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새
푸새
  • 강신갑
  • 승인 2022.01.03 09: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신갑의 시로 읽는 세종] 걸판진 산야 어버이 곁 떠나...

 

푸새

 

걸판진 산야 어버이 곁 떠나

바람 타고 밭에 떨어져

이른 봄부터 부지런히 자랐어요

 

어느 손길이던가

쓸모없는 거라고 해가 된다고

뿌리째 뽑혀 말라갔어요

 

야윈 신음하는데 귀한 거라며

취해 거름 주고 물 주고

융숭한 대접 받았어요

 

잡초인지 약초인지

가꾸지 않아도 절로 피어나지만

비만들 정도로 영글었어요

 

어디론가 또 날아가야 할 몸

나고 짐벙지게 씨앗 맺고

본디 그렇게 살아갈 뿐이어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