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불안, 마스크 못 벗겠어요”
“아직은 불안, 마스크 못 벗겠어요”
  • 문지은 기자
  • 승인 2023.01.30 15: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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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제 첫날 세종시서 3년 만에 학부모 동반 졸업식… 참석자 모두 착용
관공서·은행·마트, 직원 착용 권고… 터미널·민원창구 고객, 마스크 써
착용자 “어색해서, 익숙해서, 불안해서” 미착용자 “남들 안쓰니 민망”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로 졸업식에 학부모 및 가족들이 참석했지만 실내마스크 의무 해제에도 불구하거 모든 사람들이 마스크를 썼다.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로 졸업식에 학부모 및 가족들이 참석했지만 실내마스크 의무 해제에도 불구하거 모든 사람들이 마스크를 썼다.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첫날인 30일 세종시 곳곳에는 모두 마스크 착용자들로 여느 때와 달라지지 않은 모습이었다.

실내는 물론 실외에서도 마스크를 벗지 못하는 시민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출근길, 엘리베이터에서부터 만나는 이웃들 모두가 마스크를 착용했다.

마스크를 쓰고 엘리베이터에 탄 강 모씨(도담동)은 “아직 겨울이라 춥기도 하고 독감도 있으니 불안해서 마스크를 착용했다”며 “봄이나 되면 벗어볼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제80회 세종시의회 본회의에 참석한 세종시의회 의원 및 세종시청·교육청 고위간부, 방청객들은 일부 마스크를 벗은 모습도 보였지만 대부분은 마스크를 쓴 채였다.

세종시청 민원실 공무원들도 거의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었고, 경비와 안내를 맡은 직원들도 마스크를 착용했다.

실내 뿐 아니라 실외에 왕래하는 시민들 역시 마스크로 코와 입을 가리고 다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고 일부 시민들은 마스크를 손에 들거나 턱에 걸치고 다니는 모습도 보였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자율적으로 마스크를 써 온지 만 3년이 지났고 의무착용 지침이 도입된지도 2년 3개월이 지난 지금 마스크를 쓰는 것은 생활습관으로 완전히 자리를 잡은 것 같았다.

코로나19로 인해 입학식 연기, 비대면 수업의 직격탄을 맞았던 2020년 중·고등학생들은 졸업식에서도 마스크를 벗지 못했다.

부모 친지의 방문을 자제하라는 공문은 있었지만 실내마스크 해제 조치 첫날인 30일 졸업식을 한 세종시 양지고등학교에는 가족, 친구 등 많은 사람들이 와서 졸업식을 축하해 주는 모습을 보였다. 

학교 앞에는 미처 꽃다발을 준비 못한 가족 등을 위해 꽃다발을 판매하는 노점상이 생겼고, 졸업사진을 찍으라는 사진사들도 있었다.

학교 운동장에 학부모 등이 타고 온 승용차로 꽉 차서 코로나 이후 여느 졸업식과는 다른 풍경을 연출했다.

사각모에 졸업가운을 입고 한 명, 한 명 졸업장을 받는 제6회 졸업생들을 바라보는 학부모들의 감회는 남달라 보였다.

30일 오전 진행된 양지고등학교 졸업식 모습. 대강당에서 졸업생 한 명 한 명 졸업장을 받고 있으며 뒤에는 가족과 친지들이 참석해 축하해 주는 코로나 이전 졸업식 모습을 연출했으나 참석자들은 모두 마스크를 착용했다.

졸업식에 참석한 한 학부모는 “입학이 늦어져 마음 조이며 집에서 공부하는 아이를 보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졸업하고 대학에 들어가게 돼 대견하다”며 “졸업식에 못 오게 될 줄 알았는데 대강당에서 가족들과 함께 졸업하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돼 너무 좋다”고 활짝 웃었다.

마스크를 쓰고 만난 친구들과 마스크를 쓰고 졸업해 비대면 수업으로 많은 것이 달라진 학교에서 학교생활을 했지만 3년의 고등학생 과정을 마치고 사회로 나가는 졸업생들의 감회는 남달랐다.

가족과 함께 꽃다발을 들고 나오는 졸업생은 “졸업식에 강당에서 친구들과 모두 모여 졸업장을 받을 수 있어서 기뻤다”며 “친구들과 다양한 경험을 못하고 졸업하는 것이 아쉽지만 후배들이라도 마스크를 쓰지 않고 수업을 받을 수 있게 돼 다행”이라고 졸업 소감을 밝혔다.

시외버스 터미널에도 마스크를 쓴 승객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서울로 출장을 가는 중이라는 40대 공무원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마스크를 써야 한도고 들어서 그냥 마스크를 쓰고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며 “사무실에서도 대부분 마스크를 쓰고 근무한다”고 정부세종청사 사무실 분위기를 귀띔했다.

인근 마트에 장을 보러 나온 시민과 직원들 모두 마스크를 쓰고 쇼핑하고 근무해서 마스크 의무착용 해제조치가 무색게 했다.

한 직원은 “마스크 착용이 권고이기는 하지만 워낙 많은 분들이 오시고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불안해 하시는 것 같아 착용하고 근무하기로 결정했다”며 “오늘 마스크를 쓰지 않은 손님을 한 분도 못봤다”고 말했다.

학원수업을 하러 가는 한 학생도 실외에서조차 마스크를 쓰고 있었고 유모차를 끌고 공원을 산책하는 엄마와 아이도 마스크 착용상태였다.

지역 카페, 맘카페에서는 마스크를 쓰느냐 마느냐를 놓고 갑론을박이 펼쳐지기도 했다.

실내마스크의무조치가 해제됐으나 시민과 공무원들은 대부분 실내 뿐 아니라 실 외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했다.(점심시간 무렵 정부세종청사체육관 주변 모습)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조치가 해제됐으나 시민과 공무원들은 대부분 실내뿐 아니라 실외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했다.(점심시간 무렵 정부세종청사체육관 주변 모습)

어린이집이나 유치원도 마스크를 씌워달라는 공지를 보낸 곳이 많고 은행, 관공서, 마트 등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곳은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는 분위기라는 것이다.

한 지역카페 회원은 “이럴거면 마스크 자율화가 무슨 소용이 있냐”며 “마스크 쓰면 답답하고 의사소통도 잘 안 되는데 마스크를 고집하는 기관이나 사람들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다른 회원은 “겨울이라 날씨도 춥고 마스크를 계속 착용하다 보니 익숙해져서 벗기가 쉽지 않아 당분간은 계속 쓸 계획”이라면서도 “마스크 착용은 자율에 맡기게 됐으니 서로 각자의 취향과 의지에 따라 알아서 하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30일 오전 세종시에 있는 한 마트. 판매직원과 쇼핑객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다.
30일 오전 개회된 제80회 세종시의회 본회의 모습. 참석자들 일부는 마스크를 쓰고 있고 일부는 벗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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