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2월, "정기 인사에다 교과 준비 등 더 바빠"
학교 2월, "정기 인사에다 교과 준비 등 더 바빠"
  • 문지은 기자
  • 승인 2023.02.26 07: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유우석교장의 해밀초 이야기] 2월 학교<1> 신학기 준비로 정신없이 분주
새로운 사람들과의 만남·인사·행정실 업무에다 신입생 맞이 등 쉴틈 없어
해밀초등학교는 봄,여름,가을,겨울,맑은,하늘 6개의 공간으로 나뉘어 있다.
세종시 해밀초등학교 전경. 6개의 공간으로 나뉜 해밀초의 2월은 다른 여느 초등학교와 같이 새학기를 준비하느라 바쁘다.

학교의 시간은 조금 다릅니다.

2023년 2월이지만 아직 학교는 2022학년도입니다. 공식적으로 새로운 시작은 3월부터입니다. 학교 밖에서 보면 2월은 잠자는 시간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예전엔 학년과 업무를 전혀 모른 체 3월 2일 개학 날 학교로 출근한 적도 있었습니다.

빨라도 2월 말 학년과 배정을 알려주고 부랴부랴 새 학년을 준비했습니다.

당시에는 흔했고 당연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인사 발령 자체가 2월 말에 났기 때문입니다.

요즘은 인사 발령도 예전보다 빨라져 1월 말 혹은 2월 초로 당겨졌습니다.

종업식, 졸업식도 당겨지고 2월은 3월을 준비하는 시간으로 보냅니다.

아이들은 겨울방학을 보내고 있는 2월, 학교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두 번에 나눠 설명해봅니다.

첫 번째 서로 인사를 나눕니다.

공립 기관 특성상 일반적으로 교사는 5년, 교(감)장은 4년, 행정실은 2년 근무 등의 제한을 두고 있어 어지간한 학교는 매년 몇 명 이상의 정기 인사이동이 있습니다.

교사의 경우 유예라는 제도도 있어 한 학교에 오래 있는 경우 7·8년도 가능하지만 대부분 3~ 5년 정도 근무하고 옮깁니다.

이러한 전보 제도는 학교가 변화의 공간, 특히 사람이 바뀜으로 변화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학교가 일관성을 확보하고 어떤 과제를 오랜 시간 지속하기 어렵다는 단점도 있습니다. 교직원의 구성은 역동성과 관성 사이에 있습니다.

이렇게 매년 바뀌는 사람을 맞이하는 첫 관문이 ‘인사’입니다.

요즘은 ‘첫 만남’이라는 의미를 부여하며 인사 방식도 바뀌고 있습니다.

앞만 바라보는 회의실에서 교장, 교감, 교무 선생님이 새로 오신 교직원 소개를 하고 하는 형식이이었다면 지금은 다양한 방식으로 하기도 합니다.

원, 사람이 많다면 동심원을 만들어 서로 마주하여 돌아가면 인사하거나 만나는 시간에 학교에 대한 안내 또는 궁금한 사항을 물어보고 나누는 시간을 갖기도 하고, 새로운 만남을 환영한다며 꽃과 같은 작은 선물을 전하기도 합니다.

새로운 환경은 기대도 있지만 걱정과 두려움도 있습니다. 새로운 구성원을 환대하는 따뜻한 문화를 만드는 것은 중요합니다. 안전한 공동체를 속에서 더 많은 도전과 시도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인사자문위원회(이하 인자위)를 개최합니다.

인사는 매우 민감하기도 하고, 1년을 어떻게 보내는지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투명성, 공정성 그리고 민주성은 늘 화두입니다. 우리 학교의 경우 학교 내 인사는 12월 초부터 진행되어 어지간한 역할은 12월 말이면 정해집니다.

그러나 전입, 발령 등 변동이 있기 때문에 2월에 최종 인자위 과정을 거쳐 확정합니다.

인자위 위원을 추천받아 구성하고, 보직교사(부장교사), 담임 등의 배치, 교직원 포상 등 교원 인사와 관련한 규정을 정합니다.

대개 학년별로 추천, 경력별로 추천 등을 통해 10명 내외로 구성되고 교감선생님이 위원장을 맡습니다.

‘인자위 규정을 최대한 존중하겠습니다. 그러나 그대로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인자위의 역할을 너무 강조하다 보면 규정이 점점 촘촘해집니다.

기피 학년이나 현임 학교에 오래된 사람 위주의 규정이 만들어지고, 점수화되기 쉽습니다.

그것이 공정성과 형평성을 대표한다고 보지 않기 때문에 인자위 규정의 존중과 다양한 종합적 판단에 따른 인사는 접점은 늘 고민거리 중에 하납니다.

학교의 규모가 커지면 시스템화됩니다.

