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기념물 흑두루미, 올해도 세종시 ‘장남들’에 산다
천연기념물 흑두루미, 올해도 세종시 ‘장남들’에 산다
  • 류용규 기자
  • 승인 2022.03.02 14: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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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엔 35마리 목격… 재두루미·큰기러기·큰고니·쇠검은머리쑥새도 서식
‘장남들 보전 시민모임’ 등 지역 시민단체, 볍씨 등 먹이 주기 행사 벌여
최근 세종시 행정중심복합도시 장남들에서 목격되는 흑두루미 떼. (사진=장남들 보전 시민모임)

세종시 행정중심복합도시 중앙공원 내 장남평야(장남들)에 흑두루미 떼가 몰려들어 장관을 이루고 있다. 

‘장남들 보전 시민모임’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흑두루미 10마리가 새롭게 관찰된 데 이어 3월 1일에는 35마리의 흑두루미, 재두루미 3마리가 목격됐다는 것.

흑두루미와 재두루미는 시베리아에서 여름을 나고 우리나라에서 겨울을 나는 철새로, 멸종위기 2급 동물이다.

‘장남들 보전 시민모임’은 2일 현재 이들 흑두루미와 재두루미 외에도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2급 보호종인 큰기러기와 큰고니를 비롯한 덩치가 큰 새들뿐만 아니라, 참새보다 작은 쇠검은머리쑥새(환경부 지정 2급 보호종)가 장남들의 억새와 갈대숲에서 겨울을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장남평야 주변 행복도시 일대가 도시개발이 한창 진행되는 곳인데도 흑두루미 등이 장남들에서 겨울을 나는 배경에는 ‘장남들 보전 시민모임’ 등이 매년 겨울철마다 철새 먹이를 주기적으로 공급하는 것도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올해만 해도 ‘장남들 보전 시민모임’은 지난 1월 15일 오전 겨울철새 모이주기 행사로 볍씨 1톤을 공급했다.

지난달 26일에는 ‘세종환경교육센터’가 철새 먹이 100㎏을, 28일에는 ‘장남들 보전 시민모임’이서 500kg의 먹이를 공급했다는 것. 이번에 공급한 볍씨는 장남평야에서 재배된 것으로, 시민 모금을 통해 조달했다고 장남들보전시민모임을 밝혔다.

‘장남들 보전 시민모임’은 또 지난 2015년부터 ‘장남들’에서 매년 월동하는 흑두루미 한 쌍에게 ‘세종’이와 ‘장남’이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먹이로 볍씨를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덕택에 흑두루미는 물론 재두루미, 큰고니(백조), 기러기류 등 겨울철새들이 장남들에 몰려들고 있다는 것.

세종시 행복도시 장남평야에서 어린이들이 새 모이로 볍시를 나눠주고 있다. (사진=장남들 보전 시민모임)

‘장남들 보전 시민모임’ 관계자는 “세종시가 개발되면서 농경지인 ‘장남들’ 본래 면적의 10분의 1만 유지되고 있지만, 농경지 자체가 겨울철새들에게 먹거리와 휴식처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매년 찾아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농경지를 제외한 주변이 생태공원을 만드는 공사로 황폐화되어 초지를 기대어 살고 있던 작은새들과 고라니, 삵(2급 보호종)의 서식이 위협받고 있다. 더군다나 금강보행교 공사로 금강과 장남들을 잇는 생태통로도 줄어들면서 로드킬과 교통사고의 위험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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