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공무원으로 물갈이하자”
“착한 공무원으로 물갈이하자”
  • 신도성 편집위원
  • 승인 2013.06.07 15:46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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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성 칼럼] 세종시 우수공무원 표창 나눠먹기 시정하라

   신도성 편집위원
요즘 갈수록 나쁜 사람이 많아져 착하게 사는 사람들이 위협을 받고 있다. 위로는 정치가 등 권세를 지닌 자들이 부패할 대로 부패하여 윤창중 전 청와대대변인의 성범죄 사건을 비롯해 여름철 전력비상을 더욱 부추긴 원자력발전소 불량부품 사용 등 가관이다. 착한 국민들은 지금 뿔났다.

얼마 전 세종시청 한 공무원과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그의 말에 따르면 대다수 공직자들이 잘 하고 있는데 “언론에서는 뺨만 때리고 있다”고 푸념 섞인 하소연이다. 그는 일부 음지에서 일하는 공무원들이 정말 잘 하고 있으니“등이라도 한 번 두드려 달라”고 말했다. 백번 지당한 말씀이다.

나라 곳곳이 온통 부패하다보니 ‘착한 기업’‘착한 소비’ 등 ‘착한 것’이 뜨는 시대에서 공직계에도 ‘착한’ 열풍이 불고 있다. 인근의 전북 익산시청에서 최근 착한 공무원이 선정됐다. 착한 공무원이란 어떤 공무원일까? 익산시청 홈페이지 ‘칭찬해주세요’ 게시판을 들여다보면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환한 미소와 부드러운 말투, 민원처리 능력까지 시민을 사로잡은 공무원들의 미담을 읽고 있노라면 마음이 훈훈해진다. 누가 이런 사람을 철밥통이라고 마냥 뺨만 때린다는 말인가.

종종 언론에 보도되는 착한 공무원의 선행은 익산시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미용봉사로 사랑을 전한 공직자의 아내부터 민원인의 궁금증을 풀어주기 위해 손 편지를 전한 사연, 길에서 잃어버린 지갑과 휴대전화를 찾아주어 고맙다는 글도 눈에 띈다. 여름철 잡초 제거를 하기 위해 농약통을 짊어진 사무관이 있는가 하면, 취업 문제를 자신의 일처럼 백방으로 알아봐준 공무원에게는 감사 인사가 이어진다. 마을 보안등이나 제설작업을 책임져온 우직한 마당쇠형 공무원도 있다.

친절한 미소, 낮은 자세로 시민에게 감동을 주는 공직자 표창

익산시는 친절한 미소와 낮은 자세로 시민에게 감동을 선물한 직원들을 격려하기 위해 올해부터 ‘친절직원 칭찬제도’를 실시해 1월부터 6월초까지 선정된 30여 명 공직자를 칭찬하고 있다.

착한 공무원들의 특징은 까다로운 업무도 ‘부드럽게’처리하여 민원인을 감동케 한다. 그들에게 ‘친절’이란 말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어깨에 힘을 주고 민원인을 얕보는 태도는 없다.

하지만 일부 민원인은 자신의 문제를 해결해주면 ‘친절한 공무원’, 그렇지 않을 경우엔 ‘나쁜 공무원’이라 말한다. 여기서 착한 공무원은 원칙을 갖고 성질내지 않고 이러저러해서 이 문제가 왜 해결될 수 없는지를 설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충고다. 안 되는 것은 왜 안 되는지, 왜 이렇게밖에 할 수 없는지를 끈기 있게 설명할 때 시민도 공감하게 된다는 것이다.

익산시는 시청 홈페이지와 오프라인 등에서 시민 및 동료 직원이 추천한 친절직원을 칭찬하기 위해 매달 친절공무원을 선발, 소정의 선물을 제공하고 12월 종무식에서 친절왕도 선발할 계획이다. 또 다른 직원의 귀감이 될 만한 친절 사연을 전 직원이 공유하도록 게시판에 게재하는 한편, 우수 사연은 책자로도 발간할 예정이라고 한다.

세종시 ‘칭찬합시다’ 코너에도 지난달 두 건의 감동적 사례 올라와

세종특별자치시청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니 참여마당에 ‘칭찬합시다’코너가 있어 사연을 소개한다. 지난 5월 한 달 간 주민으로부터 두 건의 칭찬이 올라왔다. 한 건은 한솔 119 안전센터 변계수 대원과 백충현 대원에게 보낸 감사의 편지다. “지난 5월 4일 제가 교통사고를 내고 말았습니다. 지나가는 분께 신고를 부탁드리고 정신없이 앉아 있을 때 두 분께서 출동해 주셨습니다. 사고를 당해 어찌해야 할 바를 모르고 빠른 이송을 해야 한다고 안내해 주시는 두 분께서 사고처리 절차를 직접 확인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조금 더 기다려 달라는 제 부탁에 난감해 하시면서도 기다려 주시고, 또한 대전소재의 병원까지 이송을 해 주셨던 두 분께 감사드립니다.”

또 한 건은 보건소 산모교육서비스에 감사하는 편지였다. “임신 막달 무렵 보건소에 갔다가 산모교육 서비스가 있다고 해서 신청했는데 너무 좋아요. 한 달 동안 선생님 두 분이 오셔서 아가랑 엄마 건강관리를 다 해주세요. 매주 목요일 정해진 시간에 오셔서 엄마 혈당체크, 혈압, 구강관리, 마사지는 물론 신생아의 마사지, 구강관리 교육, 영양상태를 모두 체크하시고 알려주세요. <중략> 이 사업이 중단되지 않고 계속해서 진행되어서 많은 분들이 혜택을 보셨으면 좋겠어요. 세종시 보건소 고맙습니다.”

