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몇살까지 살 수 있을까요"
"전 몇살까지 살 수 있을까요"
  • 이경도
  • 승인 2022.02.10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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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도칼럼] 수명 미리 아는 것, 자기관리 측면에서 독소
"오늘 열심히 살고 더 나은 내일 계획하는 삶이 보람된 것"

수명 미리 알면 좋을까?

필자에게 가끔씩 들어오는 질문 중에는 “저의 수명을 알 수 있을까요?”라는 물음이다. 그럼 필자는 “그거 알아 뭐하시게요?”라고 되묻곤 한다. 이는 왠지 그냥 궁금하기도 하고 알면 좋지 않을까? 하는 이유일 것이다.

인간의 욕망 중에는 식욕, 성욕, 물욕 이외에도 ‘장수’의 염원이 있기 때문에 이 같은 궁금증이 유발할 만도 하다.  오래 사는 것에 대한 열망... 죽음 이후가 두렵기도 하고 나의 두 눈으로 세상을 오래 보고 만끽하고 싶은 사람이 많은 것 같다.

모든 의술의 궁극적 목적은 생명연장에 있다. 더 건강하고 더 오래 생명을 유지시키기 위해 현재에도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오래 살고자하는 욕심은 매우 자연스러운 것이다.

이를 얻기 위해 철저한 자기관리를 하고 자신을 좀 더 아끼고 사랑하는 측면에서는 나름 긍정성도 상당해 보인다. 삶을 더욱 열심히 살기 위한 원동력도 될 수 있다. 하지만 내가 언제까지 살 것인가를 아는 것이 과연 나의 삶에 어떤 도움이 될 것인지는 생각해볼 일이다.

사회적 성공을 한 사람은 내가 이룬 풍요를 바탕으로 더 오래 즐기기를 바라는 이가 많을 것이며 그렇지 못한 사람은 힘든 삶에 지쳐 언제쯤 굴레를 벗고 쉬겠나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오행의 순환원리는 마냥 즐겁지 만도, 마냥 괴롭게 만도 상황을 이끌지 않는다.

오행은 항상 순환하면서 인간에게 왕성함과 쇠락의 기운을 계속적으로 만들어준다. 정신적이든 현실적이든 끊임없이 파동을 만들어내는데 정신적으로 고양되어 있으나 현실이 바닥에 가 있을 수 있고 현실이 풍요롭지만 정신적으로는 고갈되어 있기도 한다.

가장 힘든 때는 정신과 현실이 저조할 때이며 가장 좋은 때는 정신과 현실이 상승곡선에 있을 때이다. 순환원리에 의해 지금 좋다고 해서 항상 좋은 것이 아니며 지금 힘들다고 해서 항상 이어지는 것도 아닌 것이다. 우리는 인생이라는 파도를 타고 있다. 상승할 때 즐거워하면 되고 하강할 때 괴롭지만 정신적인 진지함을 통해 우리 자신을 단련한다.

죽는 날을 미리 안다고 했을 때 우리의 삶은 어떻게 변하게 될까? 예를 들어 일 년 후에 죽는다고 했을 때 운동 삼아 가던 산에 가지 않고, 몸에 좋고 맛도 좋은 음식이 즐겁지 않으며, 타고 싶던 좋은 차가 필요 없으며, 질 좋은 구두도 필요 없으며, 좋아하던 음악도 전 같지 않을 것이다.

미리 알게 됨으로서 깊은 고찰과 자기반성으로 높은 정신적 경지를 취할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죽음의 때를 알기 때문에 일 년 후에나 죽을 나를 지금 죽여버리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죽음이라는 것은 끝을 상징하는 것이 아니다. 죽음은 만물 순환의 일부일 뿐으로 다음의 세상을 위한 일단의 단절에 지나지 않는다. 겨울이 와서 숨고르기를 했다가 봄에 다시 새로운 삶으로 이어지는 만물의 순환선상에 인간이 있을 뿐이다.

건강에 치명적인 문제가 있어 병원에서 선고받은 경우가 아니라면 수명을 미리 알려 하지 말자. 수명이 호기심의 대상이 되어선 안 된다.

필자도 한 때 수명론에 관심이 있어 나름 여기저기 찾아보고 물어도 보고 했지만 함부로 가늠해선 안 될 것이라는 생각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나의 수명을 안다는 것은 자기관리, 재충전의 의지 측면에서 오히려 독이 될 소지가 농후하다는 판단이다.

오늘을 열심히 살고 더 나은 내일을 계획하며 즐거움은 나중으로 미루지 말고 살면 된다는 필자의 스승님 말씀이 맞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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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도, 명리학 석사, 목원대 음악대 관현악과 졸업(클래식 기타 전공), 공주대 동양학과 역리학 전공, 세종,대전에서 명리학 강의 및 연주활동(현),
이메일 : lkdlkd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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