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살 세종, 이제 연골도, 근육도 만들어야 한다
11살 세종, 이제 연골도, 근육도 만들어야 한다
  • 이재민
  • 승인 2023.02.09 09:5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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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민 칼럼] 문화도시 세종, 톹아보면서 정체성 찾아갈때 가능하다
"시민 관점에서 전문가적 견해까지 다양한 시각으로 문화 그려낼 터..."
세종시 무형문화재 2호인 '용암 강다리기'가 올해 대보름에는 장군산 영평사 경내에서 시현된다. 사진은 민속문화제 행사에서 선보인 '용암 강다리기'
세종시 무형문화재 2호인 '용암 강다리기'

대한민국에서 새로운 도시가 만들어지고 있다.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최고라 꼽을 위인인 ‘세종대왕’의 묘호(廟號)를 차용한 이 도시는 2030년 완성을 목표로 오늘도 건설 중이다.

오늘도 건설 중인 이 도시는 대한민국의 수도권 과도한 집중을 극복하여 국가균형 발전과 국가경쟁력을 강화하고자 만들어지고 있다. 이는 2002년 노무현 대통령의 ‘충청권 新 행정수도’ 공약을 통해 시작되었으며, 2004년 충남 연기군이 선정되었다.

하지만 헌법재판소는 신행정수도특별법을 위험으로 판결하였고, 당초의 계획을 수정한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을 위한 특별법’이 제정되면서 연기군 지역은((청주시·공주시 일부가 포함하여) 지금의 세종시가 되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태어난 세종특별자치시는 2012년 태어났으며, 국가균형 발전이라는 원대한 목표를 실천하기 위해 뼈대를 구축하여 공간을 만들고, 주민들의 삶터를 일구었다. 그렇게 10년이 흘러 열 살 소년(2022년)이 되었으며, 이제 열 한 살의 생일을 맞기 위해 오늘도 전진하고 있다.

세종시가 태어나고 자라나면서 그간 많은 일이 있었다. 밝은 빛만 비출 것만 같았던 이 도시는 조치원을 중심으로 하는 ‘구’도심 지역과 새롭게 개발되는 ‘신’도심 지역의 격차에 따른 갈등과 박탈감, 행정의 벽, 집값 폭등 등 여러 가지 문제가 나타났다.

도시를 낳고 키우면서 이러한 문제들은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 즉, 건강하고 건전하게 크기 위해서는 이러한 과정은 반드시 필요한 것으로, 아놀드 반 제넵(Arnold Van-Gennep)이 얘기했던 당연히 겪어야 할 ‘통과의례’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점이 반복되고, 지속한다면 삐딱한 사춘기를 지나, 건전하고 건강하지 못한 스무 살 청년이 될 수 있다. 지금까지 세종시는 도시의 뼈대를 구축하는 데 많은 힘을 쏟았다.

이것이 잘못되었다는 얘기는 아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도시의 뼈대를 감싸는 근육, 뼈대와 뼈대를 이어주는 연골에 관한 관심은 부족했던 것 또한 사실이다. 이 같은 과정을 통해 지금까지 열한 살 소년으로서 기본 골격이 갖춰졌다면, 앞으로 건강하고 건전한 스무 살 청년을 위해 연골과 근육을 강화하고 관리해야 할 때가 되었다.

백범 김구는 일찌감치 백범일지에서 이미 문화적 역량의 중요성을 이야기하였다. 사실 이 시기는 우리나라가 국방력·경제력과 같은 물리적 힘이 부족하여 일제에 의해 식민 지배를 당했던 치욕을 몸소 겪었던 시절이라서 ‘부국강병’을 외치는 게 상식적이었다.

하지만 백범의 혜안은 달랐다. 그는 군사적인 힘은 ‘필요한 만큼’만 있으면 된다고 하면서, 문화의 힘을 얘기하였다.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다른 사람도 행복하게 하는 바로 문화의 힘의 중요성을 이야기 한 것이다.

영국과 프랑스 등 유럽의 선진국 또한 마찬가지다. 도시 건설과 쇠퇴, 재생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물리적 기반 구축과 함께 문화정책을 똑같은 위치에서 병행함으로써 도시의 완전한 완성을 이룩하였다.

서두에서도 밝혔듯 세종시는 2030년 도시완성을 위해 현재도 건설 중이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는 이야기이며, 문화의 힘을 오롯이 잘 받아들인다면 국내 어떤 도시보다 더욱 풍요롭고 여유로울 수 있다.

필자는 세종시의 문화정책과 관련한 연구를 맡은 지 4년 차에 접어들고 있다. 문화정책이라고 하면 문화예술을 떠올리기 마련이지만, 문화유산·문화교육·문화콘텐츠·문화관광 등 그 분야가 매우 다양하다. 

앞으로 필자는 국가균형 발전이라는 원대한 꿈을 꾸고 있는 세종시의 문화를 톺아보고자 한다. 세종시 정체성을 드러낼 수 있는 이야기부터 사람, 공동체 등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전하고자 한다.

시민의 관점에서부터 전문가적 견해까지 다양한 시간으로 우리 세종시의 문화를 그려 보고자 한다. 이 같은 필자의 글을 통해 우리 시민들이 세종을 이해하고, 소속감이 묻어나기를 바라본다.

이재민, 대전세종연구원 연구위원, 영남대(석사), 국립안동대(박사), 한빛문화재 연구원, 송주철공공디자인연구원, 안동대민속학과 교수, 세종시문화도시추진위원, 이메일 : jaymi@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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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jrskf 2023-03-15 23:05:36
앞으로 좋은 글 많이 올려주세요^^

안동인 2023-02-16 07:50:56
세종 문화 톺아보기!
기대됩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 많이 부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