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는 제 직업이죠, 보람도 많아요"
"봉사는 제 직업이죠, 보람도 많아요"
  • 김중규 기자
  • 승인 2022.11.24 1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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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인] 명예의 전당 등재되는 박혜자씨, '종합백화점같은 봉사 인생'
27년 전 봉사 시작, 코로나19때는 천사랑 봉사단 참여해 마스크 공급
청춘봉사단장 박혜자씨는 "봉사가 직업"이라며 남을 돕는 보람을 얘기했다. 

“봉사는 나눔이고 제 생활에 활력소입니다. 베풀다 보면 마음에 정화도 되고... 참으로 할만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올해 세종시 자원봉사센터 명예의 전당에 등재되는 박혜자(62)씨는 ‘봉사 종합백화점’으로 불릴 만큼 다양한 활동을 통해 ‘더불어사는 사회’를 만들어 가고 있다.

그 봉사는 인터뷰가 있었던 23일에도 ‘청춘봉사단장’으로 여전히 진행형이었고 지난 27년 동안 그랬던 것처럼 앞으로도 지속가능한 일로 그는 ‘직업’이라는 표현을 썼다.

“명예의 전당, 이런 데 가는 게 쑥스럽고...”라고 소감을 말하면서 “솔직히 말씀드리면 알리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었다”고 덧붙였다.

인터뷰 요청을 한 23일, 몇차례 고사했다. 그런 데 나가는 것도 부끄럽고 나가고 싶은 생각도 없다는 게 박씨의 말이었다. 인터뷰는 임명옥 세종시자원봉사센터장의 강권(?)으로 이뤄졌다.

23일 오후 1시 30분 자원봉사센터 조치원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수줍어하던 전화 속의 목소리와 달리, 봉사 얘기가 나오자 한껏 고조되면서 다변(多辯)일 정도로 적극적으로 인터뷰에 응해주었다.

“일단 봉사하러 나가면 사람을 많이 만나지 않습니까. 지금 세상에 우울증, 이런 것도 많다는 데 그럴 새가 없어요. 즐겁고 행복하고 그래요.”

친구들끼리 모여서 ‘좋은 일 좀 해보자’는 지극히 단순한 동기가 봉사의 시작이 됐다. 그게 1995년도였다. 자비를 들여 야쿠르트니 음료수를 사들고 어렵게 사는 집을 찾아 집도 치워주고 일을 거들어 주었다.

초창기 할머니에게 목욕을 시켜드렸을 때 일은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했다. 이동 목욕 봉사활동에서 큰 것(?)을 실례한 할머니를 잘 닦아 드리고 나서 오는 보람이 봉사를 평생 직업으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불우이웃돕기, 김장 나눔, 무료급식, 밑반찬 지원, 안심 꾸러미 제작, 재난 재해 복구, 국토대청결운동, 외래유해 식물제거, 제주도 농촌일손돕기 등 그는 세종시 봉사단체에서는 ‘멀티 플레이어’였다. 심지어 해외봉사까지 활동영역을 넓혀갔다.

“2019년 인도네시아에 갔어요. 진짜 열악한 곳에 가서 이동목욕 봉사를 하면서 거동이 불편한 분들을 도와주었어요, 제 손길이 필요한 곳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좋은 일인지 몰라요.”

'천사랑 봉사단'은 마스크를 만들던 손재주로 이제는 잠옷을 제작해 이웃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대화 도중 가끔씩은 목소리를 높혀가면서 설득하듯이 봉사의 의미와 보람을 설명했다. 돈받고 하는 일이 아니라서 마음이 편하다는 말에서부터 여럿이 하다보니 그다지 어렵지 않다는 얘기까지 술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하고 나면 이렇게 보람을 느낀다”는 말은 잊지 않았다.

결국 봉사는 보람이라는 의미였다. 그렇게 생활화하다보니 박혜자씨에게는 일상과 같은 봉사가 되어 버렸다.

“오늘은 어디로 출근하십니까, 이제 퇴근하셨습니까”

봉사 아내를 둔 남편이 이제는 일상화된 아침, 저녁으로 건네는 농담이 될 정도가 됐다. 그러니 명예의 전당 등재도 결코 이른 건 아니었다.

그는 ‘청춘 봉사단장’에다 '천사랑봉사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코로나 시대에 천은 곧 마스크로 이어진다. 8명으로 구성된 봉사단원과 호흡을 맞추면서 마스크 품귀현상 때 소외계층에게 공급하는 활동을 했다.

“평소 취미로 배워두었던 재봉 기술이 봉사활동에 도움이 될 줄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어요. ‘코로나 19 안심마스크’를 만들어 관계기관과 독거노인 등에 무려 8,800장을 전달했어요.”

코로나19가 어느 정도 수그러들자 이번에는 잠옷 바지와 아동용 옷, 그리고 생활복 등을 제작, 역시 불우이웃들에게 따뜻한 나눔이 있다는 것 실감케 하고 있다.

“앞으로도 그냥 제작 몸이 건강한 이상, 주~욱 지금처럼 봉사하고 살고 싶어요. 어디든지 불러주는 것이 있으면 마다하지 않고 나가려는 마음가짐은 항상 되어 있어요.”

왼 손이 하는 일을 오른 손이 모르게 하라는 말이 있지만 봉사는 널리 홍보하고 전파해야 한다. 그럴 때 활동력이 강한 바이러스가 되어 사회를 맑고 깨끗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한편, 2022년도 세종시 자원봉사센터 명예의 전당에는 박혜자씨를 비롯해 이성윤, 이재경, 이점수씨 등 4명이 등재될 예정이며 오는 12월 7일 오후 2시 세종문화예술회관에서 인증서를 수여하게 된다.

인터뷰가 있던 23일은 세종사회복지공동모금회 아너소사이어티와 직원들이 천사랑봉사단과 꾸러미 제작 봉사활동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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