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호표 세종시정, 긴 호흡으로 바라봐야..."
"최민호표 세종시정, 긴 호흡으로 바라봐야..."
  • 김선미
  • 승인 2022.07.06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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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미칼럼] 신임시장과 지역의 결이 다른 목소리 행정수도 명문화 ‘개헌’
내 이상 실현도 중요하지만 시민과 도시 미래를 위한 정책 우선해야...
​​​​​​​4년은 초석 놓기에도 바쁜 시간, 성과에 집착 조급하게 서둘지 말아야

8년 만에 행정수장이 바뀐 세종시, 대대적인 정책 패러다임 변화 예고

김선미 편집위원
김선미 편집위원

민선 8기의 닻이 올랐다. 민선 8기 지방정부의 제1 과제는 경기위기 극복이라는 국정 과제와 마찬가지로 ‘경제 살리기’에 방점이 찍히고 있다.

여기에 각 지방정부가 직면한 당면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특히 정권이 교체된 데다 행정 수장이 바뀐 지방정부에는 적지 않은 변화가 예고 있다.

이 가운데서도 8년 만에 행정수장이 바뀐, 특별한 위상을 갖고 있는 세종시의 정책 패러다임 변화에 관심이 쏠린다.

‘세종시 행정수도 완성’은 세종시 첫 손가락 꼽히는 현안, 그러나...

숱하게 산적한 세종시 현안에서도 첫 손가락 꼽히는 과제는 단연 ‘행정수도 완성’이다. 행정수도 완성을 빼놓고는 세종시의 미래를 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최민호 신임시장은 ‘행정수도 세종 명문화’를 위한 ‘개헌’에 대해 지역 여론과 온도차를 보이며 일정 선을 긋고 있다. “개헌에 반대할 이유는 없지만 ‘개헌’은 국가적 의제”라는 점에서다.

세종시가 원래대로의 기능과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헌법에 ‘세종시=행정수도’를 명문화하는 작업은 필수적이다. 물론 세종시장의 힘만으로 이뤄질 수 없는 국가적 의제임은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종시의 최대 현안 과제를 놓고 세종시 행정수장과 지역의 여론이 결이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은 우려할 일이다. 개념도 모호한 ‘실질적 행정수도’를 내세워 행정수도 명문화를 외면하거나 소극적으로 나서지 않을까 하는 점에서 그렇다.

지역과 다른 목소리, 행정수도 명문화에 소극적으로 나서지 않을지 우려

최민호 세종시장은 후보 시절부터 강조해온 “자족기능 갖춘 미래전략 중심도시 도약”을 민선 8기 세종시 시정 목표로 정했다. 4년간 임기 동안 경제 분야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 지역 현안들을 해결하며 ‘실질적인 수도’를 완성하겠다는 것이다.

최 신임시장은 이를 위해 청년 일자리 창출, 소상공인 지원 등 청사진을 뒷받침하는 다양한 정책을 제시했다. 경제 살리기는 세종시만이 아니라 다른 지자체들도 이구동성, 제1성으로 내세운 지자체 간 차별화가 거의 없이 대동소이한 정책이다.

최 시장이 내세운 정책 중 눈에 띄는 분야는 도시계획, 교통정책 분야다. 결과에 따라 도시의 얼굴과 성격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최 시장은 자신의 도시철학과 비전, 장기적인 도시의 성장과 발전 방향과 계획을 담은 도시기본계획을 올해 말까지 재정비할 계획이다.

도시계획, 교통정책 등 큰 변화 예상, 결과에 따라 도시 얼굴 달라져

‘행정수도’ 세종시의 미래를 어떤 모습으로 설정할지는 아직은 미지수이다. 하지만 특별한 도시, 세종시만이 갖고 있는 도시 건설의 근간을 무너뜨리고 그렇고 그런 도시를 만드는 일만은 없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최 시장 재임 기간동안 교통정책은 큰 변화가 예상된다. 세종시의 상습적 교통난은 세종시의 골칫거리다. 최 시장은 후보시절 “세종시 도로 구성이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웠다고 평가”했다.

시민의 편리한 이동권 보장을 내세운 교통체계 전면 개편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추진될지는 모르겠지만 분명한 것은 도로를 늘리고 신호체계를 개편하는 기존의 패러다임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세종시 고유의 철학과 비전 담은 도시 근간 무너뜨리는 일은 경계해야

가장 우려되는 점은 시민의 이동권 보장을 이유로 세종시 출범 당시 설계된 현 보행자 중심의 교통체계와 도심지 녹지 공간을 무용지물로 만드는 일이다.

도로를 늘리고 신호를 개선하는 것만으로 늘어나는 인구와 자동차 증가를 따라갈 수가 없다. 승용차 중심의 교통정책은 또 다른 교통지옥을 낳을 수밖에 없다.

최민호 세종시장 당선인(앞줄 오른쪽)이 20일 오후 금강보행교 남단에서 다리에 대한 브리핑을 받고 발언하고 있다.
최민호 세종시장 당선인(앞줄 오른쪽)이 20일 오후 금강보행교 남단에서 다리에 대한 브리핑을 받고 발언하고 있다.

촘촘한 대중교통체계 구축, 도심지 승용차 진입 억제 등 시민들의 합의를 이끌어내 대중교통중심의 생태환경적이고 지속가능한 세종시 건설이라는 철학과 초심을 잃지 않기를 바란다.

이밖에도 미이전 중앙행정기관의 세종시 추가 이전을 비롯해 세종 법원 설치를 위한 후속 작업도 요구되고 있다. 최 시장이 이에 어떻게 대처할지 주목된다.

내 이상 실현도 중요하지만 시민과 도시 미래를 위한 정책 우선해야

무엇보다 ‘AB(Anything but) 신드롬’에 빠지는 일만은 경계해야 한다. ‘AB 신드롬’은 클린턴 대통령에 이어 부시 대통령이 취임하자마자 ‘Anything but Clinton’, 클린턴이 추진했던 것만 아니면 뭐든 괜찮다는 것이다.

나의 이상 실현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이에 대한 집착을 뛰어넘어 궁극적으로 시민과 지역의 미래를 위해 어떤 정책이 더 발전적이고 긍정적인가, 타당성과 당위성을 갖고 있는지를 먼저 헤아려야 한다는 점이다.

4년 안에 모든 것을 추진하고 성과를 내기위해 조급하게 굴면 굴수록 무리수가 나오게 마련이다.

4년은 새로운 정책과 사업의 초석을 놓기에도 바쁜 시간이다. 미래지향적인 안목에서 조금 긴 호흡으로 시작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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