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부터 본격 선거운동…"운동원 모집 어려워 선거 힘들어요"
19일부터 본격 선거운동…"운동원 모집 어려워 선거 힘들어요"
  • 문지은 기자
  • 승인 2022.05.17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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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당 오르고 고용보험·산재보험… 근무시간 하루 5~6시간 제시
공공근로·기말고사·육아·정치혐오 등으로 운동원 지원 기피하기도
각 후보캠프에서 선거사무원 모집에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사진은 세종시교육감후보의 선거사무원 모집 포스터)
지방선거 각급 선거의 후보 캠프에서 선거사무원 모집에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사진은 세종시교육감 선거 후보의 선거사무원 모집 포스터, 기사내 특정사실과 무관함)

“단지 13일 일했다고 실업수당을 못받을 수도 있어요. 선거운동원에게 고용보험이 무슨 소용이죠?”

“남편이 공무원이라 선거운동원은 좀 꺼려지네요.”

“6월에 당장 기말고사를 봐야 하는데 선거운동 하느라 공부를 소홀히 할 수는 없죠.”

19일부터 본격적인 '6.1 전국동시 지방선거'를 앞두고 세종시 각 후보 캠프에서는 선거운동원 모집에 고심하고 있다.  일당이 10만원으로 상향조정 됐고 산재보험·고용보험까지 들어주지만 무더운 날씨에 하루종일 선거운동을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선거운동을 해야 하는 기간도 19일에서 31일까지로 공교롭게도 대학생들은 기말고사기간 직전이라 시험공부와 과제로 한참 바쁜 기간이라 아르바이트 모집이 어렵다는 것이다. 정치에 대한 기피 심리도 선거운동원을 꺼리는 한 이유다.

한솔동 거주 김모씨는 공무원의 아내로 선거운동을 하는 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 신분이지만, 정치중립을 지켜야 하는 남편의 만류에 선거운동원 지원을 포기했다.

4년 전 지방선거에서 선거운동원을 했던 B씨는 “대통령선거에서 지지하던 정당에 대한 실망이 커서 이번 지방선거에 선거운동원을 하는 것은 내키지 않는다”며 “이번에는 지지하는 후보가 없어 선거운동은 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공직선거법 개정으로 고용보험과 산재보험에 가입해야 하는 것도 실제 선거운동원에게는 부담이 되는 사항이다.

또 박모씨는 “10만원이라는 선거운동원 일당이 매력적이긴 하지만 13일 일했다고 실업급여를 받지 못할 수도 있어 선거운동원은 지원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고용보험의 경우 통상 180일 이상은 납부돼야 실업급여 등 혜택을 볼 수 있는데 13일 일하는 선거운동원들에게 고용보험료를 받는 이유는 뭔지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각 선거캠프(선거사무소)에서도 선거운동원을 구하지 못해 고심하는 경우가 많다. 세종시장 후보 2명과 세종시교육감 후보 6명은 각각 선거사무소에 71명, 세종시 갑구·을구에 각각 둘 수 있는 연락사무소 2곳에 11명씩 총 93명의 선거운동원을 고용할 수 있다.

세종시에서 시장·교육감 후보의 선거운동원만 총 744명이 필요한 셈이다. 게다가 세종시의원 선거의 선거사무원은 선거사무소당 10명씩 둘 수 있어 세종시 18개 선거구에 나온 후보자의 사무원만 390명이 필요하다.

여기에 비례대표 후보자는 20명씩 선거사무원을 둘 수 있어 5명의 비례대표는 총 100명의 선거사무원이 필요하다. 모두 합하면 1,234명의 선거사무원이 19일부터 선거운동에 투입되야 하는 것이다.

여기에 선거사무원 일당도 하루 10만원씩 13일을 근무하게 되므로, 1명당 130만원의 경비가 소요된다. 시의회의원 선거 후보 사무소당 10명씩 선거사무원을 둔다고 가정했을 때 1300만원의 경비가 들어가게 된다.

이들의 선거운동복, 피켓 등을 소요비용까지 감안하면 선거운동원 10명에 들어가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 지난 지방선거처럼 한 정당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선거 구도가 아니기 때문에 세종시의원 후보들은 선거운동원을 줄이기 어려운 상황에서 비용과 구인난 등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선거운동 시간을 줄여 주거나 육아를 하면서도 가능한 시간대로 조정하는 후보자도 많다. 선거운동원 모집 광고를 붙인 후보들 가운데는 하루 총 6~7시간의 선거운동 시간을 제시하거나, 유동적으로 시간 활용이 가능하다는 점을 어필하는 후보도 있다.

한 후보는 아침인사·저녁인사·점심운동 등으로 선거운동을 나눠, 풀타임이 아닌 경우에도 선거운동원들에게 일정 비율의 일당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파트타임 선거운동원도 고용하겠다고 밝혔다.

읍·면지역은 농번기라 ,일손이 달리는 기간이지만 행복도시 동지역과는 달리 후보의 지인 및 지지자들이 두 팔 걷고 선거운동에 나선 경우가 많아, 선거운동원을 구하기가 상대적으로 어렵지는 않다는 귀띔이다.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와 대통령 선거에 이어 지방선거에도 선거사무원으로 등록해 지지하는 후보를 돕고 있다는 한 운동원은 “선거운동을 하면 음악에 맞춰 율동하는 것도 신나고, 후보의 공약과 진심도 알 수 있는 기회가 되어 유익한 것 같다”며 “다른 사람도 선거운동을 함께 할 수 있는 기회를 갖기 바란다”고 선거사무원 일을 권하기도 했다.

세종시 동지역 시의원 후보들이 19일부터 본격적으로 선거운동 할 선거사무원을 모집하고 있다.(사진은 지역카페 및 SNS에 있는 시의원 후보의 선거운동원 모집광고)
세종시 행복도시 동지역 시의원 후보들이 19일부터 본격적으로 선거운동 할 선거사무원을 모집하고 있다.(사진은 세종시 지역 인터넷카페 및 SNS에 있는 세종시의원 후보들의 선거운동원 모집광고, 기사내 특정사실과 무관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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