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학기 준비에 정신없이 바빠요"
"새학기 준비에 정신없이 바빠요"
  • 문지은 기자
  • 승인 2023.03.09 09: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유우석교장의 해밀초 이야기] 아이를 맞이하는 설렘과 분주함이 있는 2월
행정실의 새학기 준비부터 계약·채용·교실이동·돌봄신청·학생맞이 준비 등
초등학교에서 2월은 새로운 학생과 선생님의 만남을 준비하는 설렘이 있다.

다섯 번째, 행정실은 가장 바쁜 시기입니다. 

학교 회계가 2월말까지이기 때문에 지난 회계룰 정리해야 하고, 23학년 예산을 준비해야 합니다.

새학기 준비를 하느라 학급 증설에 따른 준비, 변동되는 시설 등을 챙겨야 합니다.

가는 물과 오는 물이 만나 소용돌이 치는 시간입니다.

더군다나 올해 해밀초는 개인 사정으로 인해 빈자리가 생기는 바람에 남아 있는 행정실 선생님들은 2월 거의 내내 저녁 늦게까지 야근해야 했습니다.

우리 학교는 아직 완성이 아닙니다. 학급수는 매년 늘고 있고, 변동이 많습니다. 그에 따른 시설 변동이나 이동이 많습니다.

학교 시설은 단기적인 처방이 필요한 경우와 장기적인 대안이 필요한 경우가 있습니다.

또 행정적인 절차가 있어 물리적인 시간이 확보되어야만 가능한 일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2월 10일경 갑자기 학급수가 증설되면 ’교실 확보‘에 따른 물품, 예산, 우리 학교처럼 교실이 부족하여 특별실을 사용해야 한다면 그곳의 물품과 교실에 사용될 물품을 구비하기 위한 시간도 필요합니다.

만약 시설 공사가 필요하다면 3월 입학까지 아주 빠뜻하거나 물리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놓이기도 합니다.

행정실은 행정실 나름대로 어려움이 있습니다.

여섯 번째 각종 계약이 이루어집니다.

세종시는 1,2학년 아이들을 학습과 생활을 도와주는 협력강사 ’조이맘‘ 제도가 있습니다.

희망하는 학급에 1명이 배치되는데 우리 학교는 1,2학년 19명의 조이맘을 희망했고 여기에 따라 19명을 위촉해야 합니다.

코로나19를 예방하고자 교육청에서 ‘방역도우미’를 지원하는데 우리 학교는 지난해는 12명 올해는 8명을 배당받아 위촉했습니다.

또 통학안전지킴이, 배움터 지킴이, 스포츠 강사, 방과후강사, 휴직 등의 사유로 인한 기간제 채용 등이 있습니다.

이런 경우 일반적으로 채용공고를 하고, 서류와 면접 심사 과정을 거칩니다.

계획부터 계약까지는 물리적으로 일주일 이상 걸립니다.

그나마도 지원자가 있고 심사과정을 통과한 당사자가 계약까지 문제없이 진행되었을 경우이고 중간에 사정이 생겨 다시 절차를 밟는다면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됩니다.

계약이 이루어지면 교장실에서 인사를 합니다.

학교 전체 교직원이 100명이 넘고, 계약에 따라 수시로 바뀌기도 해서 이름은 물론 얼굴도 잘 모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챙기려고 하지만 쉽지 않습니다.

2월말 혹은 3월 초에 전직원 다모임을 하며 인사를 나눕니다. 한번 만남에 얼굴도 이름도 모르지만 전체에게 얼굴을 보며 인사하는 것 자체가 의미 있는 일입니다.

일곱 번째 교실 이동을 합니다.

올해 작년과 같은 교실을 쓰는 담임교사는 거의 없습니다.

초등학교에서는 2월 중 통학안전지킴이, 방역도우미 등 다양한 공무직원들의 계약과 채용 등이 이뤄진다.(사진은 세종시 한 초등학교에서 배움터 지킴이가 학생들 등교 지도를 하고 있는 모습)
초등학교에서는 2월 중 통학안전지킴이, 방역도우미 등 다양한 공무직원들의 계약과 채용 등이 이뤄진다.(사진은 세종시 한 초등학교에서 배움터 지킴이가 학생들 등교 지도를 하고 있는 모습)

즉 50개학급이 이사를 하는 셈입니다. 일정한 날짜까지 물건을 빼고 집어넣는 과정입니다.

