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문화가 관광산업으로 연결되어야 합니다"
"정원문화가 관광산업으로 연결되어야 합니다"
  • 김중규 기자
  • 승인 2023.05.31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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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서정길 국제정원관광네트워크 대표, “세종시 여건 매우 좋아”
“꽃 심어놓고 풀만 뽑으면 정원의 노예 된다”... 돈이 벌려야 지속 가능
서정길 대표는 세종시는 전월산에다 정부세종청사, 국립세종수목원, 세종호수공원, 그리고 금강까지 정원산업 도시로 성장가능한 요소가 많다고 말했다. 

“세종만큼 정원산업도시로서의 여건과 기반시설을 갖추고 있는 곳이 드물어요. 전월산에다 정부세종청사, 국립세종수목원, 중앙공원과 호수공원 그리고 남아 있는 부지와 그 옆을 흐르는 비단강까지... 더 없이 좋은 곳이죠.”

충북 영동 산골을 와이너리 고장으로 만든 서정길 국제정원관광네트워크 대표(67)를 30일 오전 11시 세종시 종촌동 몰리브 상가 3층 사무실에서 만났다.

영동을 축제와 관광산업의 메카로 만든 장본인이었다. 포도를 산업으로 연결해 와인코리아를 탄생시켜 ‘샤토마니’ 상표를 달고 세계 시장을 노크하고 있다.

또, 노근리 평화공원에다 장미를 심어 ‘평화’라는 ‘전쟁’ 후에 오는 대비 개념을 ‘공원’이라는 친화감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그가 세종의 관광산업 발전을 위해 이곳에다 사무실을 내고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세종시 관광산업 성공 여부를 묻자 그는 확신한다는 신념에 가까운 답변을 하고 “약 330만㎡에 가까운 녹지공간을 확보해 놓은 도시는 전 세계적으로 보아도 캐나다 오타와 정도를 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세종시만의 장점은 주변에 대도시가 있다는 거죠. 대전, 청주 등에 250만명이 있고 수도권과도 가까워 관광인구 유입이 가능하죠. 수도권은 풍부한 경제력이 있는 사람들이고 대도시 한가운데서 삶에 찌들었던 분들이 세종시로 올 수가 있다는 거죠.”

도심 탈출의 전제로 세종시의 관광산업이 잘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이었다. 지금은 강원도로 가고 있는 관광객이 세종시로 올 수 있다는 말이었다. 반대로 세종시 관광산업 육성을 위한 걸림돌은 없을까.

서 대표는 세 가지를 꼽았다.

우선 환경단체를 비롯한 시민사회와 소통을 통해 공감대를 만들어내는 일이 첫 번째였다. 다같이 합심해서 관광공간을 조성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두 번째는 예산이었다. 세종시에 산재한 관광요소들을 한 곳에 묶어서 산업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예산 편성이 필요충분조건인데 그걸 어떻게 마련하느냐 하는 문제였다.

세 번째는 참여한 기관 간에 운영권을 놓고 발생할 수 있는 갈등 조정이었다. 각자의 기관이 모여 관광산업을 육성해 놓은 후에는 운영주체에 대한 다툼이 예상된다는 것이었다.

그는 결론적으로 세종시가 운영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말로 해결책을 제시하기도 했다.

서 대표는 영동군청에 오랫동안 근무하면서 관광 쪽에 관심이 많아 그곳에서 관광산업을 만들어냈다. 그걸 계기로 배재대학교에서 관광경영학 박사학위를 받고 전문가가 됐다.

'2022년 대한민국정원산업박람회가 연 인원 43만명이 참가한 가운데 16일 열흘간 행사를 마감했다. 
'2022년 대한민국정원산업박람회'에 연인원 43만명이 참가했다. 

관광산업의 성공 모델이 싱가포르의 ‘Gardens by the bay’(가든스 바이 더 베이)를 예로 들면서 한참동안 성공할 수 밖에 없는 요인을 설명했다. 예컨대 새벽 2시에 문을 닫고 새벽 5시에 문을 여는 시스템이라든가 대형 온실을 만들어 괘적한 환경 속에서 정원을 관람할 수 있는 배려 등등....

그는 전남 순천만 국가정원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이를테면 공공기관이 운영하는데 따른 한계와 상업 및 숙박시설의 부재 등을 들었다.

“내가 풀 뽑고 관리하는데 비용이 안 나오면 끊임없이 정원의 노예가 되어버려요. 순천만 정원은 상업시설이 부족한데 주변지역을 아파트로 공급했기 때문에 돈을 쓰지 않고 간다는 게 문제이죠.”

이쯤에서 황순덕 세종시 균형발전연구원장이 국립세종수목원과 중앙공원 일대에 꽃을 심자는 주장에 대해 찬반 여부를 물어보았다.

그는 “종래 정원은 아름다운 돌, 물 이런 것을 감상하면서 차를 곁들이고 산책하는 것이었다”며 “지금은 정원을 만들어 산업화해서 돈을 벌어야 하는 개념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관광객이 올 수 있도록 꽃을 심고 다양한 변화를 주어야 한다”는 말로 찬성 입장을 표명하면서 “꽃을 심으면 벌과 나비만 오는 게 아니라 사람, 특히 여성들이 많이 온다”고 덧붙였다.

서 대표는 지난 4월 국제정원관광네트워크를 세종시에서 설립했다. 정원산업 육성과 정원문화 발전을 위한 모임이었다. 매월 1회 이상 회원 교육을 추진하고 오는 7월에는 일본 홋카이도 정원 관광을 계획하고 있다.

국내외 관광 네트워크를 형성해 정보 교환을 통해 세종시 정원산업을 본 궤도에 올려놓는 게 궁극적인 설립 목적이다.

그는 “여건이 엄청나게 좋은 세종시의 정원 관광산업을 육성하는 게 소임”이라며 “세종시만의 독특한 정원문화를 개발하는 데 힘쓰겠다”는 말로 인터뷰를 마쳤다.

중앙공원 입구에 장신된 정원산업박랍회 꽃밭
세종 중앙공원 입구에 마련된 정원산업박람회 꽃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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