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극단적 선택’… 상가 옥상 출입문 자동개폐장치 필요
학생 ‘극단적 선택’… 상가 옥상 출입문 자동개폐장치 필요
  • 김강우 기자
  • 승인 2023.05.16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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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과 올해 세종시 3건… 빌딩 옥상서 학생 극단적 선택
아파트 옥상과 달리 상가 옥상 출입문은 상시개방 상태
현행 소방법상 상가옥상 비상문은 화재에 대비해 '상시개방'하도록 되어있고, 아파트 옥상비상문은 자동개폐시스템을 설치하도록 되어 있어 제도개선이 필요하다.(사진은 세종시의 한 아파트 옥상 비상문)
현행 소방법상 상가 옥상 비상문은 화재에 대비해 '상시개방'하도록 되어 있고, 아파트 옥상비상문은 자동개폐시스템을 설치하도록 되어 있어 제도개선이 필요하다.(사진은 세종시의 한 아파트 옥상 비상문)

최근 학생들의 극단적 선택 사건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상가 옥상 비상문에 자동개폐장치가 필요하다는 논의가 이뤄지고 있어 관심을 끈다.

특히 현행 소방법상 상가 옥상 출입문은 화재에 대비 ‘상시개방’하도록 되어 있어, 자칫 흡연장소가 되거나 학생의 극단적 선택 장소로 이어지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세종자치경찰위원회는 ‘학생 자살예방을 위한 옥상출입문 자동개폐장치 설치’를 위한 실무회의를 세종시와 소방본부, 세종시교육청, 세종경찰청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 12일 개최했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상가 옥상에서 학생들이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건이 늘어나고 있다.

세종시에서도 지난해 2건, 올해 1건 등 상가 옥상에서 투신하는 사건이 일어났고, 극단적 선택을 하겠다고 예고하는 112 신고 건수도 지난해 600여 건, 한달 평균 50건에 달하고 있다는 것. 

올해 1/4분기에도 극단적 선택을 예고하는 112 전화가 114건, 한 달 평균 30여 건에 달한다고 한 참석자는 밝혔다.

이같은 극단적 선택을 예고하고 112 신고는 대부분 가정폭력이나 가정 불화, 성적비관 등 이유와 배경이 다양하다.

또 당사자와 연락이 안 될 경우, 가족 또는 친구들의 신고가 많았으며 아파트와 상가 등에서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파트단지 옥상의 경우, 지난 2016년 주택 건설 기준 등에 관한 규정이 개정되면서 ‘전자출입시스템을 도입해 옥상 비상문 자동개폐장치를 설치하고 다만, 대피공간이 없는 옥상의 출입문은 제외한다’고 명문화했다.

이러한 옥상 자동개폐시스템은 화재시 소방시스템과 연동되어 옥상문 잠김이 자동으로 풀리도록 했으며, 비상시 문에 강한 힘을 가할 경우에는 열리지만 관리사무소에 개폐 신호가 전달되도록 되어 있다는 것.

하지만 아파트단지 외 상가의 경우에는 이같은 전자출입시스템 설치 의무조항이 없으며, ‘소방시설 설치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16조에 따라 옥상 출입문을 상시 개방하도록 되어 있다.

이에 따라 세종시내 학원과 PC방, 유흥업소 등 학생들이 자주 이용하는 상가의 옥상 비상문은 항상 열려 있어, 일부의 경우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거나 학생들의 흡연 장소 및 탈선 장소로 악용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됐다.

이날 참석자들은 학생 자살예방을 위한 ‘옥상 자동개폐장치 도입 필요성’에 공감했으나, 옥상정원을 휴식공간으로 활용하는 시민들에게 배려가 필요하고 상가 주인들에게 자동개폐시스템 예산 지원을 해줄 수 있는 방안에 대한 논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종시교육청 관계자는 “중앙부처에 소방법 개정을 건의하기로 했으며 상가 건물주에게 자동개폐장치를 설치하도록 홍보하고, 자살예방교육을 강화하며 시범설치 여부에 대해선 더 많은 논의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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