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심 3일, 이유가 있었네
작심 3일, 이유가 있었네
  • 세종의소리
  • 승인 2023.03.01 07:42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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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도칼럼] 주역에서 3은 천(天), 지(地), 인(人)... 만물 구성의 근본

다이어트를 해야겠다. 공부를 해야겠다. 운동을 위해 회원권을 끊는 등 우리는 살면서 수 없이 많은 계획을 세우고 다짐을 한다.

살 빼려고 소식하는데 엘리베이터 안에 풍기는 치킨 냄새는 유혹을 넘어 사악한 시험을 당하는 느낌이다.

내일 당장 어찌 될지 모르는 인생, 내가 무슨 영화를 얻겠다고 이 스트레스를 받아야 하나 싶다. 생각이 이쯤 왔으면 그날은 작은 파티가 열린다.

우연히 마주친 지인이 운동 삼매경에 빠져있단 얘기를 들으면 왠지 피가 끓어올라 헬스클럽 일 년 치 회비를 내버리는 경우, 그리고 얼마 후엔 환불규정에 대한 불만으로 여기저기 검색하고 있는 내 모습. 이렇게 운동을 하든, 공부를 하든, 악기를 배우든, 나 자신을 변화시키는 일은 뭐든 고통이 따르지 않을 수 없는 것 같다.

그런데 왜 작심을 하면 삼일일까? 동양이나 서양이나 유독 3이라는 숫자가 기준이 되는 것이 많다. 삼짓날, 삼일장, 삼우제, 삼복더위, 삼신할멈, 만세삼창, 삼재수, 삼위일체, 삼세판, 삼원색, 서당 개 삼년,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

잘하면 술이 석잔 못하면 뺨이 석대 등등 아주 많이 쓰이고 있다.

주역에서는 양궤, 음궤를 섞어 8상을 만들어내는데 이것을 3개씩 묶여 의미를 전달한다. 쉽게 우리 태극기를 보면 건곤감리가 있는데 이는 각각 하늘, 땅, 물, 불을 의미하는 궤상이다.

3은 천(天), 지(地), 인(人)의 만물 구성의 근본이 된다. 천은 조화(調和), 지는 교화(敎化), 인은 치화(治化)의 기능을 가지고 있다. 세종대왕께서 만드신 훈민정음도 이 천지인의 사상을 기초로 하고 있다.

음양학으로 보면 1은 양, 2는 음, 3은 완성이며 하나의 군을 이룬 것으로 해석한다. 첫 번째 양이 만들어지고 두 번째 음이 만들어지고 세 번째 양과 음이 결합하여 새로운 창조물인 3이 만들어지면서 음양의 계보를 이어받음으로 단위가 완성된다.

지상의 오행은 양과 음으로 나누어지고 뒤에 토(土)가 배속되어 3개씩 묶여있는데 목(木), 화(火), 금(金), 수(水)의 순서로 4개의 계절을 가지므로 총 12개의 지지가 만들어진다.

10개의 천간 글자는 하늘에서 주관하는 기운이고 12개의 지지 글자는 땅에서 이룩되는 기운이 된다. 이 땅의 12개의 기운에 동물을 대입한 것이 12띠가 된다.

사람은 이 지지에 해당하는 기운을 실제 맞이하는데 3 단위로 끊어가며 영향을 받는다.

목(木)의 인묘진, 火의 사오미, 金의 신유술, 水의 해자축으로 순환되며 영향을 받는데 이것은 매일, 매달, 매년 순환한다. 오행의 기운은 인에서 시작했을 때 진이 되면 일단락되고 사에서 시작했으면 미에 일단락된다.

그래서 3일째가 되면 마무리의 기운이 강해지기 때문에 쉽게 끝을 내게 된다. 좀 더 길게는 3개월이 되고 더 길게는 3년의 단위가 된다.

범에서 시작해 다음 범을 다시 만나려면 13일째가 되어야 한다. 기운의 순환원리로 볼 때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재시작의 힘을 얻으려면 12일을 버텨야 한다. 그러면 13일째에 다시 강한 힘을 재생시켜 지속적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것이다.

12일 중에 기운이 급격히 쇠락하는 시기가 있는데 그 때가 7, 8, 9일 째가 되는 날이다. 이때는 시작의 기운과 정 반대에 놓이게 되므로 이 때 포기하기가 가장 쉽다.

일(日)로 따지면 일주일 후가 되고 월(月)로 따지면 7개월째부터 3달이 된다. 이때는 시작했던 기운과 반대 기운을 타기 때문에 지독한 외로움에 빠지게 된다.

시작의 마음과 가장 먼 공간에 와있기 때문에 이걸 왜 시작했는지, 하고 있는 게 맞는 건지, 계속 해야 하는 건지에 대한 의문이 발생한다. 이때를 흔히 슬럼프라 부른다.

하지만 이때를 잘 넘기고 나면 다시 시작의 기운과 가까워져 활력이 붙고 에너지가 재생성 되기 시작한다. 이는 끊임없이 순환하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계속 겪을 수박에 없다.

그래서 작심은 작게는 3일, 7일, 3달, 7달째에 사그라들기 쉽다. 사실 3일, 3달째만큼 7단위의 날이나 달도 매우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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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도, 명리학 석사, 목원대 음악대 관현악과 졸업(클래식 기타 전공), 공주대 동양학과 역리학 전공, 세종,대전에서 명리학 강의 및 연주활동(현),
이메일 : lkdlkd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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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선주 2024-04-06 10:12:12
감사합니다.
좋은 말씀 잘 읽고 갑니다.

박주연 2023-05-28 17:49:58
항상 도움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