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교육청 부교육감, “재량휴업 취소” 학교장에 종용했다
세종시교육청 부교육감, “재량휴업 취소” 학교장에 종용했다
  • 김강우 기자
  • 승인 2023.09.05 18: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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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교장 1명, 연가 교사 20명 무단결근 처리 후 항의 받고 취소
전교조 세종지부, 교육감 뜻 저버린 부교육감에 분노… 성명서 내
시교육청, “교육부 강경방침, 4개 초교 교장에게 전달… 종용 아냐”
4일 오전 세종시교육청에서 열린 고 서이초교사 추모행사
4일 오전 세종시교육청에서 열린 고 서이초등학교 교사 추모행사에서 최교진 세종시교육감(왼쪽)이 추도사를 낭독하고 있다.

최교진 세종시교육감이 ‘9·4 고 서이초등학교 교사 추모행사’를 지지한 것과 달리, 정병익 세종시부교육감은 재량휴업을 결정한 학교장에게 취소를 종용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일부 교장은 지난 4일 연가를 낸 교사 20명을 ‘무단결근’으로 처리한 뒤 전교조 세종지부가 5일 오전 항의하자, 이를 취소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전교조 세종지부는 5일 ‘추모하는 검은 점을 지우려던 자에게’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통해 이같이 주장하고 “교육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교육부에서 파견된 부교육감의 행태를 지적하고 신뢰 회복을 위해 일부 교장의 사례를 밝힌다”고 폭로했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재량휴업을 결정한 교장에게 일일이 전화를 해 취소를 종용한 이는 교육청 부교육감”이라며 “교사들의 아픔에 공감하고 그 목소리에 힘을 실어주는 교육감의 뜻을 저버리고, 어렵게 뜻을 모은 학교를 뒤흔든 부교육감에게 우리는 분노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성명서는 또 “이는 교육자치에 역행할 뿐 아니라 학교자치를 위력으로 취소하려고 한 행태를 보며, 진정한 교육자치를 실현하기 위해 교육부가 부교육감을 파견하는 현행 제도를 개선해야 함을 다시금 절감한다”고 강조했다.

지난주 초 세종시 초등학교 중 재량휴업을 위한 학교운영위원회를 열기로 한 학교는 당초 12개 초등학교였다. 이후 세종시교육청 관계자는 지난 주말엔 4개 학교로 줄었다고 기자에게 확인해 주었으나 9월 4일 당일에는 8개 학교로 다시 늘어났다.

이상미 전교조 세종지부장은 “정병익 부교육감으로부터 취소 종용을 받았다고 제보한 학교장은 분명이 있었다”고 전제하고 “몇개 학교에 전화를 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그 학교는 부교육감 전화 요구를 거절하고 재량휴업을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당초 12개 초등학교였다가 지난 주말 4개 학교로 줄었다는 것을 감안해 보면 부교육감의 전화를 받은 많은 학교장들이 취소를 검토했으나, 최소한 3~4개 학교 교장들이 번복해 최종 9월 4일에는 8개 학교가 다시 재량휴업이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전교조 세종지부는 또 “어떤 학교는 교육노동자의 정당한 권리인 연가⋅병가를 승인하지 않는 것도 모자라 일일이 ‘무단결근’으로 처리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이상미 지부장은 “해당 학교장에게 5일 오전 찾아가 20명의 무단결근 처리는 부당함을 항의, 결국 ‘취소’하기로 했다”며 “지금 교육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필요한 교감⋅교장의 자질이 어떠해야 하는가를 잘 보여주는 반면교사”라고 설명했다.

전교조 세종지부는 “서이초 사건의 진상규명은 물론, 제대로 교육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기 위한 법 개정 운동, 앙상한 뼈만 드러낸 교육공동체의 관계를 신뢰로 회복하는 일에 전념하고자 한다”며 “교육 회복으로 나아가는 발걸음을 통해 억압과 불신을 몰아내고 신뢰의 공동체를 재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세종시교육청 관계자는 “부교육감은 지난달 29일 오후 교육부총리 주재 시·도교육감 회의에 교육감 대신 참석한 결과, 교육부의 징계 강경 방침이 심각하기에 간부들과 상의한 후 당시 재량휴업을 결정한 4개 초등학교장에게 전화로 그 내용을 전달했다”며 “재량휴업철회를 종용한 것은 아니고, 학교장과 교사들을 보호하기 위해 재고 요청을 드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전교조 세종지부 성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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