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감 후보들의 '집단행동'
교육감 후보들의 '집단행동'
  • 김중규 기자
  • 승인 2012.03.28 06:25
  •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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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방송 토론회 직전에 질문 내용 문제삼아 보이코트

세종시 국회의원 토론회는 신진 새누리당 후보의 돌연 불참과 심대평 자유선진당, 박희부 무소속 후보의 퇴장으로 파행을 겪었다.
<토론 1 : 세종시 국회의원 후보>세종시 국회의원 후보 토론회가 일부 후보자의 불참과 참석 후보자의 조기 퇴장 등으로 파행을 겪었다.

27일 오후 1시30분부터 조치원읍 수정 웨딩홀에서 열린 국회의원 후보 초청 토론회는 불참 의사를 밝힌 이해찬 민주통합당 후보를 제외한 5명의 후보가 참석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새누리당 신진 후보가 예정된 시간에 나타나지 않는데다가 연락조차 되지 않아 심대평 자유선진당 후보와 무소속 박희부, 박재상, 고진천 후보가 자리에 앉았다.

사회를 맡은 최호택 배재대교수가 인사말과 함께 상황 설명을 하고 토론에 들어가기 직전 심대평 후보가 신상 발언을 통해 “일부 참석자들이 오지 않는 가운데 진행되는 토론은 무의미하다” 며 토론 불참의사를 밝히면서 퇴장을 했다.

이어 박희부 후보도 발언 기회를 얻어 “무소속은 방송 출연 기회도 없다” 며 “세종신문에서 좋은 기회를 주었는데 참석자들이 오지 않고 퇴장하는 것은 유권자와 주최 측에 대한 인격모독”이라고 말하면서 역시 불참을 선언했다.

고진천 후보

박 후보가 나가자 최호택 사회자는 두 후보에게 양해를 구하면서 예정대로 진행하겠다는 말을 하고 참석자가 줄어든 관계로 계획된 시간보다 더 주겠다는 뜻을 전했다.

맨 먼저 무소속 박재성 후보는 출마 연설에서 “세종시가 향후 어떻게 발전하느냐는 유권자 여러분의 투표결과에 달려있다” 며 “국토균형발전의 가치를 실현하고 향후 세종시의 지역 불균형을 해소하고 농촌지역의 발전을 위해 세종시민들과 호흡하며 시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고진천 후보는 “원안이든 수정안이든 세종시민의 의사가 반영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며 “세종시가 자족도시로 안정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세수확보가 필요한데 세종시 건설법이 이것을 막고 있어 헌법 소원을 제출했다”고 말했다.

이후 사회자가 무소속 후보 2명으로부터 재차 동의를 받아 일정대로 진행에 들어갔다. 준비된 8가지 질문을 후보별로 묻고 대답했다.

박재성 후보 : 19대 총선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박재성입니다. 오늘 가장 큰 기대를 하고 나왔습니다. 참석도 안하고 참석해도 자리를 박차고 나가는 건 국민의 알권리 무시하는 처사입니다. 저는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하겠습니다. 가신 분들은 연기지역 출신이 아니라서 간 것입니다.

고진천 후보 : 연기군민 알기를 무엇으로 아는 건지 알아야 합니다. 제발 이 기회에 연기군민들이 정신을 바짝 차려서 따끔한 맛을 보여줘야 합니다. 이런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연기군 출신 후보 3명이 단일화를 멋지게 해서 타지에서 오신 분들에게 모범을 보여야 합니다.
패널 김준태 교수 : 고후보는 먼저 오늘의 세종시가 있기까지 어떤 위치에서 어떤 역할을 해왔는지 말씀해주십시오.

박재성 후보
고진천후보 : 좀 전에 인사말에 말씀드린 걸로 대신하겠습니다.

박재성후보 : 대한민국의 한사람으로서 교육 납세 국방 근로의 의무를 성실하게 이행하면서 연기군민의 이름으로 살아와 연기군의 숙원사업을 잘 알고 있습니다. 시민들과 소통하는 창구를 만들어 시행하도록 하겠습니다.

토론은 세종시 지역간 불균형 해소 방안, 명품도시 건설을 위한 방향 설정, 그리고 지방 자치에 대한 견해, SNS의 이용 빈도와 바람직한 이용 방안 등에 대한 질문과 답변이 이어졌다. 약 50여분에 걸친 토론은 두 후보의 마무리 발언으로 끝이 났다.

