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인이 온다던데 어디서 오나?
귀인이 온다던데 어디서 오나?
  • 이경도
  • 승인 2022.01.15 07: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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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도칼럼] 귀인, 오는 게 아니라 나 자신에게 귀함 더하는 것
귀인 사주체 가지면 지저분하고 때 묻을 일 안 하는 성격 형성돼

필자에게 명리를 배우는 분이 전에 사주카페에 갔던 얘기를 해주었다. 그 때 봐주시는 분이 북동쪽에서 귀인이 온다고 했는데 어떤 사람이 어떤 좋은 일을 가져오는지는 알려주지 않았다고 한다.

일반인 같으면 “아 그래요? 좋은 일 좀 생기시나 보네요”라고 하겠지만 명리학을 배우는 분이라 “그런 거 아니다”라고 얘기해 주었다.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굳이 흥을 깰 필요가 없으며 플라시보라도 긍정의 기운은 이롭기 때문이다. 하지만 학습으로 삼으려면 잘 알아야 한다.

명리에서 말하는 귀인은 종류가 좀 있는데 대표적으로 천을귀인, 천덕귀인, 월덕귀인이 있으며 그 외에 건록, 암록, 삼기귀인, 문창귀인… 의외로 많다.

북동쪽은 지지(地支)의 열두 글자 중 축(丑)에 해당하는데 이 축이라는 글자가 귀인이 되는 것으로 보아 사주체의 주인공에 해당하는 글자가 갑(甲), 무(戊), 경(庚) 중에 하나인 사람이다. 즉 갑, 무, 경의 글자가 사주에서 아신(我身), 즉 본인에 해당하는 사람은 축(丑)과 미(未)가 천을귀인에 해당한다.

운에서 축이나 미가 오면 천을귀인에 드는 것이다. 그러니 이 사람은 2021년 신축(辛丑)년이 되어 천을귀인의 해를 맞이한 것이다. 축년(丑年)이 되었고 축은 방위로 북동쪽에 해당하니 나름 잔머리를 써서 귀인이 오는데 방위가 북동쪽이라 얘기한 것이다.

그럼 갑, 무, 경의 글자를 가진 사람이 우리나라 동북쪽 끄트머리 강원도 고성에 사는 사람도 여럿 있을 텐데 귀인이 어떻게 오나? 또 오(午)는 정남향인데 이 글자를 귀인으로 쓰는 신(辛)일간이 제주도 서귀포에 살면 귀인이 남쪽에서 진짜 온다는 얘기인건지 영 아리송해진다.

위에 적은 말을 이해하면 좋고 못 해도 상관없다. 다소 어려운 말을 한 이유는 어디 가서 귀인이 온다느니, 어느 방향에서 온다느니 하는 말은 사실 거르는 것이 낫기 때문이다.

귀인이라는 말은 누가 어디서 오는 게 아니라 나 자신에게 귀함이 더해진다는 말이다. 귀인의 글자가 사주에 들어 있으면 이 사람은 자신을 귀한 존재로 여기는 관념을 타고난 것이며, 없다면 자신을 낮추어 생각하는 경향을 가지게 된다. 귀인의 글자가 없어서 자신을 하찮게 여기던 사람도 귀인의 운이 오면 그 운이 머무는 동안 자신을 조금 더 사랑하고 돌보 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귀인의 올바른 개념이다. 나 자신에게 귀(貴)가 더해지느냐 아니냐를 따지는 것이다.

귀인을 사주체에 가지고 있으면 지저분한 일, 자신에게 때가 묻을 만한 언행을 하지 않는다. 귀인 글자가 여럿이면 자존심이 필요 이상 강해지며 주변을 하찮게 내려다보려는 심성도 형성된다. 눈에 안 차면 나는 원래 여기 있을 사람이 아니라는 자만심에 못 견뎌 주변 사람이나 상황을 원망하는 경우가 많다. 귀인의 글자를 가진 사람은 자신을 소중히 여기기 때문에 건강에 해로운 것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

다른 사람 앞에서는 안 그런 척하지만 뒤에서는 몸에 좋다는 것을 꾸준히 챙겨먹는 타입이다. 술을 마셔서 취해도 남에게 추한 모습 보이는 것을 혐오하기 때문에 최대한 실수하지 않으려 노력한다. 하지만 자신이 귀한 존재라는 관념 때문에 마트에서 특가세일 확보하려는 눈치게임에서 일찌감치 포기하고 만원 지하철에 꾸역꾸역 밀고 들어가지 못해 중요한 약속에 늦는다. 진급이나 선거에서 끈질기게 매달리지 못해 밀리는 경우도 귀인의 영향인 경우가 많다.

귀인의 글자가 많으면 다소 심각해지기도 한다. 자존심으로 죽도록 공부해 좋은 학교를 나와 직장에 들어갔는데 마음에 안 들어 때려치고 나와 세상을 비관하며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경우이다. 내가 이런 사람인데 그 정도 월급은 안 되며, 돈이 되더라도 모양 빠져 보이는 일은 도저히 자존심에 가로막혀 할 수 없는 것이다.

반대로 귀인의 글자가 없는 사람은 자신을 하찮은 사람으로 자학하는 기질이 있다. 배가 고프면 어떤 일이든 가리지 않고 뛰어드는 사람이다. 자신을 스스로 가볍게 여기기 때문에 남이 나를 함부로 대해도 좀처럼 반항하지 않는다. 건강을 등한시하여 과로가 와도 이 정도 혹사는 제공해야 한다는 관념도 갖는 사람이다. 그렇기 때문에 웬만해선 밥 안 굶는다.

귀인이라는 것은 이런 개념이다. 귀인의 글자… 있는 게 좋을까? 없는 게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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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도, 명리학 석사, 목원대 음악대 관현악과 졸업(클래식 기타 전공), 공주대 동양학과 역리학 전공, 세종,대전에서 명리학 강의 및 연주활동(현),
이메일 : lkdlkd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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