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자하가 먹은 복숭아, "왜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렸을까"
미자하가 먹은 복숭아, "왜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렸을까"
  • 세종의소리
  • 승인 2023.03.03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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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무칼럼] 같은 상황이라고 어떤 생각 가지느냐가 중요한 세상
조석으로 들려오는 정치권 소식, 국민 피곤하게 하는 것 모르는가
여름에만 맛볼 수 있던 조치원 복숭아를 파우치를 개발해 언제 어디서나 먹을 수 있게 됐다.
위나라 미자하의 복숭아 고사는 모든 것이 마음에 달려있다는 교훈을 되새기게 한다. 사진은 조치원 복숭아

#1 비가 많이 와서 부잣집 흙벽이 무너졌다.

그 집 아들이 아버지에게 말했다.

“빨리 수리하지 않으면 도둑이 들겠습니다.”

이웃집 사람도 아들과 같은 말을 했다.

공교롭게도 그날 밤, 도둑이 들어 재산을 모두 털어갔다.

부자는 생각했다.

‘역시 내 아들은 선견지명이 있어. 그나저나 저 이웃집 사람은 좀 수상하단 말이야.

그놈이 모두 훔쳐 간 것이 분명하다고.’

#2 위나라 군주가 미자하라는 미소년을 총애했다.

어느 날 궁궐 안에서 자고 있던 미자하에게 그 어머니가 위급하다는 통지가 날아들었다.

미자하는 허가도 없이 주군의 수레를 타고 귀가했다.

군주의 수레를 무단으로 사용한 사람은 다리를 자르는 형벌에 처해 있게 되어 있었는데도, 미자하는 군주의 총애를 받는 것을 기호로 하여 금지령을 어겼다.

하지만 그 말은 들은 군주는 미자하를 처벌하기는커녕 칭찬했다.

“본받을 만한 효자다. 어머니 문병을 가기 위해 다리가 잘릴 것도 두려워하지 않다니 ...... ”

또 어느 날 미자하는 주군을 모시고 과수원을 산책했다. 그는 복숭아를 따서 한 입 베어보았는데 아주 맛이 있었다.

그는 자기가 입에 댔던 복숭아를 주군에게 권했다.

주군은 미자하를 칭찬했다.

“과인을 끔찍이 생각하는 자로다. 제가 먹고 싶은 것을 잊고 과인에게 권하다니.”

세월이 흘러 미자하의 색향(色香)이 떨어지자 주군의 총애도 시들해졌다.

그리하여 미자하는 대수롭지 않은 일로 처벌을 받게 된다. 주군은 옛날 일을 기억해 내면서 격노했다.

“그놈은 지난날 과인의 수레를 허락 없이 탔고, 그리고 제 녀석이 먹던 복숭아를 과인에게 권하는 무례를 범했다.”

위 두 사례는 전국시대 말기의 사상서인 한비자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이야기 1의 경우 똑같은 말을 했지만, 아들은 선견지명이 있는 사람이 되었고, 이웃집 사람은 수상한 사람이 되었다. 편견의 심함이 나타나 있다.

이야기 2의 경우 소년 미자하는 특별히 다른 행동을 한 일이 없는데 군주의 마음 상태에 따라 평가가 극과 극으로 치닫는 경우가 발생했다.

이 역시 사람의 편견에 관한 이야기로 사람을 판단하는 경우 선입관을 버려야 한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상대를 보기 전에 먼저 자기 안경을 확인하여 성에가 끼었는지, 색깔이 있는지 확인해본 다음 상대방이 자기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확인하고 접근해야 한다.

만약 상대가 이쪽을 안 좋게 생각한다면 그런 생각을 바꾸도록 만드는 것이 우선 해결해야 할 문제다.

사람은 곰보도 보조개로 보이고, 보조개도 곰보로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조석으로 들리는 정치권 뉴스에서 내가 보는 눈만 옳다고 떼쓰는 모습은 정말 피곤하다. 뻔뻔한 옹고집 편견의 경우 더욱 그렇다. 

조병무, 경영학박사, 경영지도사, 한남대 경영대학원 겸임교수. 혁신창업개발원장, 전국소상공인협업화 컨설팅지원단장, 장애인기업종합지원센터 전문위원, 대전 충남 사회성향상 교육위원회장 <저서> 허리를 굽혀야 돈을 번다, 돈버는 길목은 따로 있다. e-mail : dr113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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