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물기증, 또하나의 역사 만드는 것이다"
"유물기증, 또하나의 역사 만드는 것이다"
  • 세종의소리
  • 승인 2023.04.18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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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유태희 세종시장 문화분야특보, '향토유물박물관' 건립에 즈음하여
소장품 기증은 지역사회 변화와 연속성 설명, 지역 문화 대외적 홍보 수단
"시민 소유 유물 기증으로 미래 세종시민들에게 훌륭한 문화유산 물러줘야"

세종시장 문화분야특별보좌를 하고 있는 유태희 특보가 세종시 향토박물관 건립에 부치는 글을 보내왔다. 유 특보는 향토박물관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유물 기증에 세종시민들이 함께 동참해줄 것으로 호소했다. 그는 유물기증은 미래의 세종시민들에게 현재의 시민들이 역사적 책임을 다하는 또다른 문화유산이라고 전제하고 적극적인 기증을 통해 세종시의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나가자고 말했다. 다음은 유특보의 글 전문이다./편집자씀

유태희 문화분야 특보

박물관은 미래의 화수분이다.

나는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문화재급 유물을 소장하고 있었다. 외국에 머무는 경우가 많아 아들에게 부탁해 소장하고 있었던 조선 시대의 고서와 화살통이다. 

세종시향토박물관의 건립을 준비 중인 문화재과에서 유물 인수인계서를 받고 돌아서자 보람과 함께 마음도 편안해졌다. 아마도 더는 분실이나 소실의 위험에서 벗어난다는 생각과 내가 보관하는 것보다 더 잘할 것이기 때문일 것이다. 

세종시향토유물박물관(이하 박물관)은 사회·문화적인 역할을 담당하며 시민의 집합기억과 정체성 확립을 위한 저장고이다. 또한 박물관은 세종시민의 문화환경의 물적 증거를 연구 교육·향유할 목적으로 이를 수집·보존·조사연구·상호교류(교육·전시)하는 비영리기관이다. 

아울러 항구적인 기관으로서, 일반 대중에게 개방되고 시민사회와 교육발전에 이바지하는 곳이다. 이러한 사회·문화교육적 효과를 문화경제학자들은 외부편익(external benefit)이라 부른다. 더구나 박물관이 비영리 문화 기관의 경우 이와 같은 외부편익은 오히려 본질적인 목적에 들어가는 상대적 중요성을 내포하게 된다.

알다시피 박물관은 문화유산의 전승을 위한 필수 기관이며 타입 캡슐로서, 세종시 고유문화에 대한 기록을 가능한 한 원형의 상태로 다음 세대에게 물려 줄 윤리적 책임이 있다. 시민 대중들은 박물관에 전시된 소장품을 통해 시민들의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환경 요인의 변화에 대한 정보를 습득하여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 중요기능뿐 아니라 정체성의 고취도 들어있다.

 또한 예술작품이든 고고학적인 표본물이든, 박물관은 시민들이 가지고 있는 소장품을 수집·보존·조사연구·전시·교육 등 일련의 활동을 통해 소장품의 본질적인 중요성이나 의미를 해석하고 평가해 준다.

박물관이 제시하는 유물의 개별적인 가치나 중요성은 시간과 장소 등의 변화에 따라 각각 다르게 받아들여진다. 이는 유물 자체가 지니는 직접적인 증거는 과거에 대한 경험이며, 이것이 역사적인 맥락에서 재해석되고 재구성되어, 궁극적으로 박물관은 이러한 인간이 형성해 온 사회 내의 가치나 중요성을 경험할 수 있는 환경과 자신의 정체성을 투영할 수 있는 시각을 동시에 제공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프랑스의 박물관의 아버지로 불리는 ‘조르주 앙리 리비에르’는 이렇게 설명한다.

“박물관 운영에 중요한 것은 좋은 전시와 많은 관람객을 유치할 수 있도록 하되 이를 자랑스럽게 여기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많은 시민이 관람함으로써 지식을 얻고 그것을 상호 교환하면서 호기심과 비판 정신을 날카롭게 하여 감성을 풍부하게 하고 기쁨을 느끼며, 창조성을 자극하여 개개인의 일상생활이나 직업 활동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어야 한다.” 

그렇다, 이러한 박물관의 사회·문화적 역할로 말미암아 세종시의 문화유산이 보존되고, 이를 통해 사회와 자신의 모습을 반추하며 창조의 삶으로 나가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박물관은 시민사회의 의견을 반영하고 문화 앞에 사회적 불평등을 감속시키면서 시민들로부터 존경받는 예술가들과 손잡고 획일화되거나 공적 가치가 부여된 것이 아닌 문화의 다양성을 이해시킨다면 분명 세종시 미래의 화수분이 될 것이다.

세종시가 재미교포로 부터 기증받은 유물

이와 동시에 지역 특색을 대변해 줄 수 있는 소장품을 통해 지역 주민들에게 강한 정체성을 부여해 주고, 지역 주민들이 살아온 역사적 증거로서 존재한다. 이러한 지역적 정체성은 더 나아가서는 시민적 자긍심과 문화적 정체성을 고양하고 전통적 문화 가치를 함양하는 구심점이 됨은 물론이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단일 민족의 경우에는, 박물관의 소장품을 통해 지역사회의 변화와 연속성을 설명하고, 자신들이 지역의 문화를 대외적으로 홍보함으로써 세종시의 이미지와 결속력을 강화하고 미래로 나가야 한다.

이제 건립에 맞추어 남은 일은 세종시 시민들이 보유하고 있는 유물을 기증하는 일이다. 이는 결국 미래의 시민들에게 지금의 시민들이 물려주는 훌륭한 문화유산이고 의무와 책임을 다하는 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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