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중심 불편한 대중교통...인구 80만명, 어떻게 감당할까
자동차 중심 불편한 대중교통...인구 80만명, 어떻게 감당할까
  • 김선미
  • 승인 2022.02.28 15:12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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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미 칼럼] 이상과 현실의 충돌, 세종 교통문제, 해결책 찾아라
아무리 급해도 ‘오래된 미래’ 포기는 곤란,세종시 초심 잃지 말아야

대중교통 접근성 높여도 승용차 이용 억제 병행되지 않으면 별무소용

김선미 편집위원
김선미 편집위원

“퇴근 시간에는 청사 안에서 밖으로 나오지를 못합니다. 30~40분씩 줄을 서야 하니까요.”

“출근 차량이 100미터 이상 길게 밀려 있다.”

“출근 시간에 이곳을 통과하려면 10분 이상 걸리는 경우가 다반사.”

세종시의 출퇴근 시간의 교통혼잡을 보여주는 언론 보도다. 이 같은 언론 보도가 아니어도 좁은 도로와 교통혼잡 문제에 대한 지적은 세종시 출범 초기부터 끊이지 않았다.

출범한 지 이제 겨우 10년 된 신도시가 어쩌다 이 지경이 됐을까? 전국 최고의 녹지율을 자랑하며 쾌적하고 지속가능한 생태환경도시를 꿈꾸는 도시가 교통문제로 원성을 사는 지경에 이르렀으니 말이다.

지속가능한 생태환경도시를 꿈꾸는, 출범 10년도 안 된 신도시의 실상

세종시는 잘 알려졌다시피 대중교통 중심도시를 표방하며 출발한 도시다. 애초 도로를 좁게 만들어 승용차 이용을 불편하게 하는 정책을 도입했다.

대중교통 중심이라는 기조 아래 도심 주요 도로를 왕복 4차로로 좁게 만들었고 차량 통행이 빈번한 이면 도로도 왕복 2차로인 경우가 많다. 한마디로 될 수 있으면 도심지로 차를 끌고 나오지 말고 대중교통이나 자전거 등을 이용하거나 걷자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 현실과 이상의 충돌이다. 현재 세종시의 자가용 분담률은 45.4%로 전국 최고 수준이다. 특‧광역시 평균 30.4%에 비해 월등히 높은 비중이다.

반면 버스는 7.3%로 전국에서 가장 낮다. 세종시가 목표한 대중교통 분담률은 70%다. 현실과 목표치와는 10배 가까운 격차를 보이고 있다.

세종시 처음부터 도로 좁게 만들어 승용차 이용 불편하게 하는 정책 도입

최근 세종시는 교통체증 해소와 도심 교통량을 분산하기 위한 ‘도로교통 개선책’을 내놓았다. 하나는 기존 차로나 보도 폭을 줄이고 ‘활용 가능한 녹지공간’을 이용해 차로를 늘리는 등 도로 구조를 개선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신호체계를 개선하는 방안이다. 우선 정체가 심한 5개 교차로에 대해 개선작업에 착수했다. 하지만 이 같은 개선안만으로 나날이 심각해지는 교통난을 해소할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

2012년 출범 당시 11만 3천 명이던 세종시 인구는 현재 37만 명으로 3배 이상 늘어났다. 당연히 자동차도 증가했다.

문제는 앞으로도 국회 세종의사당 건설, 5‧6생활권 개발 등 교통수요 유발 요인이 첩첩산중으로 쌓여 있다는 점이다.

교통수요 유발 요인 첩첩산중, 땜질 처방으로는 늘어나는 교통수요 감당못해

애초 세종 신도시는 인구 50만 명을 계획한 도시다. 더 나아가 세종시는 2040년까지 현재 인구의 두 배가 넘는 80만 명을 계획하고 있다.

전문가가 아니어도 특단의 조치가 없는 땜질 처방만으로는 세종시의 교통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최근 교통정책의 세계적 트렌드는 자동차 중심에서 대중교통, 보행자 중심으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많은 도시들이 도심지에 진입하는 차량들이 불편하도록 도로를 녹지로 바꾸고 주차장을 없애는 정책을 펴고 있다.

도로를 아무리 확장하고 주차장을 확대해도 늘어나는 차량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도로 다이어트는 탄소중립 등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방안이기도 하다.

도로 다이어트는 세계적 트렌드, 도로와 주차장 확대만으로 해결 안돼

세종시 역시 인구증가와 자동차 증가율에 비춰 봤을 때 교통문제를 단칼에 해결할 묘책은 쉬워 보이지 않는다. 인구가 확 줄어들거나 고령화가 심화되어 자동차 이용자가 대폭 줄어들지 않는 이상은 말이다.

세종시의 도시 성장과 비례해 인구와 차량 증가가 불을 보듯 뻔한 상황에서 교통흐름 문제를 더 이상 외면할 수는 없다. 일부 부분적으로 손을 안 댈 수는 없겠지만 이제는 땜방식 처방이 아닌 도시계획을 처음부터 다시 짜는 정도의 특단의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첫 번째는 대중교통중심의 생태환경적인 세종시 건설이라는 철학과 초심을 잃지 않는 것이다.

두 번째는 대중교통 공급을 선행해 대중교통의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 지금처럼 불편한 대중교통으로는 대중교통중심 도시 구현은 연목구어에 불과하다.

세 번째는 현재 미흡한 광역교통문제 해결이다.

‘3보 승차’ 대신 택한 세종시민들의 도보와 자전거 이용률 확대는 고무적

한편 대중교통의 접근성을 아무리 높여도 승용차 이용 억제책이 병행되지 않으면 별무소용이다. 교통흐름 개선 못지않게 승용차를 억제하는 교통수요 관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정부청사 주변의 무료 주차장을 유료화하는 것은 물론 공영 주차장을 없애는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

그나마 세종시민들의 도보와 자전거 이용률 확대는 고무적이다. 세종시의 보행 분담률은 무려 44.5%로 전국 광역시 평균 25.3%를 크게 넘었고, 자전거도 3.1%로 전국 평균 1.6%의 2배에 달했다.

시민들에게 굳이 강요하지 않아도, 승용차 이용을 줄여도 불편해하지 않는 교통정책과 ‘3보 승차’를 버리는 시민의식이 전제되지 않으면 대중교통도시는 요원할 수 밖에 없다.

아무리 급해도 당장의 교통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오래된 미래’인 녹지공간까지 없애는 일은 더 곤란하다. 자동차 중심의 교통정책만으로는 교통문제를 해결하기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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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인 2022-03-03 13:13:34
칼럼에서 주장하는 요지가 뭔지 모르겠어요 ㅠ 글이 모호해요.

조관우 2022-03-02 17:06:45
도로는 진작 실패했다,
비알티메인 도로인데 80만명 소화불가다,
아파트,상가만 비싸게 팔아먹을지 알지,
도로 인프라는 형편없다,
인도,자전거도로나 확걷어내고
도로나 더넓혀라,

로로 2022-03-01 12:09:11
7.4% 전국에서 가장 낮은 버스
이렇게 만들어놓고 무슨 교통분담률을 70%?

진짜 기가찹니다.

모든 동네에서 오송역까지 직통 버스노선을 빨리 만들어주세요.
불편해서 못살겠습니다.
고운동 아름동 종촌동 대충 얼버무려서 보조비알티 만들었다고 자화자찬하는 일부 국회의원
토나오려고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