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 12경, 시비로 다시 태어났다
태양 12경, 시비로 다시 태어났다
  • 김중규 기자
  • 승인 2022.10.04 14:2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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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 끼고 도는 옛 충남 연기군 반곡리 풍경 묘사한 한시 12수
병풍 모양의 시비 제막...세종시민에게 새로운 문화적 환경 제공
옛 반곡리 마을의 아름다운 풍경을 한시로 남긴 '태양 12경' 시비가 4일 오전 제막됐다. 

이제는 행복도시 내 하나의 동(洞)이 된 옛 ‘반곡리’ 12가지 풍경을 노래한 시비(詩碑)가 건립됐다.

금강이 마을을 끼고 돌아가는 세종시 반곡동에서 세거(世居)해온 여양(驪陽) 진(陳)씨 선조 진세현 선생의 문집 ‘화잠소창’(華岑消唱)에 실린 ‘태양 12경’을 원문과 함께 국역으로 재해석, 병풍 모양의 석조물에 담았다.

마을을 소재로 풍경을 한시로 짓고 그 시를 다시 해석해 비문에 새기고 비석으로 남기는 일은 전국에서도 드문 예로 알려지고 있다.

4일 오전 11시부터 반곡리가 있었던 세종시 반곡동 수루배 마을 3단지 정문에서 금강 변 쪽으로 내려온 곳에서 열린 제막식에는 옛 반곡리 주민을 비롯해 여양 진씨 후손, 금남면민 등 40여명이 참석했다.

지난 2015년 반곡리가 신도시 건설로 사라지는 걸 안타깝게 여긴 이 지역 주민들이 ‘반곡역사문화보존회’를 조직, 태양 12경 시비 건립을 주도했고 행복청, LH 세종본부, 세종시 등이 협조해 시비를 제작했다.

반곡역사문화보존회 김정환 총무는 태양 12경 번역 의뢰에서 시작해서 건립계획 수립, 관련 기관과의 협의를 통해 지난 2020년 12월 30일 시비를 완성했으나 코로나19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이날 제막식을 갖게 됐다고 경과를 보고했다.

김동윤회장은 축사에서 “반곡리를 중심으로 12곳의 자연을 훌륭하게 묘사한 것이 태양 12경”이라며 “괴화산과 삼성천에 서려 있는 반곡리 역사는 세종시민에서 새로운 문화적 환경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비는 길이 11.5m, 두께 50cm, 높이 2.5m크기로 시민트 및 화강석 아트 월 타일 등으로 제작됐다. 

경과보고에 이어 반곡리 문화보존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여양 진씨 후손인 진영은 전 세종시의원은 “한 동네를 배경으로 12수의 시를 짓고 비를 건립하는 건 처음있는 일”이라며 “세종시 문화를 보다 풍성하게 만드는 기념비적인 행사가 됐다”고 평가했다.

진세현 선생은 1854년 세종시 반곡동에서 출생하여 과거에 급제하여 궁내부 주사를 지내다가 낙향, 1928년 작고했다. 지극한 효성으로 부모를 섬겼던 인물이며 호는 화잠(華岑)이다.

생전에 화잠소창과 화잠만집(華岑晩集)을 저술했으며 반곡리를 중국 고사에 인용된 태양(太陽)이라는 지명으로 칭할만큼 고향을 사랑한 인물이었다.

선생의 시는 현재 ‘세종의소리’에 윤철원 향토사연구원이 국역 후 연재를 통해 세종시민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여양 진씨 후손들이 참석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고 있다.
화잠 선생의 후손들이 참석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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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윤 2022-10-04 18:43:28
바쁘신 시간을 내시어 제막식을 보도하시어 감사합니다.
귀사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반곡역사문화보존회 회장 김동윤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