 문학창작 플렛폼 조감도

공주에 가면 인자한 할아버지 나태주 시인을 만날 수 있다. 시인은 봉황산 아래 옛 일본식 가옥을 수선하여 2014년에 개관한 ‘풀꽃문학관’에서 주로 방문객들과 만나 담소를 나누거나 정원의 꽃을 가꾼다. 외부강의로 바쁘게 전국을 누비지만, 풀꽃문학관에 계시는 날은 방문객들을 위해 풍금을 치며 직접 동요를 불러주기도 한다.

나태주 시인은 서천군 시초면 외가에서 태어나 시초초등학교, 서천중학교를 나오고 1963년 공주사범학교(현, 공주교육대학교)를 졸업한 후 20세인 1964년 경기도 연천 군남초등학교에서 교사를 시작하여 2007년 공주시 장기초등학교 교장까지 43년간 교직생활을 한 교육자이다. 이후 공주문화원장, 충남문화원연합회장, 한국시인협회회장 등 문화계 활동을 하였고, 2013년에는 자랑스러운 충남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시인은 교직에 계시던 197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서 ‘대숲 아래서‘로 등단한 이후, 지금까지 시집만 50권, 산문집과 동화집을 포함하면 150권이라는 책을 발간했을 정도로 왕성한 집필활동을 하고 있다.

우리가 잘 아는 ‘풀꽃’은 교사시절이던 2002년 미술시간에 아이들로부터 영감을 얻어 쓴 시로 나태주 시인은 아이들이 준 선물이라고 했다. ‘풀꽃’은 2012년 봄 교보생명빌딩 광화문 글판에 걸렸고 2015년 ‘내 마음을 울리는 광화문 글판’을 주제로 온라인 투표를 진행한 결과 69개 후보 문안 중 가장 많은 국민들의 지지를 받았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라는 짧은 세 구절이 국민들이 가장 좋아하는 시가 된 것이다. 이후 ‘스치듯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면 큰일 난다. 나만 그렇다’. '자세히 볼수록 매력적이다. 언제 보아도 사랑스럽다. 뒤만 그렇다‘와 같은 다양한 패러디물이 등장할 정도로 인구에 회자되어 왔다.

공주시가 2019년부터 시작한 중학동도시재생뉴딜사업에서 문학인의 창작활동 지원, 문학교육프로그램 운영, 시인・문학인재 양성 등을 통해 원도심 문화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나태주문학창작플랫폼’을 조성하기로 했다. 봉황산 아래 현재 ‘풀꽃문학관’과 공주대학교사범대학 부설 중고등학교 사이에 들어설 나태주문학플랫폼은 전시설, 스튜디오, 카페 등으로 구성되어 있고, 2023년 9월 25일 드디어 첫 삽을 뜬다.

풀꽃문학관 아래 공주원도심 골목에 나태주 시인을 상징하는 테마거리를 조성하여 주민들의 휴게와 행사를 위한 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한 ‘나태주골목길상징화사업’을 완료하였다.

풀꽃문학관에서는 2014년부터 풀꽃문학상을 제정 운용중이고, 올해 풀꽃문학제에서는 전국풀꽃시낭송대회, 가족백일장, 나태주 시 노래 창작음악제가 10월 14~15일 반죽동 당간지주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담벼락에 쓴 대표작 '풀꽃' 

도시들이 도시활성화를 위해 인물을 활용한 마케팅을 도입하고 있다. 도시의 이름난 인물은 훌륭한 마케팅 수단일 뿐 아니라 도시정체성을 형성하는 자원이고, 그 인물이 도시브랜드가 되는 것이다.

장성군은 홍길동, 화천군은 이외수, 통영시는 윤이상, 박경리, 김춘수, 이중섭 등을 활용하여 도시정체성을 형성하고 있다. 최근 예산의 백종원이 좋은 사례이다. 공주에는 국민대표 시 ‘풀꽃’의 나태주 시인이 있다.

나태주 시인을 만나거나 그의 작품을 보기 위해 지금도 방문객들이 공주 원도심을 찾고 있다. 대체불가능한 나태주 시인을 활용한 셀럽마케팅으로 공주만의 도시정체성과 도시브랜드를 창출하고 활력넘치는 원도심으로 부활하는 꿈을 꿔 본다.

송두범, 행정학박사. 현 공주시도시재생지원센터장, 전)충남연구원 연구실장, 전)세종문화원부원장, 전)세종시 안전도시위원장,이메일 : songd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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