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립도서관, ‘실버세대 위한 공간은 없다’
세종시립도서관, ‘실버세대 위한 공간은 없다’
  • 문지은 기자
  • 승인 2021.11.23 14: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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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청소년 위한 공간 및 프로그램만 풍성… 노년층 불만
큰 글씨 도서, 확대경, 돋보기 비치한 어르신 배려 공간 없어
주부·노인 중·장년층 위한 도서·공간·프로그램·동아리 아쉬워
11일 개관하는 세종시립도서관 전경
세종시립도서관 전경

평일인 23일 오전에 방문한 세종시립도서관은 한산했다. 

주말에는 학생들이 몰려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하던 '모야'와 '이도'도 한산한 모습이었다.

로비에 잠시 앉아 있던 강 모씨(67)는 실망한 표정으로 도서관을 나섰다.

책을 읽으려 했지만 돋보기나 확대경도 마련돼 있지 않았고 조명도 너무 어두웠기 때문이다.

지난 11일 개관한 세종시립도서관에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공간 및 프로그램에 비해 중·장년 및 노년층을 위한 공간과 프로그램은 부족하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개관기념으로 마련된 문화행사와 인문학 강좌도 어른들이 즐기기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이다.

세종시 고운동에 사는 장 모씨(65)는 집 근처에 시립도서관이 생겨 개관을 손꼽아 기다렸다.

정작 개관 후 방문한 도서관에서는 기대만큼 실망도 컸다.

1층 유아열람실과 어린이 열람실은 잘 꾸며져 있었지만 일반자료실에 가 보니 자료도 부족하고 관심있는 주제의 도서가 부족해 애써 만든 대출증으로 책을 한 권도 빌리지 못했다.

명사의 서재는 책이 다양한 반면 제대로 정리되지 못한 느낌을 받았고, 3층과 4층에 분포된 종합자료실은 면적이 좁고 좌석이 불편해 독서를 하기에 적합하지 않아 보였다.

나이가 들어 눈이 나빠진 후에는 좀 더 밝은 조명으로 책을 보곤 했는데 조명도 전체적으로 어둡고 시니어를 위한 공간이 갖춰지지 않아 불편했다.

서울에 살 때에는 시립도서관이 아닌 인근 구립도서관에도 잘 갖춰진 실버존에 중·장년층을 위한 문화강좌와 프로그램도 많았는데, 세종시의 시립도서관은 젊은 사람들만을 위한 공간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는 것.

세종시립도서관은 확대경이나 큰글씨 도서 등 어르신을 위한 배려 공간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사진은 일반열람실)

장씨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대부분 학교에서 지내는 시간이 길고 학교도서관도 잘 갖춰졌는데 시립도서관까지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공간으로 채워지면 늙은 사람들은 어디로 가란 말이냐”며 “실버존이 잘 갖춰진 국립세종도서관도 공사 중이라 못 가고 있는데 시립도서관도 마음 편히 다닐 곳은 아닌 것 같다”며 실망한 마음을 내비쳤다.

그는 이어 “도서관에 어린이들이 손으로 만들며 체험해보는 공간은 많아 보이는데 어른들은 들어갈 수 없어 아쉽다”며 “아이들이 참여하지 않는 시간에는 우리같은 할머니 할아버지도 만들면서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되면 좋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세종시에도 은퇴 후에도 건강과 활력을 지닌 신중년 인구가 점점 늘고 있어 이들이 여가시간을 보낼 공간과 프로그램에 대한 수요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인문학과 고전 및 예술강좌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며 글쓰기 등과 같은 문화활동에 참여하고 싶은 욕구도 다양하다.

하지만 개관을 기다려온 세종시립도서관에 메인 시간에 이용할 수 있는 시니어를 위한 공간이 갖춰지지 않아 실망이 크다.

시립도서관이라면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문화공간이어야 하지 않을까.

평일인 23일 방문한 세종시립도서관 어린이열람실에 위치한 책마루. 학생들이 모두 학교에 간 시간이라, 간간이 아이들 책을 고르는 학부모 외에 사람이 없어 한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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