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이 행복한 세종시가 되어야...그게 행복도시"
"노인이 행복한 세종시가 되어야...그게 행복도시"
  • 김준식
  • 승인 2023.01.11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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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식칼럼] 책으로 엮은 세종시 노인들의 인생 이야기
자서전, 찬란한 내인생을 펴내기 위한 편집회의 장면

지난해 11월 18일 「세종종합사회복지관」 2층에서 「자서전 쓰기-찬란한 내 인생」 반에 등록한 60대 초반에서 80대 후반에 이르는 8분의 노인들을 처음 만났다.

조금은 긴장된 표정, 외로운 눈빛을 가진 이분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내 강의를 시작하였다. 그 후 12월 23일까지 거의 매일 이분들과 함께 웃고, 울면서 ‘살아 온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그러다 보니 우리는 모두 한마음이 되어갔고 우리의 표정과 눈빛들은 반짝이기 시작했다. 우리는 새로운 삶에 대한 희망이 생겼고, 남은 생(生)을 어떻게 살아야 하겠다는 의지도 생겼다. 드디어 올해 1월 9일 우리들의 이야기는 「신이어의 인생 앨범」이라는 한 권의 책으로 출판되었다.

이날 출판 기념식에서 7명의 주인공은 한평생 가슴앓이해오던 ‘한’ 들을 몽땅 자서전에 쓰고 나니 속이 후련하다고 고백하였다. 그리고 이제 남은 생은 정말 자신과 이웃을 위해서 건강하고, 품위 있고, 행복하게 살아야 하겠다고 다짐하였다.

최근 들어 역사학자들은 지배층의 영웅사(英雄史)보다 평민들의 민중사(民衆史)를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왜냐하면 민중들의 일상적인 삶, 일, 사회관습, 사고방식 등의 이야기야말로 진정한 백성들의 역사이고, 그 백성들이 바로 역사의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이번에 나온 이 자서전의 주인공들은 1945년 해방 전후에 태어나 일본 식민지 시대를 살았고, 6, 25전쟁과 4, 19혁명, 6, 10 민주항쟁, IMF 금융위기를 겪으면서도 좌절하지 않고 굳세게 살아 온 이 땅의 주인공들이다.

지금 한국의 노인들은 6, 25 직후 1인당 국민소득 70달러도 안 된 세계에서 가장 가난했던 대한민국을 2022년 현재 1인당 국민소득 3만 5천 달러의 부자 나라로 만든 주인공들이다.

그들은 가발·봉제·전자제품 공장에서, 서독 탄광에서, 베트남 전쟁에서, 중동 사막에서 피땀 흘려 일했고 그 결실들은 우리 대한민국 경제발전의 큰 밑거름이 되었다. 이분들은 노년에도 손녀·손자들을 돌보며 평생을 헌신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러므로 이분들은 남은 생이라도 건강하고, 품위 있고,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다.

우리 세종시가 ‘노인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도시’가 된다면 이는 곧 예비 노인들인 지금의 젊은이들이 노후 걱정하지 않고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진짜 ‘행복도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김준식, 프리랜서 칼럼니스트, 지방분권 전국회의 상임대표, 대한웰다잉협회 자문위원,(사)아시안프렌즈 명예 이사장, 전 한국외국어대학교 외래교수, 전 지방YMCA 사무총장, 전 다문화가족정책위원(위원장 국무총리), 전 대통령자문 지속가능발전위원회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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