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호 시장 첫 인사, 직업공무원 신뢰 재확인했다
최민호 시장 첫 인사, 직업공무원 신뢰 재확인했다
  • 세종의소리
  • 승인 2022.07.26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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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김남기 전 연기군 산업과장, "조직 안정 우선한 첫 인사"
이변 없이 열심히 일한 직원 승진... "될 사람이 됐다"는 반응들
지방 정권교체에도 엽관제 인사 없이 직업공무원 신뢰 재확인

전 연기군 산업과장을 역임한 김남기 금천농원 대표가 최민호 세종시장의 첫 인사를 보고 공직사회의 안정에 기여한 결과라는 글을 보내왔다. 김 대표는 그동안 선출직 지방자치단체장이 측근 인사를 중용하는 관례를 줄곧 비판해 왔으며 이로 인해 공직사회의 편가르기로 조직의 효율성이 떨어졌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다음은 기고 전문이다. /편집자 씀

김남기 전 연기군 산업과장
김남기 전 연기군 산업과장

이춘희 전 시장의 8년 시정운영 이후 세종시는 사실상 첫 정권교체를 이뤘다.

직업공무원들은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며 업무에 충실했지만, 시장과의 접점이 많은 특정 보직에 관한 인사에는 호기심을 감추기 어려웠을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시장 취임 후 첫 승진인사를 단행한 최민호 시장의 인사 결과에 세종시 공무원들은 대체로 안정을 찾아가는 듯하다.

시장의 입이자 소통창구라 할 수 있는 대변인을 그대로 유임했고, 보통 측근인사가 별정직으로 들어오는 비서실장 자리도 내부공모로 가닥을 잡았다. 지난 금요일 승진한 직원들에 대해서도 시청 관계자들은 “승진할 사람이 승진했다”는 반응이다. 시장이 바뀌었음에도 큰 변동 없이 시정은 안정적으로 흘러가는 양상이다.

최근 대통령실 9급 채용을 둘러싸고 ‘사적채용’이니 ‘엽관제’니 논란이 뜨겁다.

야당은 이와 관련해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 요구와 함께 ‘인사문란 국정조사’ 카드까지 꺼내 들었다. 이에 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은 “대통령실은 공개 채용 제도가 아니고 비공개 채용 제도, 소위 엽관제를 통해 이뤄진다”고 반박해 파문이 일고 있다.

엽관제(獵官制)는 선거에서 승리한 정당이 선거운동원 및 정당 지지자들을 승리에 대한 대가로 관직에 임명하는 관행을 말한다. 직업공무원제를 채택하고 있는 한국에서도 대통령이 바뀌면 장·차관을 비롯해 정부출연기관장 등 300여개의 자리가 바뀐다는 말이 있다.

국회의원도 별정직 공무원으로 4~9급 비서관을 8명 둘 수 있다. 당선된 지방자치단체장이 인사권을 행사할 수 있는 자리 역시 비서실, 출연기관장, 개방형 직위 등 적지 않다. 작은 단체의 회장을 맡더라도 자신의 리더십에 맞춰 총무, 부회장을 임명해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수월하다.

하물며 공약을 내걸고 임기동안 자신의 철학과 신념을 실현하겠다는 대통령·지방자치단체장이 필요한 자리에 자기 사람을 두고 일을 하는 것은 일견 당연해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민호 시장은 “오랜 공직 경험으로 직업공무원을 신뢰하며 이들과 함께 일하겠다”고 밝혀 왔다.

세종시 산하기관장이나 공기업에 대해서도 (전임 시장이 임명한 사람이더라도) 능력과 필요에 따라 그 자리에 있는 인물이면 바꾸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오랜 야인생활과 선거기간을 거치며 최민호 시장을 물심양면으로 도운 인사들이 많을 것이다.

일부는 ‘지지하던 사람이 시장이 되었으니 특정한 자리는 내게 줄 것’이라고 생각하거나 실제 요구한 사람도 없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관행상 시장이 임명할 수 있는 비서실장 같은 공직조차 최 시장은 내부 공모를 통해 임명하기로 결정했고 이는 긍정적으로 평가할 일이다.

공무원이 권력자의 눈치만 살피면 정권교체기마다 행정이 중단돼 일관성 있는 공무수행은 사라지고 혼란의 폐해가 클 수밖에 없다.

이를 막기 위한 직업공무원제가 있어 공무원 인사의 공정성을 유지하고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과 신분보장이 가능하게 한 것이다. 전국의 지방자치단체의 상황을 보면 이러한 직업공무원제의 의의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 지방자치단체장이 얼마나 있는지 의문이다.

직업공무원의 본분을 망각하고 권락자나 정치인의 하수인이 돼 그들의 눈치를 보며 행정을 집행하는 지방자치단체의 상황도 종종 듣는다.

선거가 끝나면 어김없이 논공행상은 이루어지고, 당선된 단체장이 속한 정당 관계자의 친인척 및 비선(秘線)으로 조직된 지지 공무원 그룹은 좋은 보직을 배정받고, 고속 승진하는 반면 그 반대편에 섰던 그룹은 이른바 낙인이 찍혀 변방을 떠돌게 되는 상황은 낯설지 않다.

세종시가 출범한 2012년에 출생한 어린이들과 함께 입장하는 최민호 시장
세종시가 출범한 2012년에 출생한 어린이들과 함께 취임식장에 입장하는 최민호 시장

최민호 시장은 행정안전부 공무원으로서 오랫동안 지방자치의 명암을 겪어온 전문가답게 지방자치단체의 직업공무원의 불안을 잠재우고 있다.

소신을 갖고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마련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후배들로부터 많이 듣는다. 이러한 환경은 공무원들의 사기를 진작시켜 행정이 전문적이고 효율적으로 집행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전리품은 승리자에게 귀속한다’며 일찍이 미국 공직인사에서 자리잡았던 엽관제의 관행으로 관료들은 공직을 유지하기 위해 임면권자인 집권당을 위해 봉사해야 했다.

정당에 대한 충성의 징표로 공금을 횡령해 정치자금을 헌납하는 비리도 저질렀으며, 정권교체 때마다 관료의 대량 물갈이로 행정의 비능률과 질 저하를 초래했다. 이러한 부작용을 잘 이해하고 있는 최민호 시장이 지방자치단체의 올바른 인사관행을 정착시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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