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리 중 남편, "임신한 제 아내는 괜찮을까요"
격리 중 남편, "임신한 제 아내는 괜찮을까요"
  • 세종의소리
  • 승인 2022.03.26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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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윤정칼럼] 코로나 비대면 진료기, "힘들지만 이겨내셔야 합니다"
세상의 중심은 '가족'..."혼자라서 너무 어렵다"는 하소연 안타까워

코로나 유행의 정점을 지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립니다. 3월 25일에 방역당국이 오미크론 코로나19 대유행이 감소세로 접어들었다고 밝혔지만, 아직까지는 크게 와 닿지는 않습니다.

저는 요즘 재택 치료 중인 코로나 확진자분들의 비대면(전화)진료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비대면(전화) 진료는 과거에는 허용되지 않았지만 코로나19 확진자 폭증으로 보건복지부가 의료기관 비대면(전화) 진료를 한시적으로 허용하여 현재 가능합니다. 비대면(전화) 진료의 찬반론을 떠나서, 코로나19 감염에 따른 격리로 의료기관 이용이 어려운 분들에게 현실적으로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전화기 너머로 열이 나서 힘겨운 목소리, 기침 소리, 쉰 목소리로 본인의 증상을 설명하는 이야기를 들으면 코로나19 감염과 재택 격리로 인한 어려움이 그대로 느껴집니다.

가족간 감염이 많아 모든 가족이 확진된 경우도 많습니다. 엄마의 진료 상담 중에 아이가 엄마를 찾으며 우는 소리가 들리고, 격리 중인 남편이 함께 확진된 임신중인 아내를 걱정하기도 합니다. 다른 가족은 모두 잘 회복했는데 본인만 증상이 심해서 걱정인 분도 있습니다.

가족과 함께 지내지 않는 분들도 어려움이 있습니다. 전화 상담 중에 울먹이는 환자는 도와주는 가족없이 혼자라 너무 힘들다고 하셔서 안타까움이 느껴집니다. 전화로 환자들을 진료하면서, 세상의 중심의 가족이고 어려운 일을 함께 겪어내는 가족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됩니다.

비대면 진료를 받는 환자의 증상은 발열이나 인후통, 근육통, 기침, 가래 등이 대부분입니다. 코로나19 감염 증상으로 잘 알려진 것들이지요. 비대면 상담 후 약처방은 현재 불편한 증상을 조절하는 해열진통소염제, 기침약 등을 사용합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직접 죽이는 팍스로비드 등 치료약은 일부 고위험군 환자에서만 사용하고, 일반적인 경우는 증상을 조절하는 대증적 치료가 중심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약처방과 함께 “우리 몸이 코로나바이러스와 싸우면서 면역반응이 일어나고, 현재의 증상은 우리 몸의 면역 체계가 잘 작동하고 있다는 증거”라는 점을 알려드립니다. 회복을 위한 과정이므로 힘드시더라도 잘 이겨내기를 바라는 마음이고, 실제로도 환자가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면 더 잘 낫습니다.

약 처방 이외에 생활 속 노력도 강조합니다. 열이 나고 지칠 때 물을 많이 마시고, 식사를 꼭 챙겨먹고, 야채와 과일과 같은 신선한 식품을 많이 먹고, 일찍 잠자리에 드는 것, 실내 환기를 잘 하고 온도와 습도를 적절히 유지하는 것들입니다. 상식적이고 일상적인 노력이지만, 코로나 바이러스와 싸우고 있는 우리 몸에 무엇보다 중요하고 꼭 필요합니다.

비대면 진료로 직접 만나지는 못하지만 환자의 증상이 심한 경우도 있습니다. 전화 너머로 가쁜 호흡이 느껴지고, 환자도 일상 생활에 숨이 차서 힘들고 불안하다고 이야기합니다.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중증으로 진행하는 경우는 많지 않지만, 호흡곤란은 중요한 증상이라 이런 경우는 대면 진료를 꼭 받도록 설명합니다.

비대면 진료는 현재의 어려운 상황에서 불가피하게 이루어지지만, 환자를 직접 만나 진찰하는 과정이 생략되어 있어 분명히 한계가 있습니다. 전화 상담만으로 환자의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진단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이런 현실을 반영하고, 환자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서 격리 상태인 코로나19 확진자를 진료하는 병원이 지정되어 있습니다. 우리 지역 세종에도 성인과 어린이의 대면 진료가 가능한 병원이 있어 코로나19 확진 후 격리 상태라도 대면 진료가 가능합니다.

가정에서 스스로 관리하기 어려운 코로나19 증상도 분명히 있기때문에 잘 알고 대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대표적으로 해열제를 먹어도 고열이 수일간 지속되거나, 호흡곤란이나 흉통으로 일상 생활이 어려운 경우 등이 있습니다. 격리 상태인 코로나19 확진자는 대면 진료와 비대면 진료가 모두 가능하므로, 본인의 상태를 잘 살피고 필요한 경우에 적절히 치료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꼭 기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우리에게 찾아온 이후로 2022년 3월에 우리는 가장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주변의 가족과 지인, 가까운 의료진들의 감염 소식이 이어지고, 힘든 기간을 보내고 잘 회복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안도하기도 합니다. 뉴스에서 들리는 중환자나 사망자 증가 소식에 안타깝기도 합니다.

바깥은 꽃피는 봄날이지만 마음 한편으로는 비바람치는 폭풍우 한가운데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모두 어려운 시기를 잘 이겨내고, 따뜻한 봄날을 느끼게 되기를 바라봅니다.

배윤정, 주부, 세종시 거주, 대구 가톨릭 의대 졸업, 울산대 석, 박사, 알레르기 내과 전문의, 서울 아산병원 임상 강사, 임상 조교수 근무, 세종임상면역연구소 대표, 블로그 : https://m.blog.naver.com/asanallergy, 이메일 : hohojeo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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