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체험, 어디로 갈까요, '세종'으로 가세요"
"한글체험, 어디로 갈까요, '세종'으로 가세요"
  • 김옥규
  • 승인 2022.10.13 10: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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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김옥규 충북대 건축공학과 교수, 한글문화수도위한 제언
한글의 위대함 체험하고 경험하는 콘텐츠로 구성되는 장소돼야...

세종시 출범당시 행복도시 건설청 자문위원으로 참여했던 충북대 김옥규 교수가 '한글문화수도, 세종'을 위한 기고문을 보내왔다. 김교수는 시정4기를 맞아 20대 전략과제에 세종시를 ‘한글문화 수도’로 만든다는 것은 정체성에 부합되는 발상이자 전략과제라고 평가하면서 이를 위한 몇가지 제언을 해왔다. 다음은 김교수의 기고문 전문이다./편집자씀

김옥규 충북대 건축공학과 교수
김옥규 충북대 건축공학과 교수

한글은 만든 이와 만든 시기, 제작 원리가 밝혀진 세계 유일의 과학적인 문자입니다.

한글은 발성 기관을 본 떠 만들었기 때문에 문자를 보고 소리를 연상할 수 있어서 누구나 배우기 쉽고, 세계의 거의 발음을 표기할 수 있습니다. 또한 결합원리(천지인)가 간단하기 때문에 디지털 혁명 시대에 가장 적합한 문자입니다. 따라서 한글은 우리나라의 축복이자, 세계의 축복입니다.

세종시 ! 세종시의 ‘세종’명칭은 행복도시건설 당시 국민 공모로 당선된 도시 명칭입니다. 저는 그 당시 행복도시 건설청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었습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행정수도의 이름이 ‘세종’으로 결정되었을 때, 참으로 벅찬 감동을 느꼈습니다.

세종대왕께서 오직 백성을 위해 한글을 창제하신 것처럼, 세종시도 세종대왕의 국정 철학인 ‘창조’, ‘개척’, ‘애국’ 그리고 ‘애민’ 사상을 바탕으로 우리나라와 세계 속에서 무한이 발전하리라 믿었습니다.

오늘 세종 시정4기 시장께서 취임하여 세종시 발전 20대 전략과제를 제안하셨습니다. 놀라운 것은 전략과제 중의 하나가 세종시를 ‘한글문화 수도’로 만든다는 것입니다. 이는 세종시의 정체성에 가장 부합되는 발상이자 전략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저에게 한글문화 수도 구현과 기고문이 맡겨진 것은 2015년에 ‘행정중심복합도시 한문화단지 조성 기본계획 수립 연구’의 연구책임자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연구에서 세종시의 교육시설 건립과 문화콘텐츠 개발 및 발전 방안, 한문화 단지의 기본 설계안 등을 제안하였습니다. 제 연구의 많은 부분이 현재 세종시에서 마련한 ‘한글문화 수도’ 건립 기획방안에 포함되어, 선행 연구 책임자로서 참으로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이상의 인연으로 한글문화 수도 건립과 관련하여 몇 가지 제안의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한글문화 단지의 핵심은 한글을 보고, 소리 내고, 쓰고, 배우고 체험함으로써 한글의 위대함을 경험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즉 한글의 위대함을 체험하고 경험할 수 있는 콘텐츠가 중심이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한글 고서(古書) 낭송, 한글문학작품 감상, 다양한 한글서체 써보기, 한글 배움의 콘텐츠가 건물의 인테리어로 구현되고, 디자인이 되어야 하며, 각각의 콘텐츠를 상징할 수 있도록 외형을 구성해야 합니다.

한글문화, 한문화 단지 구현이 반드시 한옥 형태가 될 필요는 없으며, 건물이 어떠한 한글의 자음, 모음을 형상화한 특정한 형태가 될 필요도 없는 것입니다.

그리고 외국 여행객이 한국에 와서 ‘한글을 체험하려면 어디로 가야할까요?’ 라고 질문을 하면 누구나 ‘한글문화 수도인 세종시로 가세요’ 라고 답할 정도로 한글문화 단지를 만들고 지속시켜야 합니다. 유지관리와 지속성이 없는, 정치적으로 보여주기 식 단지조성은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이를 위하여서는 한글전문가뿐만 아니라 한글을 다양한 매체에서 다양하게 사용하는 국민(민간)들의 의견이 우선시 되어야 합니다. ‘관’에 속하신 분들은 한글문화 단지 구현에 따른 의사결정을 도와주는 역할에 만족해야 합니다.

국내에는 국민의 세금으로 선행 개발된 수많은 한문화 단지와 한옥 단지들이 존재합니다. 그러나 한문화의 감동을 주는 곳은 많지 않습니다. 그것은 단지 조성과정에서 중심적인 콘셉트가 없이 너무 많은 요소들을 담아내려 했기 때문입니다.

세종시가 출범 후 처음으로 '건축문화제'를 열고 전국 건축문화의 중심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사진은 한글 자음을 활용한 건축물,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ㅁ' 모양 중국CCTV본사, 'ㅅ' 모양, 'ㅈ' 모양 2016 상하이 엑스포 한국관, 'W' 모양 건축물,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제공>
세종시가 한글문화의 수도가 되기 위해서는 한글을 체험하고 감동을 받을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사진은 한글 자음을 활용한 건축물,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ㅁ' 모양 중국CCTV본사, 'ㅅ' 모양, 'ㅈ' 모양 2016 상하이 엑스포 한국관, 'W' 모양 건축물,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제공>

단지의 중심 콘셉트를 제대로 설정하고 그것에 맞는 요소들을 추려내어 질서화하려면 관련 전문가들이 개발 초기부터 최종 완성까지 참여하여야 합니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행정체제의 지속성입니다.

세종시장의 직접 지시로 세종시에서 ‘한글문화 수도’ 개발을 담당하실 분은 공무원 순환 보직제에서 제외하여, 한글문화가 세종시에서 꽃 피는 그날까지 지속가능성이 있는 지원체계를 구축하여야 합니다. 현재 행정중심복합도시의 중요한 성공요인은 핵심 업무와 관련된 공무원들이 업무의 지속성을 유지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었다는 것입니다.

정조 대왕께서는 다산 정약용 선생님을 수원화성 구축의 총괄 책임자로 임명하셨습니다. 다산 선생님은 수원화성의 설계, 시공과 완공까지의 전 과정을 총괄 관리하였고, 필요한 건설 장비를 창의적으로 개발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인 결과 세계 문화유산인 수원화성을 완공할 수 있었습니다. 수원 화성은 많은 분들이 우리 민족의 위대함과 우리 건설의 역사와 문화를 체험하는 즐겁고 좋은 공간이 되었습니다.

세종시를 한글문화 수도로 만드는 것은 한글의 우수성을 통해 대한민국의 위상 제고뿐만 아니라 세종시의 정체성을 가장 정확하게 자리 매김하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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