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열-박종철, 유공자 아닌게 맞느냐"
"이한열-박종철, 유공자 아닌게 맞느냐"
  • 세종의소리
  • 승인 2022.07.25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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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식칼럼] 민주화운동 유공자법 제정, 당연히 이뤄져야
절대 다수 민주화운동 유공자, 고통받고 트라우마에 시달려
사진 출처 :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민주당 우원식 의원은 지난 20일 국회에서 ‘민주 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 제정안’(이하 ‘민주 유공자 예우법)을 추진하겠다는 기자회견을 했다. 그는 “이한열 열사 어머님이 올해 돌아가시면서 ‘87 체제를 만드는 데 희생한 이한열·박종철이 아직 유공자가 아닌 게 맞느냐’를 유언으로 남겼다”라며 이 법의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보수 여당과 보수지향 언론은 곧바로 벌 때 같이 달려들어 민주화 유공자법 추진에 반대하고 나섰다.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22일 원내 대책 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이 ‘민주유공자법’을 추진하는 것은 "운동권 국회의원들이 셀프 특혜법안을 만드는 것이라고 비난하였다. 이어 몇몇 보수지향 언론들은 사설과 칼럼을 통해 벌 때 같이 민주화 유공자법 제정에 반대하는 글을 올렸다.

세계 근 현대사를 통해 우리가 확실히 알게 된 진리는 결국 민주주의를 잘하는 국가만이 선진국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민주주의 방식만이 국민의 자발성, 창의력, 다양성, 사회적 자본들을 가장 효율적으로 가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아마르티아 센(Armartya Kumar Sen)은 그의 책 「자유로서의 발전」(1999)에서 경제발전과 자유의 확산을 분리해서는 안 된다고 하였다. 다수의 삶의 질이 향상되는 경제발전은 자유와 민주주의를 기반으로 할 때만 가능하다고 보았다. 그가 말하는 자유(freedom)는 타인으로부터 구속을 받지 않는다는 의미의 소극적 자유(liberty)와 다르다.

그는 자유를 사람이 원하는 것을 스스로 행할 수 있는 능력으로 파악했다. 센은 사람의 역량(capability)을 증대시키는 것이 곧 자유의 확장이며, 이것이 경제발전의 요체라고 하였다. 그는 이 책에서 특별히 한국의 경제발전을 언급하면서 ‘한국이 발전할 수 있었던 이유는 강한 야당과 언론이 끊임없이 독재 정부를 비판하고 견제했기 때문이다’라고 언급하였다.

1950년대 대한민국은 1인당 국민소득 100달러도 안 되는 세계에서 가장 못사는 나라였다. 그런데 지금은 1인당 국민소득 3만 5천 달러의 선진국이 되었다.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하는 나라(DAC 가입국)가 되었다. 우리 한국이 세계에서 유일하게 이렇게 발전할 수 있었던 동력은 우리가 다 합의하고 있는 대로 민주화 세력과 산업화 세력이 함께 노력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한국이 발전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사람이 목숨을 바쳐 희생했고, 그 희생으로 인해 지금도 많은 민주화 가족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극소수의 민주화 운동권 출신 정치인들도 있지만, 절대다수의 민주화 운동 유공자들은 지금도 민주화 운동 과정에서 받은 상처들 때문에 고통의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

이제는 우리가 독립유공자를 예우하는 것처럼 민주화 유공자들도 예우해야 한다. 너무도 당연한 결론을 정쟁의 도구화 시켜서는 안 된다. 우리 대한민국이 선진국 반열에 오른 지금이야말로 독립운동 유공자 가족들과 더불어 민주화 운동 가족들도 당연히 예우해야 한다. 그렇게 하는 것이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을 온전하게 만들기 위해서 희생한 이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고 우리 후손들에게도 본이 될 것이다.

김준식, 프리랜서 칼럼니스트, 지방분권 전국회의 상임대표, 대한웰다잉협회 자문위원,(사)아시안프렌즈 명예 이사장, 전 한국외국어대학교 외래교수, 전 지방YMCA 사무총장, 전 다문화가족정책위원(위원장 국무총리), 전 대통령자문 지속가능발전위원회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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