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성은 비뚤어진 사고에서 나온다
예술성은 비뚤어진 사고에서 나온다
  • 이경도
  • 승인 2022.06.07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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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도 칼럼] 비뚤어진 발상, 새 영감 불러오고 미지 세계로 확장 가능

음악의 시대적 흐름에서 가장 획기적인 발전을 한 바로크시대는 르네상스 이후에 나타난다. 바로크시대의 가장 대표적인 음악가는 바흐, 헨델, 비발디가 있다. 음악의 아버지와 어머니가 다 있으며 ‘사계’로 유명한 비발디는 바흐에게 큰 영향력을 준 인물이다.

이 외에도 대단한 음악가가 여럿 있지만 이 세 명의 대가가 일반에게 가장 익숙하다. 음악 역사에서 구심점 역할을 하는 바로크는 사실 ‘일그러진 진주’라는 뜻이다. 둥글고 매끄러워야 할 진주의 한 부분이 일그러졌다는 말은 상반되는 이면을 가졌다는 것을 뜻한다.

이 상반된 이면은 조화와 부조화의 대립을 만들게 되며 역동성을 만들어낸다. 부실하고 깨어진 부분은 주목성을 일으키며 이 부분을 고치고 가다듬어 대결구도를 정리하는 것이 바로크적 발상이다. 인간의 몸에 적당한 유해균이 들어와야 자정작용이 활발해지고 더욱 건강해지는 것과 같이 음악에서 불협화음은 큰 생명력을 제공하는 중요한 요소다.

비단 음악뿐만 아니라 미술이나 영화, 패션 등 모든 예술에서 부조화는 매우 중요한 아이템이 되었다. 부조화는 조화로 가기위한 움직임을 만들어내고 이를 변화시켜 협화 되면 정화, 즉 카타르시스가 만들어진다.

동양학에서는 이 같은 부조화를 음양 대비로서 해석한다. 음은 양을 지향하고 양은 음을 지향하는데 이 둘의 관계가 짝을 이루지 못하면, 즉 양 + 양, 음 + 음의 상황이 되면 극단적인 구도를 만들어내는데 이는 일반적인 양상을 밀어내고 편향된 혼란을 겪게 된다.

명리학에서는 이렇게 음양의 짝이 맞지 않는 경우 치우칠 편(偏)이나 다칠 상(傷)이라는 글자로 표현하는데 이 편(偏)과 상(傷)의 기운을 강하게 지닌 사람이 일반성에서 잘 벗어나며 독특한 세계관을 가지기 쉽다. 심하면 편법과 탈법마저 시도하기도 하지만 대체적으로 뛰어난 창의성으로 남이 생각지 못한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경우가 많다.

음양의 조화가 잘 된 것을 정(正)이라 하는데 이 정(正)의 기운만 가진 사람은 안정지향주의로서 실제 안정적인 삶 속에 보편성을 추구한다. 하지만 주변사람 입장에서는 참 재미없는 사람이다. 변화를 두려워하고 모험을 즐기지 않는다. 그러니 새로운 창조물보다는 기존의 것을 답습하고 유지하는 역할정도에 그치기 일쑤다.

음양의 짝이 맞지 않음으로 이를 어떻게든 맞추기 위한 역동성이 만들어지고 이 카오스 안에서 신선한 발상들이 튀어나온다. 편과 상의 기운이 강한 사람은 혼돈 속에서 살지만 남다른 영감 또한 가지고 있다. 그리고 다소 피곤하게 사는 건 어쩔 수 없다.

역사적으로도 대단한 창작물은 모두 이 비뚤어진 발상에서 나왔다. 피카소처럼 보이는 면으로만 받아들이지 않고 상하좌우 비틀어 관찰함으로서 더 기발하고 신선한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원동력으로 사용된 경우가 많다.

비뚤어진 발상은 새로운 영감을 불러오고 인식하지 못했던 미지의 세계로의 확장이 가능하도록 했다. 치우친 기운이 갖는 에너지는 부조화로 인한 어려움을 동반하지만 뛰어난 유용성 또한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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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도, 명리학 석사, 목원대 음악대 관현악과 졸업(클래식 기타 전공), 공주대 동양학과 역리학 전공, 세종,대전에서 명리학 강의 및 연주활동(현),
이메일 : lkdlkd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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