박재성후보 : 세종시에 태어난 젊은 일꾼으로서 세종시의 곳곳을 소통하여 창구로 삼아 정책에 반영하겠습니다. 겸손한 자세로 시민의 말씀을 경청하는 세종시의 국회의원은 세종시 원주민이 반드시 되어야 합니다. 젊은 패기로 구도심과 신도심을 조화롭게 발전시켜 세종시를 투명하게 발전시키겠습니다.

고진천후보 ; 현재의 세종시는 빈 깡통입니다. 저는 연기군에서 자라 서울 생활을 할 때 항상 고향의 넓은 들을 생각해왔습니다. 고향 연기군이 신행정수도로 탄핵위기를 겪을 때 세종시의 발전을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오는 6월 30일이면 연기군은 역사 속으로 사라져버립니다. 무소속으로 출마하여 어렵게 선거활동을 하고 있지만 이번 만큼은 연기군민이 잘 선택해주길 바랍니다.

세종시 국회의원 후보 토론이 파행으로 끝나면서 참석자들이 삼삼오오 모였다. “이러니까 연기지역 출신을 국회의원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말이 여러 곳에서 터져 나왔다. 서류로 참석을 통보했던 후보가 연락이 두절되고 참석했던 후보들도 퇴장하는 모습에 모두가 허탈한 심정이었다.


<토론 2 : 세종시 교육감 후보>세종시 교육감 후보 토론회는 이날 오전 사전에 보내준 질문 내용과 질문 수정을 문제 삼아 서로 성격이 다른 4명이 후보 대리인들이 모여 협의, 불참을 통보해 무산되었다. 질문은 교육감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고 국회의원, 세종시장에게 주어지는 공통 항목이었다. 후보 5명중 4명이 불참한 가운데 신정균 후보만 예정된 시간에 토론회장을 찾아 대기하다가 돌아갔다.  

세종시 교육감 후보 토론회는 참석 예정자들이 이날 오전 집단행동으로 토론회를 보이코트해 무산되었다.
[기자의 눈] 당신네들이 진정 교육감 후보인가
어이가 없고 황당하다. 그것도 세종시 교육을 이끌겠다는 사람들의 행태가 너무 실망스러웠다. 각기 성향이 다른 4명의 교육감 후보가 모의를 해서 생방송 토론회 직전에 보이코트해 버렸다. 참석을 서류로 확약했던 후보들이다. 그런데 이유가 참으로 구차하다. 질문이 특정 후보에 유리하다는 것이었다.

문제의 질문은 국회의원, 시장, 교육감 후보에게 공통으로 들어 있었다. 바로 세종시에 대한 기여도를 묻는 것이었다. 세종시 교육감이 되려는 후보에게 지역민들이 충분히 물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진행을 맡은 최호택 배재대 교수, 패널인 김준태 공주대 교수가 협의를 해서 만들었다. 결론은 그 분들이 한 후보를 위해 불필요한 질문을 넣었고 자신들은 들러리가 된다는 말이었다. 시쳇말로 소가 웃을 얘기다.

질문은 사전에 후보에게 건네졌다. 세상에 제 구미에 딱 맞는 토론이라는 건 없다. 있을 수 도 없는 추측이지만 백번 천번 양보해서 의도가 그랬다고 하자. 곤란한 질문에도 슬기롭게 대처하는 것도 능력이 아닌가. 유권자들은 그런 모습에서 오히려 감동을 얻는다. 또, 사전에 조율할 시간도 충분했다. 그런데 생방송 직전에 집단행동으로 무산시켰다. 더구나 세종시 교육을 이끌겠다는 사람들이...행여 훗날 학생들이 스스로 불리하다고 판단, 집단행동을 하면 어떻게 대처를 할까.

특정 후보를 띄우기 위해 4명의 후보와 수만명의 유권자를 속이는 게 현실적으로 가능할까. 알다시피 토론은 생방송이었다. 거기에서는 “당신 빨갱이야”라고 말해도 물리적으로 막을 수 없다. 정말 그게 문제가 되었다면 주최 측의 불순한 의도를 참석 후에 얼마든지 폭로할 수도 있었다. 교육을 혁신해 구태를 없애겠다는 공약을 내세운 후보들이 정작 자기 일에는 슬그머니 꽁무니를 뺀 꼴이 됐다. 왜 정면으로 맞서지 못하는가. 거기에 방법도 집단행동으로 아주 저급했다.

그저께 열린 토론회에서 1위 후보가 참석하지 않았다. 그 이유를 짐작은 하고 있다. 혹여 나머지 후보들로부터 집중 공격을 받고 부족한 말 주변으로 표을 잃을 수 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불참 후보들보다 말이 딸린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2위권 후보들은 만회할 절호의 기회를 잃었다. 약 2시간 동안 진행되는 생방송에서 내가 더 능력이 있다는 걸 말로 제압하고 입증할 수 있는 기회를 포기한 셈이다.

