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을 때 잘 해, 가족은 영원하지 않다"
"있을 때 잘 해, 가족은 영원하지 않다"
  • 세종의소리
  • 승인 2023.05.03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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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식 칼럼] 5월 '가정의 달', 가족은 시한부 구성원
언젠가는 헤어질 가족 사랑하고 배려하는 시간 되길...

부모와 자녀 혹은 조부모까지로 구성된 가족은 언젠가는 헤어진다. 자녀들이 다 커서 분가를 해서 헤어질 수도 있고, 부모가 연로하셔서 헤어질 수도 있다. 그리고 조부모나 어버이가 돌아가셔서 영원히 헤어질 수도 있다. 그러니 가족 간에는 유행가 가사처럼 '있을 때 잘해'야 한다.

송(宋)나라 주자는 '주자십훈(朱子十訓)' 첫 번째로 불효부모사후회(不孝父母死後悔)라고 하였다. 부모에게 효도하지 않으면 돌아가신 뒤에 뉘우친다. 돌아가시고 나면 후회해도 이미 늦으니, 살아 계실 때 효도해야 한다는 뜻이다.

주자십훈 두 번째는 불친가족소후회(不親家族疎後悔)이다. 이는 가족에게 친하게 대하지 않으면 멀어진 뒤에 뉘우친다는 뜻이다. 당연한 말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평상시 이 당연한 교훈을 종종 잊고 산다. 심지어는 가족 간에 갈등도 생기고 서로에게 상처도 준다.

묘목 축제에 참가한 가족 모습, 사진은 기사 내 특정사실과 무관함

우리 부부도 나이는 좀 들었지만 가끔은 티격태격 다툰다. 그렇게 다투다가도 내가 아내에게 "우리 부부 나중에 한 사람만 남으면 지금 이렇게 티격태격 싸우던 때가 몹시도 그립겠지?" 하면 금방 웃게 되고 싸움은 끝난다.

부부란 대개 20~30대에 만나 70~80대에 헤어진다. 이혼하여 헤어지기보다도 영원히 사별하게 된다. 그때 가서야 궁극적 상실감에 빠져든다.

어떤 상담사가 여성 말기 암 환자에게 '당신이 암이 다 나아 회복된다면 제일 먼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가?'라고 물었더니 그녀는 '가족을 위해 반찬을 만들고 설거지를 해보고 싶다'라고 대답하였다. 그렇다. 가족이 함께하는 지금의 일상이 제일 행복한 때이다. 서로 사랑하고, 배려하고, 존경하고, 아껴 주면서 살아가는 '지금'이 가장 소중한 시간이다.

가족 간의 사랑은 서로를 지지하고 배려하며 서로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것이다. 가족 구성원들은 함께 먹고 자고, 얘기하고 웃으며, 서로에게 더 나은 삶을 위해 일한다. 가족 간의 사랑은 상호작용과 연결을 통해 형성되며, 가족 구성원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면서 지속된다.

성경 말씀에서는 가족을 하나님 창조의 기초로 보며, 가족 구성원 간의 서로 사랑하고 돌보라고 하였다. 불교에서도 가족은 인연의 가장 기초이며 가족 구성원 간에 상호작용과 사랑을 통해 인연을 이어가라고 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이하면서 우리는 이제 곧 헤어져야 할 소중한 가족을 사랑하자. 우리 중 누구도 지금 내 옆에 있는 가족과 함께 먹고, 웃고, 사랑하면서 행복해할 수 있는 시간은 영원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김준식, 프리랜서 칼럼니스트, 세종 시니어세종포럼 회장, 세종주민자치연구회장,지방분권 세종회의 상임고문, 대한웰다잉협회 세종시지회고문,전 한국외국어대학교 외래교수, 전 지방YMCA 사무총장, 전 다문화가족정책위원(위원장 국무총리), 전 대통령자문 지속가능발전위원회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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