시스템화가 되면 점수제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기피 학년, 학년별 난이도, 현임교 누적 등을 점수화하고 점수가 높은 사람에게 우선권을 부여하는 방식입니다.

사례 중에 전입교사가 가장 마지막에 선택하게 되어 어떤 학년은 전입교사 위주의 학년이 구성되기도 합니다.

누구를 위한 공정성과 형평성인가 하는 의문이 생깁니다. 항상 어렵습니다.

세 번째, 동학년(군) 선생님들이 만납니다.

우리 학교는 학년군제를 운영하기 때문에 학년군 선생님들이 함께 만나는 시간(2일 정도)과 같은 학년이 만나는 시간(5일 정도)이 별도로 정해져 있습니다.

학교에서는 지난해 학교 자체평가에서 나온 주제들을 모아 부장단 워크숍을 통해 걸러내고, 그것을 학교 교육과정으로 묶고 안내합니다.

그럼 학년군이나 학년에서는 그것을 기반으로 또 학년(군) 특성에 맞는 교육과정을 구성해갑니다.

회의와 회의가 거듭되는 시간입니다. 아주 자세하고 구체적인 계획은 아니고, 큰 테두리에서 일 년의 방향이 정해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초등학교에서 동학년은 매우 중요합니다. 동학년은 마음 맞춰서 살아가는 1년 동안 가족 같은 공동체입니다.

공적인 관계도 중요하고 사적인 관계도 중요합니다. 그리고 같은 학년에는 학년(부)장이 있습니다.

부장 선생님은 많은 회의에 참여하고 학교의 입장과 학년의 입장 사이에서 고뇌해야 하는 쉽지 않은 자리입니다.

부장교사를 구하기 어렵다는 것은 전국적인 상황입니다.

‘부장교사가 된다는 것은 적이 생길 수 있다.’라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학년부장의 역할로 인해 생기는 어려움을 나타낸 것이라고 보입니다.

‘권한은 없고 책임만 크다.’라거나 굳이 ‘손해 보며 할 필요’가 있을까라는 인식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학년부장은 학교에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학교교육과정과 연결하여 학년(군)교육과정을 구성하고, 학년간의 협력을 챙기는 일 자체가 학교운영입니다.

작은 공동체를 경험해보는 것 그리고 조금 더 큰 공동체를 경험해본다는 것은 ‘멘탈’를 키우는 경험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2월은 새로운 동학년 구성원을 맞이하여 새롭게 학년을 구성하고 마음을 맞추는 학년부장의 첫 번째 미션입니다.

네 번째, 각 가정에 학생 반 배정을 알립니다.

학교마다 일정은 다릅니다. 해밀초는 전학 오는 학생 수를 파악하기 어려워 학급 수 변동의 여지가 있어 일찍 가정에 안내하기 어렵습니다.

아직 개발 중인 주택지가 있어 한동안 2월에도 학급수 변동 여지가 많습니다.

보통 12월에 내년 분 반을 합니다.

다시 말하면 지금 2학년이면 2학년 선생님들이 내년 학급 수 대로 분반을 합니다.

이때 고려대상은 학교생활(학습과 교우관계 등의 생활 등)을 우선 고려합니다.

세종시 해밀초등학교 도서관 및 로비 모습
세종시 해밀초등학교 도서관 및 로비

예전에는 중간, 기말평가 결과대로 순위를 세우고 비슷한 학업 평균이 나오게 반을 편성하고 고려할 만한 상황(다툼이 있다든가 등)을 고려해야 편성했습니다.

지금은 다양한 상황들이 고려됩니다. 예를 들어 학급 간 스포츠 대항전이나 체육대회를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어느 한쪽에 무게가 실리지 않도록 고려하기도 합니다.

학생 반 배정을 공지하면 많은 연락이 옵니다. 실제 오류가 있기도 합니다. 여러 차례 수정 작업을 하는데도 생기는 틈이 있습니다.

연락 오는 대부분은 ‘김O서’인 경우처럼 두 글자가 똑같은 경우입니다. 물론 비고란에 ‘전 학년 반’을 살펴보면 해결되는 경우가 많지만 그래도 확인하고 싶은 마음을 담은 전화입니다.

또 연락 오는 경우는 교우관계로 인한 부분입니다. 교우관계는 드러난 부분이 있고 드러나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

또 학교에서 혹은 가정에서 드러내는 부분이 다르기도 갈등을 시기를 갈등의 종결을 판단하는 기준도 다를 수 있습니다.

또 어떤 경우는 그런 것을 알고 있더라고 어쩔 수 없는 상황에 따른 반 배정도 있습니다.

1차 분반도 여러 고민을 담아 여러 차례 합니다. 어떤 조직이나 ’인사‘가 가장 어렵고 민감하고 중요합니다. (2편에서 계속)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