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 진보의 전유물 아니었다"
"신도시, 진보의 전유물 아니었다"
  • 김중규 기자
  • 승인 2022.06.02 07: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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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분석] 신도시 12개 선거구 가운데 6곳에서 최민호 후보 승리
2곳에서 국민의힘 시의원 당선... 영원한 진보도, 영원한 보수도 없다 입증
세종시민들은 전국지방동시선거에서 집행부는 보수, 의회는 진보를 선택해 시정에서 '견제와 균형'을 만들었다. 사진은 개표 모습
세종시민들은 전국지방동시선거에서 집행부는 보수, 의회는 진보를 선택해 시정에서 '견제와 균형'을 만들었다. 사진은 개표 모습

세종시민들은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견제와 균형’을 선택했다.

그리고 젊음의 도시, 행복도시가 더 이상 진보의 텃밭이 아니라는 사실도 투표로서 보여주었다.

이번 선거 특징은 진보의 도시였던 세종시에 보수집권당 최민호 국민의힘 후보가 세종시장으로 당선되고 싹쓸이로 몰표를 몰아주었던 세종시의회에 보수후보 7명이 원내 입성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결국 난공불락(難攻不落)으로 여겨졌던 세종시의 진보는 집행부 수장을 보수에 내어주고 시의회 다수당 지위 확보라는 결과에 만족해야 하는 초라한 성적을 거뒀다.

진보 몰락, 신도시 균열로 요약되는 세종시 지방선거는 집행부는 보수, 시의회는 진보가 차지하면서 ‘견제와 균형’을 통한 시정과 의정활동이 가능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대통령 선거에서 경기도와 인천과 함께 호남 외 지역에서 유일하게 이재명 후보가 승리했던 세종시의 지방선거는 출발부터 집권여당 국민의힘과 진보야당 더불어민주당의 대리전 양상을 띠었다.

행정고시 출신에서 행복청장, 차관 등 경력이 유사한 이춘희-최민호 후보는 변별력이 떨어지면서 시장직을 두고 정당 간 치열한 접전을 세종에서 벌였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었다.

집권여당이 가진 힘의 바람이 진보의 도시 세종시까지 불어오면서 이춘희 개인의 업무역량에 대한 평가보다는 더불어민주당의 잇단 민심을 외면한 정치적인 행보가 악재로 작용, 전국적인 선거 참패로 이어졌고 세종시도 이 바람을 피할 수가 없었다.

결과적으로는 ‘집행부-보수, 의회-진보’로 ‘견제와 균형’이라는 이상적인 모양을 만들었지만 만족하는 보수와는 달리, 진보진영은 아쉬움과 안타까움이라는 성적표를 받게 됐다.

또 한 가지 이번 선거에서 주목할 것은 바로 ‘행복도시가 진보 바라기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보수의 무덤이나 다름없었던 지난 선거와 달리, 균열은 크게 생겼고 그 틈을 보수가 파고 들었다. 장기집권에 따른 피로감도 있었지만 대선 후 진보의 잇단 헛발질이 공무원의 도시, 세종에 크게 작용했다.

읍면지역의 시의원 독식은 예견됐던 일이었지만 신도시에 2석을 차지한 점은 눈여겨 볼 만하다. 물론 후보의 자질과 진보의 분열 등을 패배의 원인으로 분석할 수 있다.

하지만 시장 선거에서도 신도시 12개 선거구 가운데 6곳에서 최민호 후보가 승리했다는 점은 달라진 유권자의 표심을 엿볼 수 있게 하는 결과가 되고 있다.

영원한 보수도 없고 영원한 진보도 없다. 이번 선거가 세종시 정계에 던져준 화두이자 교훈이 되고 있다.

시장, 시의원 선거와는 다른 성격을 띠지만 교육감 선거는 일찌감치 최교진 현 교육감의 수성(守城)이 예측됐다. 후보난립 때문이다.

당선자를 제외한 5명이 10% 대의 지지를 나눠 가지면서 최 후보는 30.83%의 지지로 어렵다는 3선에 성공했다. 69%가 반대했다. 모르긴 해도 가장 적은 지지로 당선을 거머쥐었다. 4년 임기 동안 가슴에 새겨 두어야 할 대목이다.

전국 동시지방선거는 세종시 정치사에 많은 변화와 교훈을 던져주고 막을 내렸다. 당선자는 민심이 준 교훈을 새기고 또 새기면서 활동을 해야 할 것이다.

승패는 언제든지 뒤바뀔 수 있다. 정치는 생물이다. 그리고 ‘민수군주’(民水君舟’, 즉 백성은 물이고 정치인은 그 위에 뜬 돛단배에 불과하다. 민심, 즉 천심을 외면하면 언제든지 승패는 변하는 요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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