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에서 단일 행사에 450억원을 들이는 것은 너무 많은 것 아닌가’

최민호 세종시장은 세종국제정원도시박람회를 2025년 4월 11일부터 5월 25일까지 45일간 열겠다고 지난 2일 발표했다.

이날 최 시장이 세종국제정원도시박람회에 투입하겠다고 밝힌 예산액은 450억원.

이에 연간 예산액이 겨우 2조원 선인 세종시에서 단일 행사에 450억원을 쏟아붓는 것은 너무 많은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시 관계자들은 450억원을 전액 세종시 예산으로만 부담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송인호 세종시 정원도시조성추진단 단장은 “국비와 시비, 입장료 등 각종 사업수익 비율은 2대 4대 4”라고 말했다.

450억원 중 20%인 90억원은 국비 지원을 받고, 시비 180억원은 내년부터 2년간 90억원씩 나누어 투입하며, 입장료 및 휘장 사업 등 각종 자체수입으로 180억원을 채운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는 것이다.

1년에 180억원은 큰 부담이 아니라는 세종시의 계획과 예상대로만 된다면 시비 부담액은 전체의 40% 선에 그치는 셈이다.

이를 위해 세종시가 목표로 잡은 방문객은 45일간 180만명. 입장료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이들 180만명이 세종국제정원도시박람회를 보러 오면 생산유발효과는 약 1880억원, 부가가치 유발효과는 약 760억원, 고용창출효과는 약 2000명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국비 지원은 받아낼 수 있을까. 이승원 세종시경제부시장은 “가능성은 높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 출신인 이승원 부시장의 ‘역할과 활약’에 기대가 높아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이승원 부시장은 “제가 기재부 출신이라고 해서 기재부가 덥석 국비를 주는 것은 없다. 국비 지원을 받을 수 있는(설득할 수 있는) 논리를 잘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9월 세종시가 캐나다 CIB 국제정원도시 인증을 받을 경우, 이 인증이 국비 지원을 따내는데 어느 정도 기여할 것인지 묻는 질문에 이승원 부시장은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만 말했다.

국내에서 정원박람회 또는 정원·화훼 관련 이벤트를 여는 자치단체는 순천만 국가정원으로 유명한 전남 순천시를 비롯해 울산, 경기 고양시, 서울, 전북 전주 등 여럿이다.

세종국제정원도시박람회가 목표한 대로 성공을 거두려면 차별화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대목이다.

최민호 시장이 지난 2일 세종국제정원도시박람회 기본구상은 확정했다면서, 주제로 밝힌 타이틀은 ‘가족과 함께하는 정원 속의 하루’이다.

이는 관광·휴가를 즐기면서도 내심 자극을 원하는 내국인들에게 다소 약해 보이는 주제가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송인호 단장은 “현재 순천 국제정원박람회를 열고 있는 전남 순천시가 정한 주제는 ‘정원의 삶’이다. 단순하다”면서 “다른 지역과 차별화, 돋보여야 한다는 지적은 당연하다. 그러기 위해서 다각도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인호 단장에 따르면 세종국제정원도시박람회 종합실행계획은 올해 말 또는 내년 초쯤 나올 예정이다. 또 올해 하반기 전문가 자문단을 약 20명정도로 구성해, 각계의 전문적인 자문을 받을 계획이다.

세종국제정원도시박람회를 성공적으로 치르고, 세종시를 전국적·국제적으로 널리 알릴 수 있을지 여부의 윤곽은 올해 말쯤 나올 것으로 보인다.

류용규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