물건을 빼는 일은 학교 공통 학교비품은 그대로 두고 나머지는 이사하듯이 깨끗하게 정리해줍니다.

간혹 청소나 물건을 제때 치우지 않아 갈등이 생기기도 합니다.

또한 비품은 컴퓨터나 서랍장 등을 말합니다. 공통 비품이 없어지거나 파손되는 경우도 챙겨야 합니다.

그래서 업무나 비품을 인수한다는 ‘인수인계서’를 작성합니다.

교실 이동을 할 때는 층을 오르내리기도 하고 건물이 바뀌기도 합니다.

생각보다 많은 물건이 있어 시간이 꽤 걸리고 다시 정리하다보면 꼬박 하루 이상이 걸립니다.

그마저도 정상적인 경우이고, 우리 학교처럼 교실이 부족하여 증축하거나 특별실로 교실로 이용될 때는 2월말까지 일반교실로 전환을 위한 수리 공사, 책상 등의 비품 구입과 설치가 계속됩니다.

여덟 번째 방과후학교, 돌봄교실 신청이 이루어집니다.

한 아이가 학교에서 정규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기 전까지 다양한 일이 있습니다.

학교 방과후 프로그램을 신청할수도 있고, 돌봄교실을 신청할 수도, 학원을 다닐 수도, 특별한 프로그램 없이 여가를 보낼 수도 있습니다.

배움의 경험을 많이 하고자 다양한 프로그램에 등록하기도 하지만 말그대로 안전한 보살핌이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맞벌이 가정 혹은 맞벌이가 아니더라도 가정에서 아이들을 보살피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아이들의 교우관계를 위해 학원을 보내기도 합니다.

물론 사교육비 절감 차원도 있습니다. 학교 방과후 프로그램은 학원비보다 저렴합니다.

특기적성 위주로 진행되는 방과후 프로그램에 저학년 아이들의 신청이 훨씬 많습니다.

그래서 방과후 프로그램에 신청자가 몰리는 경우 떨어지기도 하고 속상해하기도 합니다.

특히 강당에서 운영되는 스포츠 관련 방과후활동은 공간의 제약 때문에 운영 간을 충분히 마련하기 어렵습니다.

2월 말에 방과후나 돌봄교실 신청, 학원 신청 등으로 아이의 적어도 1학기 일일 시간표가 나옵니다.

아홉 번째, 각종 규정과 위원회(협의체)을 정비합니다.

 ‘방과후‧돌봄에 대한 학교의 관점과 역할 전환’을 주제로 정책세미나에서 유우석 교장이 설명하고 있는 모습
 ‘방과후‧돌봄에 대한 학교의 관점과 역할 전환’을 주제로 정책세미나에서 유우석 교장이 설명하고 있는 모습

어떤 일을 처리할 때 기준이 되기도 하고 절차가 되는 합의된 약속입니다. 갖추어야 할 위원회가 40개가 넘습니다.

통합하고 축소한다고 하지만 대부분의 사안이 발생하며 그 위원회가 작동하게 됩니다.

그것이 하나의 절차이고 절차의 정당성이 없으며 사안의 본질에 접근하기 힘듭니다.

올해는 학력지원위원회가 새롭게 구성되었습니다. 법으로 이 위원회를 구성하게 강제하였고, 여기에 위원장은 ‘학교장’입니다.

보통 대부분의 위원회는 교감선생님이 위원장을 맡거나 호선하게 되어 있습니다.

중요도를 높이기 위해 위원장을 ‘학교장’으로 지정했는데, 이런 위원회 있고 앞으로도 더 늘어날 것입니다.

중요함이 많아지면 상대적으로 다 같이 덜 중요해집니다.

암튼 이러한 규정과 함께 협의체를 정비합니다.

