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갑의 시로 읽는 세종] 걸판진 산야 어버이 곁 떠나...
푸새
걸판진 산야 어버이 곁 떠나
바람 타고 밭에 떨어져
이른 봄부터 부지런히 자랐어요
어느 손길이던가
쓸모없는 거라고 해가 된다고
뿌리째 뽑혀 말라갔어요
야윈 신음하는데 귀한 거라며
취해 거름 주고 물 주고
융숭한 대접 받았어요
잡초인지 약초인지
가꾸지 않아도 절로 피어나지만
비만들 정도로 영글었어요
어디론가 또 날아가야 할 몸
나고 짐벙지게 씨앗 맺고
본디 그렇게 살아갈 뿐이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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