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향토유물박물관은 시민이 만든다
세종시향토유물박물관은 시민이 만든다
  • 세종의소리
  • 승인 2023.04.28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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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유태희 세종시장 문화특보...유물기증은 시민의 책무
유태희 문화분야 특보<br>
유태희 문화분야 특보

얼마 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한국과 오스트리아 수교 130주년을 기념하여 오스트리아 빈미술관박물관의 대표 소장품전인 ‘합스부르크 600년’ 특별전을 마쳤다. 전시품들은 모두 매혹적이고 걸작들이라 그야말로 눈이 호강하는 시간이었다. 

합스부르크가(독일어: Haus Habsburg) 혹은 오스트리아 가문은 유럽 왕실 가문 중 가장 영향력 있던 가문 중 하나이다. 1438년부터 1806년까지 신성 로마 제국의 제위는 연달아 합스부르크 가문에서 나왔다. 

특히 오스트리아의 왕실을 거의 600년 동안 지배한 것으로 유명하다. 합스부르크 왕가는 프랑스 왕을 제외한 대부분 유럽의 왕실과 연결되어 있었다. 물론 프랑스 왕도 외가로는 합스부르크와 연결되어 있고, 한국과 오스트리아의 관계는 13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첫 만남은 유쾌하지 않았다. 

오스트리아·헝가리제국은 동아시아에 구축할 새로운 거점 가운데 하나로 당시 조선을 점찍고 대형 이양선을 끌고 조선을 찾았기 때문이다. 당시 조선의 정치 상황은 청나라의 간섭에서 벗어나기 위해 개항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그것이 바로 1892년 조선과 오스트리아가 수호통상조약을 맺게 된 배경이다. 

더구나 조·오 수호통상조약은 최혜국 대우, 치외법권 인정 등이 포함된 불평등 조약이었다. 비록 오스트리아의 압박에 따른 불평등 조약이긴 했어도 고종은 수교를 기념하기 위해 프란츠 요제프 1세 황제에게 조선의 갑옷과 투구를 선물로 보냈다. 갑옷과 투구에는 비와 구름을 의미하는 용이 그려져 있는데 이것은 농경사회에서 풍요를 염원하는 마음을 담은 것이다.

그 후 갑옷과 투구는 프란츠 요제프 1세의 수집품으로 등록돼 빈미술사박물관에 보관되었고 130년 전 고종이 우정의 표시로 보낸 조선의 갑옷이 한국을 찾는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더구나 이번 오스트리아 전시품의 상당수도 시민들이 자발적인 기증으로 모아진 것들이다. 

박물관의 학술적 명칭인 뮤지엄(Museum)은 고대 그리스어 "무세이온(Museion)"에서 비롯되었고 이는 '뮤지의 집' 또는 '뮤즈에 헌납된 사원'을 의미한다. 따라서 세종시박물관은 시민들이 하나하나 모으고 기증한 기억의 유산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이름하여 시민이 만드는 박물관이다. 명문 종가의 문중을 비롯해 개인 소장가, 학자, 세종시 토박이나 일반 시민들이 발 벗고 나서는 기증사업이 박물관 성공의 요체이다. 살펴보면 기증유물은 하나하나의 가치는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문중이나 종가에서 기증된 유물은 길게는 수백 년의 세월을 넘어 보관된 것으로 역사적 의미는 물론 문중인 모두에게 조상 숭모의 마음이 새겨진 것들이다. 아울러서 개인 수집가들이 기증한 유물은 한 사람이 특정한 주제를 가지고 수십 년간 모으며 애지중지하였던 분야별 예술적 학술 가치의 결정판이다. 

이에 박물관은 자료들을 안전하게 지키고 보존함은 물론, 후대에 전승하고 모두에게 알려 창조적인 삶에 도움이 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세종시박물관은 고고학적 자료와 오래된 역사적 유물, 예술품, 그 밖의 학술적 의의가 깊은 자료를 수집ㆍ보존ㆍ진열하고 대중에게 전시하여 학술 연구와 사회 교육에 기여 목적으로 2025년까지 만드는 박물관시설이다.

그렇다면 세종시박물관에 전시품은 어디에 있을까, 아직은 전혀 없다. 이제부터 시작인 것이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지난 21일에 세종시문화원에서 있었던 ‘세종시 역사교실’ 2차 예비모임에 참석하였던 명문가 자손들이 소중히 간직했던 유물을 박물관에 내놓기로 해 처음의 물꼬를 텄다. 

이것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각각 큰마음으로서 자발적이며 대인배적인 행동이었다. 참석자 서로가 이에 고무되어 서로의 마음으로 한걸음 깊이 들어가 신뢰하게 되었고 웃음꽃 피는 회의로 이어졌다.

참석자 중 한 사람으로서 대구와 서울 등 먼 곳에서 달려와 참석해 주신 사육신 문중 어른들과 세종대왕을 모신 황희정승 등 공신들의 후손분들이 세종시의 유물수집계획에 동참해주심에 지면을 통해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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