둘의 관계는 맞닿아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학업성적관리위원회 규정이 정비되면 규정에 명시된 담당자가 모여 협의를 합니다.

규정에 ‘1학년 부장’이 위원회 참석이 명시되면 ‘현 1학년 부장’을 포함여 협의체가 구성됩니다.

사안 발생 시 운영되는 위원회와 그 협의체가 있고 또 상시적으로 운영되는 협의체가있습니다.

넓게 보면 ‘교육과정위원회’에 속해 있는 기획회의, 학년(군)협의, 두레협의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우리 학교는 ‘작은 공동체를 통한 모두의 참여’를 지향합니다.

학습공동체 논의와 학습공동체간 논의 과정 자체가 교육과정 운영입니다. 선생님들은 결재판을 가지고 다니지 않습니다.

협의체를 통한 의사결정이 중요하고, 그것을 담보하기 위해 기획회의나 연석회의의 사회는 학교장이 봅니다.

이러한 협의체가 구성되면 절차적으로 문제없이 진행하면 될 것 같지만 새로운 사람들과 마음 맞추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협의체 구성원 간 신뢰를 바탕으로 한 협의가 진행되어야 합니다. 그 출발은 협의체에서 결정된 사안을 서로 존중하는데부터 시작합니다.

열 번째, 학생 맞이할 준비를 합니다.

교장, 원장, 행정실장을 대상으로 진행된 학교회계연수 세종교육원에서 진행되고 있다.
교장, 원장, 행정실장을 대상으로 진행된 학교회계연수 세종교육원에서 진행되고 있다.

학교교육과정과 학년교육과정에 대한 논의가 끝나면 교실에서 학생을 맞이할 준비를 합니다.

물론 교실마다 특색을 살린 교육과정을 계획합니다. 아이들의 이름표를 만들어 책상 위에 올려놓기도 하고, 신발장과 사물함에 이름을 표시합니다.

교실 청소도 하고 3월 2일 맞이하기 위한 교실을 만듭니다.

초등학교는 담임교사와 보내는 시간이 많습니다.

하루에 수업 5시간과 쉬는 시간, 점심시간까지 담임 선생님과 같이 보냅니다.

갓 발령받은 신규교사나 30년 이상 경력교사도 마찬가지로 ‘우리 반 아이들과 함께 하는 교실’이 있습니다.

예전에는 3월에 아이들과의 만남이 매우 중요하고, 이때 무섭고 엄격하게 해야 일 년을 잘 보낼 수 있다라며 일부러 웃지도 말라는 얘기도 있었습니다.

지금은 얘기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아이들과 교사의 관계를 따뜻하게 맞이하려고 애씁니다. 이런 만남을 위해 3월 첫 주 프로젝트를 운영하기도 합니다.

선생님들은 우리 교실에서 우리 아이들이 잘 배우고, 잘 지냈으면 하는 마음, 좋은 선생님이 되고자 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그러한 다짐을 하는 시간입니다. 지금은 준비하는 시간이지만 개학 후에는 하루하루 잘 버티는 것도 힘들다는 것도 알지만 2월은 그런 것보다 기대와 설렘이 가득한 달입니다.

학교가 2월을 보내는 열가지 이야기를 마치며…

3월 첫 등교일은 설레는 날입니다.

한 학년 아이들도 새로운 친구들과 선생님과의 만남에 설레고 선생님도 1년동안 같이 살아가는 아이들과의 만남에 설렙니다.

우리 학교에서 신규로 발령받은 선생님이 있습니다. 원래 예정에 없다가 2월 중순에 학급 증설이 확정되는 바람에 발령받는 선생님입니다.

“첫 아이들을 만나는 일이 설렘이 있고, 아이들과 학부모님들과 소통을 잘 할 수 있을지 걱정되기도 합니다.”

신규 선생님뿐만 아니라 경력이 있는 선생님들도 이 맘때 가지는 마음일 것입니다.

온마을방과후 프로그램에서 학생들이 자연을 활용한 다양한 체험활동을 하고 있다.
온마을방과후 프로그램에서 학생들이 자연을 활용한 다양한 체험활동을 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