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희 “시민·공직자 헌신에 감사… 이젠 평범한 세종시민으로”
이춘희 “시민·공직자 헌신에 감사… 이젠 평범한 세종시민으로”
  • 류용규 기자
  • 승인 2022.06.30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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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출근, 기자간담회·이임식 이어져… 직원 등 환송에 마지막 퇴근
최민호 후임 시장에 행정수도 완성-한단계 발전하는 주민자치 희망
30일 오전 세종시청 4층 여민실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이춘희 시장 부부가 머리숙여 인사를 하고 있다.

“시장님, 그동안 고생 많으셨습니다.” 

“임기를 마무리 하고 오늘 퇴임식을 갖게 된 것, 다 여러분 덕분입니다. 이젠 평범한 세종시민으로 살겠습니다.”

수많은 기억과 여러 가지 감정이 교차했겠지만, 늘 그렇듯 그의 표정은 변화 없이, 평소 보여주던 얼굴이었다.

예고된 대로 오전 9시 10분 이춘희 세종시장은 시청 브리핑룸에 들어와 기자 간담회를 하고, 오전 10시 정각에 시작된 이임식을 마치고, 오전 11시 10분쯤 시청 청사 앞에서 관용차를 타고 이른 귀가를 하기까지 평소의 표정 그대로였고, 때로는 환하게 웃는, 특유의 밝은 미소를 보이기도 했다.

회한 또는 아쉬움이 없을 리 없겠지만 지방선거 후 지난 한 달 동안 정리를 다 한 듯 보였다.

직접 읽은 이임사에서 이춘희 시장은 2002년 9월 30일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충청권에 신행정수도를 건설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 20년간 세종시와의 긴 인연이 이어졌음을 회고한 뒤 “누군가 저에게 ‘어떤 세종시를 만들었느냐’고 묻는다면 저는 이렇게 이야기하겠다. 시민이 주인이 되는, 누구나 살기 좋고 살고 싶어하는 대한민국의 최고의 도시를 만들었노라고, 노무현 대통령의 꿈이 이루어진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었노라고”라고 말했다.

이임식 단상에서 부인 서명숙 여사가 지켜보는 가운데, 그는 시민과 시청 공무원들에게 “자부심과 자긍심을 갖고 자랑스러워 하십시오”라고 당부했다.

이어 “지난 2년간 코로나19라는 국가적 위기 속에 시민 여러분과 공직자 여러분이 보여주신 희생과 헌신에 진심으로 박수를 쳐 드리고 싶다” “덕분에 이렇게 마스크를 벗고 말할 수 있게 됐다” “정말 고맙습니다. 그동안 성원해 주시고 도와 주시고 함께 해 주신 세종시민 여러분께 엎드려 감사드린다. 진심으로 사랑한다고 말씀 드립니다”라고 말했다.

이임식에는 강준현·홍성국 국회의원과 최교진 세종시교육감을 비롯해 이태환 세종시의회 의장, 서금택 전 시의회 의장, 조상호 전 세종시경제부시장, 박용희 국민의힘 의원을 포함해 이춘희 시장처럼 30일 임기가 끝나는 세종시의회 의원, 7월 1일 4년 임기가 시작되는 더불어민주당 세종시의회 의원 당선자들, 민주당 세종시당 고문단, 민주당 당원, 시민, 지지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또 류임철 세종시행정부시장과 권오중 정무부시장, 김성수 세종시감사위원회 위원장, 세종시청 실·국장, 산하 기관장, 직원 등 400여 명이 참석해 이임식을 지켜보고 함께 사진을 찍고 마지막 퇴근을 하는 이춘희 시장과 악수를 하고 배웅을 했다.

30일 오전 세종시청 4층 여민실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이춘희 시장 부부와 내빈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이임식 도중 시청에서 근무하는 몇몇 여직원과 세종시의원 여성 당선자가 눈물을 흘리는 모습도 보였다. 이 시장은 이임식 후 밝은 표정으로 이들과 악수를 하고 사진을 찍는 것으로 위로를 했다.

이임식에서는 이춘희 시장의 지나 온 여정을 보여주는 영상이 상영됐고, 이임식장인 시청 4층 여민실 주변에는 이 시장의 재임 중 활동과 관련된 사진들이 전시됐다.

앞선 기자간담회에서 “내무행정 관료로서 훌륭한 이력을 가진 분”이라고 두 차례 최민호 후임 세종시장을 언급한 이춘희 시장은, 그가 이어받았으면 하고 바라는 정책은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 ▲세종시를 대한민국의 행정수도로 완성시켜 주었으면 하는 것 ▲시민주권특별자치시라는 이름으로 추진해 왔던 주민자치를 한 단계 더 발전시켜 줬으면 하는 점 두 가지를 거론했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 질문에 이 시장은 “44년간 공직자로 쉼없이 일해 온 만큼 좀 쉬겠다”면서 “그동안 여러 가지 일들이 기억이 나, 잊혀지기 전에 기록으로 남기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막상 글이 잘 안 써져서 어떨지 모르겠다”고 대답했다.

2년 후 총선거 출마 여부 등 정치적 활동을 할 것인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았다.

시청 1층 로비에서 배웅하는 시청 간부·직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고 현관 앞에서 사진을 찍은 다음 받은 수많은 꽃다발을 들고 이춘희 시장은 서명숙 여사와 함께 관용차로 쓰던 검은색 카니발 승합차에 올라 마지막 퇴근을 했다.

30일 오전 세종시청 브리핑룸에서 이춘희 시장이 기자들에게 소회를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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