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지역민들에게 한국 사경(寫經)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장이 펼쳐져 애호가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사경의 대중화를 위해 노력하는 선광사경연구회(회장 배옥영)가 8월 25일부터 31일까지 대전 중구문화원 1층 전시실에서 사경 전시회를 갖는다.
선광사경연구회는 2008년 원광사경연구회라는 이름으로 원광대학교서예문화학과를 중심으로 창립 이후 선광이라는 이름으로 개명을 하고 네 번째 사경전을 2020년 2월19일부터 25일까지 서울 인사동에서 개최하고, 바로 그해 2월27일부터 3월4일까지 대전에서 전시회를 열 예정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의 급속 확산으로 인해 대전전시회는 열지 못했다. 전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서예작가로 이루어진 11명의 회원이 용헌 이윤용 선생을 모시고 수년 동안 작품 준비를 하였는데, 대전전시회가 불발되자 서예가들은 매우 아쉬워했다,
이에 따라 대전전시회 개최 여론이 제기되어 이번에 열리게 됐다. 특히 이번 전시회는 종교의 경계를 허물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불교를 비롯해 유교, 도교, 기독교의 경전까지 소재로 활용하는 등 사경 범위를 확대시켰다. 서사 재료도 사경지에 국한하지 않고 한지와 비단․ 돌 등으로 폭을 넓혔다. 금니, 은니, 주사, 먹, 주묵, 채색화물감 등 다양한 서사 도구를 과감하게 사용한 점도 특징이다. 또한 한자와 한글서체의 변용을 통해 전통적인 변상도와 함께 새로운 문양을 개발하는 등 세계 최고 수준인 우리나라 전통사경의 보존과 향후 한국 사경이 지향해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배옥영 선광사경연구회장(원광대 서예문화학 초빙교수 역임)은 “사경이란 오래 전부터 행하여져 내려온 수행의 한 방법으로 경전의 말씀을 오롯한 일념으로 베껴 쓰는 과정”이라며 “사상 초유의 힘든 시간을 겪고 있는 우리들에게 마음을 고요하게 정화시키고 진리의 등불을 밝히는 시간이야말로 꼭 필요한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