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미전, “이젠 시민들과 더 많은 소통하겠다”
여미전, “이젠 시민들과 더 많은 소통하겠다”
  • 류용규 기자
  • 승인 2023.07.02 05: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터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임기 마친 여미전 세종시의원
“동료성추행 의혹 때 제일 힘들었어… 사회적약자 위한 정치 할 것”
“캄캄하고 긴 터널 지난 듯”… 김광운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년 더
세종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임기를 마친 여미전 의원이 의회 의원실에서 지난 1년 동안의 소회와 앞으로의 계획을 밝히고 있다. 

“순식간에 3년이 지난 느낌이었어요. 정신차려 보니 아직 (의원 임기가)3년이나 남았더라고요.”

지난달 30일 1년 임기인 세종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직을 마치고 물러난 여미전 의원(비례대표)이 말한 첫 번째 소감이다.

‘시원섭섭하겠다’라는 질문에 여미전 의원은 “긴 터널을 지나온 것 같아요. 긴 터널을 지나온 것 같고…”라고 말했다. 섭섭함은 거의 없다는 말로 들렸다.

이어 그는 “(지난해 7월 1일 원내대표를 시작할 때)터널 끝에는 무엇이 있는지 모르겠고, 터널 안은 캄캄하고 어둡고, 이정표가 없어서 답답하긴 했는데, 이제 터널을 지나고 나니 어둡고 컴컴한 길이었지만… 그래도 같이 있는 동료·선배들이 함께 했기 때문에 잘 지나갔다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지난 6월 1일 치러진 지방선거 결과 총 20석인 세종시의회 의석 분포는 민주당이 13석, 국민의힘이 7석으로 나왔다. 전국 17개 시·도 광역의회 중 유일한 여소야대 의회가 된 것.

민주당 의원 13명 중 3선 의원은 없고 재선 의원은 불과 3명. 이들 3명이 의장과 상임위원장을 맡게 되면서, 원내 교섭전략을 기획하고 맡아야 하는 원내대표 의원은 초선 의원 몫으로 남게 됐다.

총 의석 수가 각각 156석, 112석인 경기도의회·서울시의회 정도 되면 다선(多選) 의원들이 원내대표를 맡는 게 상례이지만, 직전에 처음 당선돼 원내 경험이 없는 세종시의회 민주당 초선 의원들로서는 두려운 일. 총 300석인 국회에서는 3선 국회의원이 원내대표를 맡는 것으로 정착돼 있다. 

세종시의회 민주당의 비공개 의원총회 결과,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학비노조) 충남세종지부장을 역임해 그나마 교섭·협상 경험이 있는 여미전 의원이 원내대표 의원으로 추대됐다.

여미전 원내대표에게 처음 닥친 일은 제4대 전반기 세종시의회 원구성.

“원구성에 대한 대한 개념도 없었고, 누가 코치해 주는 일도 없었다”는 여미전 의원은 곧이어 불거진 ▲동료 의원 간 성추행 의혹 ▲세종시 출자·출연기관 운영에 관한 조례안 처리 등을 놓고 야기된 여야 간 치열한 대립 등에 대처해야 했다.

이같은 과정에서 그때그때 변하는 상황에 따라 ▲카운터 파트너인 국민의힘 원내대표 김광운 의원(조치원을)과 교섭을 하고 ▲비공개 의원총회를 소집해 저마다 결이 다른 의견을 쏟아내는 민주당 의원들의 의견을 듣고, 종합하고 정리하고 ▲무기명 표결을 앞둔 상황이면 이탈표 방지를 위한 단속도 하고 ▲시시각각 판단에 따라 성명서, 논평, 입장문 등을 작성해 언론에 배포하고 ▲취재를 위해 전화를 걸거나 찾아오는 수많은 기자들을 응대해야 했던 일은 잘 알려져 있다.   

여미전 의원은 “정말이지 만만치 않았던 교섭 구도가 생겼었고, 파행도 있었고, 그런 과정에 절충을 해야 되는, 중압감도 있었고…”라고 회상한 뒤, 가장 힘들었던 일은 같은 당 의원끼리 발생한 성추행 의혹을 들었다.

성추행 의혹 제기를 계기로 해서 “주변에서 많은 비판도 받고 오해도 받는 것 등을 겪어내는 게 힘들었다”고 기억했다.

김광운 국민의힘 원내대표와의 협상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고 했다.

여미전 의원은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았지만, 20석 중 13석으로 다수당인 민주당의 몫을 생각해 “이 정도면 양보를 했다”고 생각하고 낸 안을 인정하지 않고 “더 달라”고 요구를 하는 경우가 빈번했다는 것. “우리는 역지사지(소수당인 국민의힘 처지를 고려)해서 절충안을 낸 것이었는데, 저쪽은 역지사지가 아니었구나”라고 느낄 때가 잦았다고.

아무튼 1년이 지난 결과, 원내대표로서 여미전 의원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후한 편이다. 사석에서 기자들을 만난 홍성국 민주당 세종시당 위원장이 “원내대표는 여미전 의원이 더 했으면 한다”고 말했을 정도이다.

세종시의회는 10일 제80회 임시회 3차 본회의를 마친 후 폐회했다. 폐회에 앞선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여미전 의원(왼쪽)이 발언대에 서서 5분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세종시의회)
지난 2월 10일 세종시의회 제80회 임시회 3차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여미전 의원(왼쪽)이 발언대에 서서 5분 발언을 하고 있다. 

세종시의회 민주당 원내대표 바통은 김효숙 의원(나성동)에게 넘겨졌다.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임기가 2년으로 돼 있어, 김광운 의원이 1년 더 맡아 갈 예정이다.

원내 보직을 내려놓고 평의원으로 돌아가게 된 여미전 의원은 “앞으로 시민들을 많이 만나고, 시민들과 더 많은 소통의 시간을 갖겠다”고 말했다.

이 말이 정치인의 그저그런 인사치레로 들리지는 않는다. 정치를 시작한 계기를 묻는 질문에, 여미전 의원은 “(학비노조 위원장일 때)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는 우리들(비정규직 노조원)의 말을 들어 달라고 했는데도 정치인들에게 호소했는데도, 만나주지도 않았기 때문”이라며 “그때, 그렇다면 내가 나서 정치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들려줬다.

정치인으로서의 목표를 묻자, “사회적 약자의, 소외계층의 보다 더 나은 삶을 위한 길”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