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열·임채성… 후임 세종시의회 의장, 누가 될까
이순열·임채성… 후임 세종시의회 의장, 누가 될까
  • 류용규 기자
  • 승인 2023.05.24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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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임, 1년 남짓 잔여임기만… 의원들 숙고·셈법 길어질 듯
정례회 일정 빡빡… 선거 가능한 다음 본회의, 6월 15일
후반기 의장은 2년… 결근한 상병헌, 당분간 의장실 사용
세종시의회 청사 3층에 있는 의장실 입구. 비어 있는 의원실이 없어 새 의원실을 배정받지 못한 상병헌 전 의장이 23일 출근하지 않은 가운데, 이날 의장집무실은 내내 비어 있었다.

세종시의회 의장에 누가, 언제 선출될까.

지난 22일 상병헌 전 의장 불신임안이 통과되면서 세종시의회 후임 의장 선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세종시의회가 초선과 재선 의원들로 구성돼, 선수와 능력 중 어느 하나를 분명한 기준으로 내세울 수 없다는 점에서 조정 능력을 잃을 경우 갈등의 소지로 비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23일 현재 후임 의장 후보군으로 세종시의회 안팎에서 거론되는 인물은 임채성(36) 행정복지위원회 위원장, 이순열(52) 산업건설위원회 위원장 2명이다. 이들 2명은 모두 더불어민주당 소속에 재선이다. 

하지만 이들 2명 중 1명이 조만간 후임 의장으로 선출될 것이라고 선뜻 단정하기 어려운 분위기이다.

후임 의장의 임기는 내년 6월 30일까지로, 상병헌 전 의장의 잔여 임기인 1년 남짓만을 채우고 물러나야 한다. 

1년여가 지나면 이번 제4대 후반기 의장 2년 임기를 노려볼 수 있는데, 1년정도만 하고 물러나면 아쉬울 수 있다. 3선 당선을 노린다면 후반기 의장직을 맡는 게 차후 지방선거 국면에서 더 유리해 보인다.

후반기까지 연속해서 의장으로 재직하도록 보장해줘야 한다는 조건을 내거는 것을 생각해볼 수 있지만, 이를 수용할 세종시의회 의원들은 없는 것으로 보아도 무방하다.

배지를 단 지 1년이 안 된 일부 초선 의원들조차 “이는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3명이던 전반기 의장단 중 유일하게 남은 박란희 제1부의장이 1년여 잔여 임기를 의장 권한대행으로 채우는 안을 거론한다.

상병헌 전 의장이 의장직을 상실한 다음날인 23일부터 3개 상임위원회가 일제히 조례안 심사에 돌입하는 등 제83회 정례회 일정이 빡빡하게 진행돼, 후임 의장을 누구로 선출할지 심사숙고할 시간적 여력이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곧이어 6월 1일부터는 의원들이나 피감 공무원이나 모두 힘들어 하는 행정사무감사가 예고돼 있다. 하지만 의장 권한대행 장기화 안이 실현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 어렵다.

세종시의회사무처 한 공무원은 “의장이 궐위될 경우, 관련 조례에는 ‘속히 후임 의장을 선출한다’고만 돼 있을 뿐, 기한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았다”면서도 “제2부의장석까지 비어 있다. 이번 제83회 정례회 기간에 후임 의장은 물론 제2부의장까지 선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2차 본회의가 열릴 6월 15일까지는 상임위별 일정이 빡빡해 일정이 나오지 않는다. 6월 15일 2차 본회의 때 의장·부의장을 선출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반면 의장·부의장 선출권을 가진 세종시의회 의원들은 이를 거론하지 않는데다 질문에 답변조차 머뭇거리는 표정을 보인다. 의원 서로간에 의중과 표정을 헤아리는 시간이 길어질 것임을 예고하고 있는 것.

20석 중 13석을 차지하고 있는 민주당 초선 의원 2명은 23일 “보통 (비공개)의원총회를 할 때 마지막 순서에 다음 의원총회를 언제 열지 정해 왔다. 그런데 (22일 오후 연)마지막 의원총회에서는 다음 의총 일정을 정하지 못했다”면서 “아마도 이순열·임채성 위원장 두 분이서 상의한 뒤 후임 의장이 정해지지 않을까…”라고 관측했다.

다만 세종시의회 안팎에서는 다음 의장은 이순열 위원장이 될 것으로 보는 이들이 적지 않다. 같은 재선이지만 연령이 임채성 위원장보다 많은 50대이고, 부동산 등에서 약점으로 거론할 만한 부분도 없다.

그가 여성이기에 여성만의 부드러운 리더십을 선호하고 있음을 숨기지 않는 이들도 있다.

이들 중 일부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여소야대 광역의회가 되면서, 지난 10개월 간 너무 치열하게 맞붙은 감이 있다”고 말했다. 세종시 출자·출연기관 운영에 관한 조례안 입법 과정 등에서 야기된 격렬한 여야 충돌 과정이 견디기 어려웠다는 얘기다.

굳이 그의 약점을 꼽자면 지난 제3대 의회가 출범하기 직전인 2018년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것이 아니라 2020년 4월 보궐선거에서 당선돼, 실제 제3대 때 의원 이력은 4년이 아닌 2년이라는 점이다. 그래도 재선 의원으로 분류된다.

이순열 위원장은 “지금은 상임위 일, 상임위원장 역할에만 충실하고 싶다”면서 “이에 관한 의견이 나온다면, 그 때부터 고민해 보겠다”고 말했다.

임채성 위원장은 농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대전지방법원에서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충남 공주시 이인면에 있는 농지 3199.40㎡를 매입한 것이 지난 2020년 언론보도를 통해 드러난 바 있다.

문제의 농지를 처분했다는 임 위원장은 “부모님과 함께 순전히 영농을 목적으로 구입했었다. 부동산투기 목적은 전혀 아니다”라며 자신에게 적용된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그는 비록 30대이지만 제3대 의원 임기 4년을 수행하고 재선된 관록을 갖고 있다. 임채성 위원장은 자신의 향후 정치적 행로를 어디에 두고 있는지에 따라 후임 의장을 선출할 분위기가 되면 입장을 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어 있는 제2부의장 후임으로, 국민의힘에서는 김충식(62) 의원을 내세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상병헌 전 의장은 23일 의회로 출근하지 않았다.

5명의 의장 비서진 중 류인호 비서실장은 22일 상 전 의장의 의장직 상실과 함께 같은 날 자동면직 처리됐다. 이에 따라 지난 4월 16일부터 출근해 왔던 류인호 전 실장은 불과 37일만에 공직을 떠나게 됐다.

지난해 12월 27일 임용된 조영수 연설비서관은 임기 2년을 보장받은 임기제 공무원이어서, 내년 12월 26일까지 근무한다. 추후 평가·계약에 따라 근무기간이 늘어날 수 있다. 상 전 의장의 수행비서·운전기사·비서실 상근 여직원 3명은 정년을 보장받는 직렬에 속한다.

상병헌 전 의장은 출근하더라도 후임 의장이 정해질 때까지 당분간 의장실을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세종시의회 청사에 비어 있는 의원실이 없기 때문이다. 김학서 전 제2부의장도 마찬가지 이유로 제2부의장실을 그대로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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