이날 저녁 8시부터 진행된 세종시장 후보 토론은 참석자와 인터넷 상의 뜨거운 관심 속에 끝났다. 맨 첫 번째 질문이었던 세종시 기여도에 대해 다들 나름의 철학을 가지고 발언을 했다.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기자의 눈에도 후보 3명의 장단점이 한 눈에 들어왔다. 누가 잘했고 누가 못했다는 사후 평가도 당연히 입질에 오르내렸다. 많은 표는 아니더라도 상당수가 이 토론회를 보고 지지자를 결정했으리라는 말도 오갔다.

선거는 극단적으로 한 표가 당락을 좌우할 수도 있다. 많은 표도 중요하지만 단 한사람을 위해서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런 측면에서 여론 조사에서 2위권 후보가 당선권 밖 후보와 행동을 같이 했다는 것은 정말 이해할 수가 없다. 가정이지만 10표 차로 낙선을 했는데 토론회에서 11표를 더 얻을 수 있었다면 평생을 두고 이날 행동을 후회할 것이다.

‘미생지신’(尾生之信)이라는 말이 있다. 미생이라는 청년이 다리 난간을 붙잡고 약속을 지키려다 홍수에 떠내려가 죽었다는 고사다. 위앙(衛鞅)의 ‘이목(移木)의 신(信)’이라는 옛 얘기도 있다. 커다란 나무를 옮기면 금을 준다는 약속에 장난삼아 이를 행한 사람에게 정말 엄청난 상금을 주었다. 백성들은 재상 위앙에게 한없는 신뢰를 보냈고 여기에서 얻은 동력으로 국가적 난제를 풀어 태평성대를 구가했다.

두 가지 고사는 약속의 중요성을 얘기한다. 기자는 약속을 최고의 덕목으로 알고 살아왔다. 적어도 내 상식으로는 오늘 교육감 후보들의 행태는 몇 번을 곱씹어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약속은 이행을 전제로 한다. 대학교수, 전직 교육감, 전교조 간부, 교장 출신, 이렇게 서로 다른 성격의 후보가 어떻게 일사불란한 행동을 할 수 있을까. 기존 정치권의 말 뒤집기와 뭐가 다른가. 이날 교육감 후보 토론 시간에 많은 수는 아니지만 10여명이 왔다가 돌아갔다. 그 분들이 사정을 듣고서는 이런 말을 했다. “결국 세종시에 기여할 게 없다는 얘기가 아닌가요” 그 말의 여운은 길었다.<김중규 기자>

<세종시장 토론회 상황이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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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마을 2012-03-29 08:24:39
저는그렇게생각하지않습니다
똑같은질문요지가지고시장후보들은 선의의경쟁을펼쳤잖아요
이유야어떠튼 단체행동한것은 모양세가좋지않군요
저는개인적으로 제가지지했던 후보한테 실망했어요

연기인 2012-03-28 18:09:10
질문 한가지 만으로는 교육감 후보들이 이렇게 안했겠죠... 뭔가 다른것이 있었겠죠...
오죽하면 교육감 후보들이 보이코드 했을까 생각이드네요.....
전날 교육감후보 토론회는 정말 좋았습니다....
전날 토론회를 참석하신 교육감 후보들이 그다음날 토론회에 보이코드 했다면....
정말 그 토론회에 문제가 있었던 것일꺼라 생각합니다....

세종인 2012-03-28 11:37:15
교육감후보중에 신정균후보만 참석 했군요
같이동조들하지말고 소신있게 신후보와같이 한분이라도 헀으면 좋았을걸...어떠분은 표
올라갈라다 떨어지고 ...

정해균 2012-03-28 11:22:44
시장님 후보들이정상이죠
나머지후보들은 시민의알권리를 무시하는것 같군요
저도시장후보들 토론은 너무잘보았읍니다
우 열이 가려지더군요

gkdisdutl 2012-03-28 10:57:47
이해찬후보님은 아예 연락도 없이 불참, 심대평후보는 소신이 없는건지, 박희부 후보님은 고진천후보와 박제성 후보와 상의해서 하겠다더니 아무말없이 슥 나가시고 연기군민을 우습게 알고 핫바지로 보니 앞날이 캄캄 합니다 이럴때일수록 연기군민의 저력을 보여주십시요. 고진천 후보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