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라는 일반화를 멈춰야 한다
MZ세대라는 일반화를 멈춰야 한다
  • 김윤정
  • 승인 2023.05.04 10: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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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칼럼] 김윤정 배재대 4학년...기성세대 용어, 세대간 갈등, 차별 심화시켜
배재대학교 미디어콘텐츠학과 4학년 김 윤 정
배재대학교 미디어콘텐츠학과 4학년 김 윤 정

요즘 각종 미디어에서 자주 등장하는 ‘MZ세대’라는 용어, 누구를 말하는 걸까?

MZ세대는 1980년대 초 ~ 2000년대 초에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 ~ 2010년대 초반에 출생한 Z세대를 아울러 부르는 말이다. 즉 지금의 10대부터 40대까지 광범위하게 묶어 부르는 용어이다.

30년이나 차이가 나는 이들이 왜 하나의 세대로 묶이게 된 것일까? 이들은 과연 서로를 이해하고 있을까?

MZ세대는 우리나라에서만 사용되는 용어로, 마케팅과 정치적인 이유로 편리하게 청년층을 묶어 부르기 위해서 사용되었다. 청년층이 전 세대를 아울러 영향력을 미치는 세대이기 때문에 기업과 정치권에서 청년세대를 주목할 수밖에 없었고, 이들을 부르는 용어로 MZ를 사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2022년, 여론조사기관 한국리서치에서 만 18세 이상의 청년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세대 구분 방식에 대한 인식조사에 따르면, MZ세대에 해당하는 18세에서 42세의 사람들은 서로 비슷한 경험과 가치관을 공유하고 있지 않다는 응답이 68%로 나타났다.

또한 MZ세대를 하나로 묶어서 지칭하는 것에 대한 적절성 조사에서 Z세대의 61%가 적절하지 않다는 응답을 하였고 M세대, X세대, 베이비부머세대로 올라갈수록 적절하다는 응답률이 높게 나타났다.

앞서 보았듯이 아이러니하게도 미디어를 통해 MZ세대를 묶고 정의하는 역할을 기성세대가 하고 있었다. 기성세대의 기준과 편의에 따라 만들어진 용어이므로 MZ세대에 해당하는 청년들은 정작 미디어가 말하고 있는 MZ세대의 특징에 공감할 수 없고, 오히려 이 용어에 반감을 가지는 모습을 보였다.

MZ세대라는 용어는 이제 지나치게 일반화 되어 세대 갈등과 차별을 심화시키고 있다. 실제 MZ의 연령대는 10대에서 40대이지만, 우리가 받아들이는 연령대는 미디어에서 이루어진 각종 일반화로 인해 주로 Z세대에 해당하는 10대에서 20대로 인식하고 있다.

아울러 기성세대가 그들과의 상대개념으로 MZ세대라는 용어를 사용하면서 이들이 바라보는 ‘요즘 애들’의 문제점들이 부각되어 부정적인 인식이 생겨났다. 그것이 세대 자체의 편견이 되어 청년층을 MZ라는 용어로 묶어 이기적이고, 무책임하고, 자유만 외치고, 소위 개념이 없다고 판단한다.

‘MZ세대‘가 이미 현재 젊은 층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는데 가장 쉬운 용어가 되어버린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세대를 구분하는 확실한 기준과 근거가 부족한 용어의 남용은 오히려 세대 갈등을 부추기고 세대 간의 이해를 어렵게 만든다. 또한 개인의 문제가 세대의 문제로 인식되고, 문제의 본질을 흐리게 만들기도 한다.

과연 다양한 연령층 중에서 청년층에만 이기적이고 무책임한 사람들이 존재할까? 사회생활이라는 암묵적인 조직문화에 순응하지 않는 것이 개념 없는 행동일까? 개인의 문제인지 사회의 문제인지, 문제의 본질을 한 번 더 생각해 보고 해결하는 방안을 제시하는 것이 우리 사회의 갈등을 줄여나가는 방법일 것이다.

또한 세대를 단정 짓는 단어 하나로 그 세대를 쉽게 판단하는 행동은 다른 세대를 이해하고 존중하려는 태도를 가로막는다.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이해’이다. 우리는 서로의 다른 생각과 환경을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하며, 가치관의 차이만으로 특정 세대를 쉽게 일반화하는 호칭 사용을 지양해야 한다.

언론과 미디어 역시 특정 세대에 대해 명확하지 않은 기준으로 만들어진 용어를 남용하지 않도록, 현상에 대한 정확한 집단을 명시하는 것이 불필요한 세대 갈등과 오해를 개선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의 문제를 특정 집단의 문제로 생각하지 않고, 편견과 오해가 담긴 호칭들을 개선하고, 서로 다른 가치관을 존중하고 이해하는 태도를 지키는 것은 어떠한 갈등이든 해소해 나갈 수 있는 방법이다. 쉽지만 쉽게 지켜지지 않는 이 방법을 지킬 수 있도록 우리가 노력한다면, 우리 사회에 다양하게 존재하는 갈등과 혐오 표현이 사라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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