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의 술, '무령화원'으로 부활시킨다
백제의 술, '무령화원'으로 부활시킨다
  • 김중규 기자
  • 승인 2022.09.29 16: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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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 백제 전통주 재현으로 사케 문화 몰아내는 '정담' 최예만 대표
다섯번 발효로 부드러운 술 재현..."청주는 원래 백제의 전통 술이었다"
백제 전통주 재현에 나선 '정담' 박예만 대표, 그는 백제에서 흘러 들어간 전통주가 일본을 거쳐 '사케'로 다시 들어온 걸 안타까워하면서 술을 빚었다. 

망국(亡國) 백제를 술로 부활시키고 한(恨)을 달랜다.

백제 전통주 청주(淸酒)가 일본으로 들어갔다가 ‘사케’라는 정종으로 다시 돌아오는 걸 부끄럽게 여긴 한 인물이 전통주 재현에 나서 화제가 되고 있다.

충남 공주시 산성시장 내 ‘우리 술 양조장 정담’(情談) 최예만 대표(59).

그는 백제가 전해주었던 ‘사케’가 우리 주류문화의 한 축으로 자리 잡자 백제의 혼이 담긴 전통주를 재현해야겠다는 사명감으로 백제의 옛 수도 공주 산성시장 한켠에 작은 양조장을 냈다.

백제 술에 대한 기록은 우리 역사서에는 남아있지 않다. 망국의 설움이 여기까지 미친 것이다.

드물지만 중국 문헌에는 “곡물과 누룩으로 발효 숙성시켜 여러 번 술밑을 걸러서 술을 빚었다”는 기록이 남아있어 이를 근거로 백제 술 ‘무령화원’을 재현할 수 있었다.

백제 부흥 꿈꾸었던 무령왕의 유토피아를 술을 통해 이뤄보겠다는 의미로 ‘무령화원’이 작명됐고 알음알음 입소문으로 ‘좋은 술’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술은 다섯 번 발효시키는 ‘오양주’법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이른바 술밥, 즉 꼬두밥과 누룩을 한 번에 섞어 발효시키는 게 일반적인 양조법이라면 작은 양의 누룩을 5회에 걸쳐 술밥과 혼합, 조금씩 작은 양의 효모를 만들어 간다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옛 문헌에 쓰여있는 “백제의 술은 달고 음식이 맛있다”라는 고품질의 술을 빚을 수 있다.

최예만 대표는 “일반적인 술이 한꺼번에 꼬두밥과 누룩을 넣어 빚어진다면 무령화원은 5번 양조 과정을 거치는 술”이라며 “술맛이 부드럽고 누룩 냄새가 적게 난다”고 말했다.

평소 술빚기를 좋아했던 경주 최씨 후손인 최대표는 유럽을 돌아보면서 집집마다 특색있는 술이 있는 걸 보고 ‘가양주’(家釀酒)로 백제 술 부활을 결심했다.

지금은 탁주와 청주 두 종류만 빚고 있지만 젊은 층에서 조금씩 반응이 오고 있다. 탁주를 투박한 막걸리 잔 대신 와인 글라스를 이용하고 치즈와 초코렛을 안주로 먹도록 권장한 게 ‘젊은 층이 좋아할 수 있는 술’로 브랜딩되고 있다.

그는 “찹쌀과 누룩에다 정수한 물만 사용해서 술을 빚어 인공첨가물은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며 “백제의 술로 자리매김하면서 이 술 속에 역사, 문화가 녹아들어 외지인들에게 백제를 알리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오는 10월 1일부터 열흘간 열리는 백제문화제에 프랑스 요리와 ‘무령화원’의 콜라보레이션을 선보이고 서양 음식과도 조화를 이루는 전통 술로 홍보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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