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수에 그친 탈당 소동, 뭘 말하려고 했던가"
"미수에 그친 탈당 소동, 뭘 말하려고 했던가"
  • 김중규 기자
  • 승인 2022.05.24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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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단상] 보수에서 진보, 그리고 다시 보수 회귀 시도
"지역사회에 뼈를 묻을 사람이면 행동에 신중 기해야…"

“일을 그렇게 하면 되는가. 지역에서 뼈를 묻을 사람이면 행동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보수에서 진보, 진보에서 다시 보수로 회귀를 시도하다가 미수(?)에 그친 한 지역인사를 두고 오랫동안 보수를 지켜온 한 인사의 말이었다.

그는 당적 변경은 상황에 따라 있을 수도 있지만 그게 전쟁이나 다름없는 선거 막바지에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말과 함께 “중심을 못 잡았다”고 비난했다.

23일 하루 동안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 모 전 세종시의원의 국민의힘 지지 선언 시도가 기자들 간에 화두가 됐다.

‘행정수도 완성의 상징적 인물’로 기사는 표현했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도 이 인사는 “행정도시가 마치 자신만의 전유물로 생각하는 것도 마땅치 않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필자는 옛 연기군 주민들의 순박함을 높이 평가하며 몇몇 인사를 거론하면서 “저런 사람들이 연기 사람들을 욕먹게 하는 대표적인 인물”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곤 했다.

누구누구라고 하면 다 알만한 사람들이고 그런 논리를 펴면 대부분 “맞는 얘기”라면서 공감을 했다. 대략 서너 명을 거론했는데 이번 사건으로 한 명 더 추가해야 될 것 같다.

반면 보수, 진보 진영을 떠나 한 우물만 판 인사들과 자주 만남을 갖고 의견을 경청하기도 한다. 진보쪽 인물로는 연서면에 거주하는 분으로 군사정부 시절부터 오로지 진보의 가치만 추구해온 분이 있다.

모진 시절도 있었지만 그래도 감내하면서 지역에서 존경받는 인물로 자리 잡았다. 절대로 보수를 단지 내편이 아니라는 이유만 가지고 공격을 하지는 않았다.

보수의 가치도 인정하지만 진보의 가치를 더 좋아하기 때문에 그 쪽을 선택했다는 게 지론이었다. 진영논리에만 갇혀 무조건 총질해대는 얼빠진 정치꾼들과는 격이 달랐다.

앞서 말한 인사도 심대평 충남지사시절부터 보수에 몸담았으니 족히 20년은 된 것 같다. 당연히 보수만 지켜왔다. 그것도 점잖은 보수를….

유한식 연기군수 시절 막 세종시가 태동하기 전 어제 탈당 소동을 일으킨 인물을 두고 보수와 진보 진영에서 모셔가기 전쟁이 벌어졌다.

보수에서는 비례대표를 제의했고 본인 오케이만 남아 있었다. 그 때 민주당에서 집요하게 공략했고 결국 민주당행 결정과 함께 초대 세종시의회 비례대표의원이 됐다.

어제 작은 소동은 유권자들이 볼 때 ‘도긴개긴’인 셈이다. 자업자득이기도 하다.

문제는 시점이다.

무슨 서운한 일이 있었는지 모르지만 세종시장을 두고 양측이 벼랑끝 전투를 벌이는 와중에 백기를 들고 상대방 진영을 찾는 건 점잖은 사람이 할 일은 절대 아니다.

무슨 이익을 위해, 무슨 명분을 가지고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씩이나 진영을 이탈하는지, 그리고 자신만이 만든 이유에 대해 시민들이 납득을 할 수 있을까.

종종 지인들을 만나면 ‘오이 꼭지론’을 얘기한다. 오이를 맛있게 먹고 조금 남은 꼭지에 욕심내다가 앞에 먹었던 오이 맛을 싹 버리게 된다는 이론이다.

인생 60이 넘으면 ‘오이꼭지’에는 욕심을 내지 않아야 한다. 지역사회는 오이꼭지를 먹으려다 찡그린 얼굴을 마지막 모습으로 기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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