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방역·제설작업·방재활동 등 4개동 방재단 창단 공로 인정
“학교 주변 눈을 치우고 나면 행복해요. ‘손주 같은 아이들이 눈길에 미끄러지지 않겠구나’라고 생각하면 안심도 되고요. 봉사를 하면 몸을 움직여 부지런해지고 행복해지고… 봉사가 제 건강 비결인 것 같네요.”
지난 6일 세종시청에서 행정안전부 장관 표창을 받은 유문숙 한솔동 지역자율방재단장(64)은 ‘봉사는 행복과 건강의 비결’이라고 말했다.
유단장은 조치원 자율방재단에 가입해 봉사해오다가 지금 살고 있는 한솔동에서 자율방재단을 창단한데 이어 보람동·새롬동·아름동에서도 주민들이 스스로 봉사하는 자율방재단을 만드는 데 산파역할을 할 만큼 이웃과 함께 하는 삶을 살아오고 있다.
14일 오후 1시 한솔동 한 카페에서 유단장을 만났다. 안신일 세종시의원이 '한솔동의 인물'이라고 소개했고 약간의 공적을 귀띔해준 것이 인터뷰를 한 계기가 됐다.
그는 겨울에 눈이 오면 멀리 외출했거나 여행을 하던 중이라도 달려와 눈을 치우고, 매달 환경정화 활동을 할만큼 방재에 적극적인 사람이었다.
코로나19 초기에는 방재단 단원들과 버스정류장, 공원 의자, 주민자치센터 등 공공장소의 소독을 담당하는 등 방역활동 일선에 섰다.
유단장은 "자연재해대책법에 따라 재난예방 대응, 복구활동에 실질적인 민간 역할을 하는 법정단체"라고 자율방재단을 설명하면서 "복잡다양한 재난이 일어났을 때 정부의 역량이 미치지 못하는 곳에서 공동체 정신으로 재해 일선에서 피해 경감 및 재해 예방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평상시에는 각종 재난대응 훈련에도 참여하고 재난 대응 역량 강화 교육의 전문가로 안전을 지키는 지킴이 역할을 하기도 한다.
지역자율방재단을 거론하면 유문숙 단장을 빼놓고 얘기할 수 없다. 한솔동뿐만 아니라 아름동·새롬동·보람동 등 무려 4개동에서 조직을 만들고 활동을 지원해온 인물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연말 행정안전부 장관 표창이 확정됐고 이달 6일 최민호 시장이 대신한 장관 표창을 받았다.
유 단장은 지역자율방재단 활동뿐 아니라 어린이집 등에서 동화 읽어주기, 학교 밖 안전지킴이 활동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하는 동시에 지역에서 통장을 맡아 동네 온갖 궂은 일을 척척 해 낸다.
그는 “처음엔 자율방재단이 뭔지도 몰랐다" 며 "충남도청에서 공직생활을 하는 남편에게 물어보니 지역사회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단체라고 권해주어 활동을 하게 됐다"고 저간의 서정을 밝히기도 했다.
유문숙 단장은 결혼 전 조치원읍사무소 공무원으로 일하던 중 같은 사무실에서 남편을 만나 결혼과 동시에 직장을 그만뒀으나 아이들이 어느 정도 성장한 후 봉사의 길로 나섰다.
세종시 출범 당시 한솔동에 이사를 와 통장 일을 하면서 지역 구석구석의 궂은 일을 해내며 동네가 새로 만들어지는 모습을 지켜봤다.
“조치원 지역자율방재단에서 봉사를 하는데 한솔동이 집이라고 하니 여기에도 지역방재단을 하나 창단하면 어떠냐고 하시더라구요. 발대식을 하고 단원을 모집해 봉사에 나섰는데 바로 코로나19가 터졌어요. 단원들과 함께 방역복을 입고 마스크 쓰고 버스정류장, 택시승강장 할 것 없이 사람이 모이는 곳에 가서 소독을 하며 방역활동에 나섰죠.”
알 수 없는 질병에 사람들이 두려워 할 때 방역 일선에서 소독약을 뿌리며 코로나19 확산 방지 일선에 섰던 기억이 새삼스럽다는 유문숙 단장은 방역활동 봉사 내용을 2020년 이그나이트 대회에서 발표해 우수상을 받았다.
동화구연 자격증을 따 어린이집에서 동화구연 봉사도 하고 혼자 사는 어르신을 위해 반찬도 만들어 도시락을 배달하는 봉사를 하다 보니 전보다 생활이 활기차고 부지런해졌다.
“봉사를 하다 보면 남의 집 청소도 해 주고 설거지도 해 주잖아요. 내 집 일을 그냥 두고 그런 봉사를 한다는 것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해서 집안일도 더 부지런하게 해요. 봉사하는 할머니를 손주가 무척 자랑스럽게 생각하니 더 보람이 있는 것 같아요.”
초등학교 4학년이라는 손주에게 자랑스러운 할머니가 된 것이 무척 행복하다는 유문숙 단장은 아동지킴이 활동에도 무척 열심이다.
“남편도 이번에 행안부장관 표창을 받는 저더러 축하한다며 존경스럽다고 말했어요. 봉사 다니는 것을 적극적으로 응원해 주기도 합니다.”
가족의 응원을 받으며 봉사하는 유문숙 단장은 봉사시간만 2000시간이 넘는다.
봉사하는 틈틈이 자신을 가꿔 2020년 11월 제5회 시니어 유니버스대회에 나가 ‘베스트뷰티바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새벽 4시 반에 일어나 한 시간정도 스트레칭을 합니다. 불교 사경을 하고 일상생활을 시작하죠.”
이른 아침에 일어나 자신의 몸과 마음을 가꾸고 집안과 이웃을 돌보는 유문숙 단장은 환갑이 훨씬 넘은 나이에도 누구보다 젊고 건강한 활력을 갖고 있음이 느껴졌다.
봉사와 헌신 쉽고도 어려운 일이지만
묵묵히 걸어온 길 박수를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