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갑의 시로 읽는 세종] 가만히 지나는 관계에도...
억새밭
가만히 지나는 관계에도
인사 없이 보내지 않으나
거스르는 건 베이고 만다
세풍에 부절 흔들리고
온종일 쉬지 않고 읍해도
소리 내어 울지 않는다
땅거미 살짝 은은한 저녁
머리 허연 억새와 나는
맞닿은 이마 기대선다
향연 몽실몽실 펴 드리운
공도 옹도 말 잊은 고요
붉히는 상련 눈 닫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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