이처럼 국민들은 관에서 친절하게 베풀어주는 것에 대해 고마워하고 있다. 그런데 세종시가 우수공무원 표창제도로 '베스트 세종상'을 시행하고 있으나 각 부서별 ‘나눠먹기 식’으로 진행된다는 비판이 잇따라, 개선이 필요하다는 본보 보도(6월 7일자)는 시사하는 바가 많다.

세종시는 출범 후 일하는 조직문화를 만들고 성과를 내는 파급효과와 공무원들의 사기진작 등의 목적으로 매달 2팀(개인, 부서, 담당)씩 우수공무원을 선정해 ‘베스트 세종상’이라는 이름으로 시행하는 공무원 표창은 지난 7월에 제도를 준비, 11월부터 시행해오고 있다. 시는 각 부서별로 표창대상 추천을 받은 후 실·국장 등 간부들의 토론을 거쳐 수상자를 선정 개인이나 담당 또는 부서를 대상으로 각각 50만, 70만, 100만 원의 상금을 지급하고 있다.

문제는 ‘베스트 세종상’이 제도의 도입목적과는 다르게 ‘무분별한 표창’ 남발로 이어져 각 개인의 성과, 노력에 대한 격려나 보상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 부서별로 적당히 진행된다는 점이다,

베스트 세종상 시 간부들이 선정하는 ‘자기들만의 잔치’ 비난 여론

베스트 세종상의 수상현황을 살펴보면 ▲작년 11월 정책기획관실 기획담당, 재난방재과 임재환 ▲작년 12월 문화체육관광과 체육진흥담당, 보건소 보건행정과 ▲1월 예산법무담당관실, 세정과 재산관리담당 ▲2월 세종민원실 김동옥, 경제산업국 투자유치과 ▲3월 건설도시국 재난방재과, 장군면 ▲4월 기획조정실 정보화담당관실, 한솔동 ▲5월 정책기획관실 국제협력담당, 건설도시국 도로교통과 ▲6월 지역개발과 지역개발담당, 조치원읍 등이다. 8개월간 수상대상 16팀을 보면 개인이 수상한 경우는 단 2회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전부 ○○담당, ○○과, ○○면·읍 등이다. 시상을 하기 위한 시상이라고 여겨진다.

인근 대전시의 경우 매달 ‘자랑스런 공무원상’과 ‘친절한 공무원상’을 각각 1명씩 선발해 각각 50, 30만원씩의 표창을 실시하고 있다. 또 ‘시정발전 유공공무원’을 5명 선발하여 작은 부상품을 지급하는데 대전시는 공적심의위원회를 열어 연 초에 추천된 인원을 심사, 매달 구체적인 수상자를 결정하는 점을 세종시는 배워야 한다.

인근 대전시나 전북 익산시의 사례를 굳이 비교해보았지만 세종특별자차시의 현재 행정은 아직도 어설픈 점이 많은 것은 인정해야만 할 현실이다.

한 세종시 공무원의 “잘 한다고 칭찬 좀 해달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을 정도로 정말 세종시장을 비롯한 고위직 공무원들이 착한 행정을 해달라고 당부하고 싶다.

"세계 경쟁력 선두권 싱가포르에는 공무원이 청렴해서 모기도 없다"

세계 경쟁력 선두를 달리고 있는 싱가포르에는 모기가 없다고 한다. 청렴한 관료덕분이라고 한다. 공무원들이 집요한 설계, 구조변경과 뇌물 공세를 물리치고 하수구에 경사를 두어 물이 고이지 않게 했기 때문이란다. 싱가포르 공무원은 민원인에게 식사를 접대할 정도로 청렴하다고 한다. 싱가포르 공무원들의 높은 경쟁력으로 전문가들은 ‘최고의 인재와 대우’를 꼽는다. 대기업보다 좋은 2억 이상의 연봉과 대우로 우수인재를 공무원으로 유치한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철밥통도 아니다. 엄격한 실적평가로 매년 10%를 물갈이 한다. 비리공무원에 대한 처벌도 가혹하기로 유명하다. 형사처벌은 물론이고 사기업체에 취업금지로 사회적으로 아예 매장시키고 있다고 한다. 한국으로서는 참으로 부러운 이야기다.

하지만 이제 한국도 안전한 직장으로 공직사회를 선호하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어 대대적인 개혁이 필요하다. 공무원 100만 시대의 한국이 진정한 선진국으로 가려면 공직사회를 대폭 쇄신해야 한다.

일본의 경우도 ‘공무원 능력이 국력’이라는 소신으로 2002년에 약 3,200여 개였던 지방자치단체의 수가 자치단체의 취약한 재정구조 개혁과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하여 통폐합한 결과 1,800여 개로 줄였다. 일본 개혁의 초점은 공무원으로 중앙이나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의 수는 구조개혁을 통하여 매년 줄이고 있으며, 지방공무원의 급여도 도쿄(東京)도를 비롯하여 거의 모든 자치단체가 매년 감액 중이다.

공무원은 권력이 있기 때문에 철밥통이라며 욕먹는 대상이 된다. 사기업에서 평생 일한 사람의 국민연금과 비교해 공무원의 연금은 세 배나 많다. 상대적이 박탈감이 생길 수밖에 없다. 그래서 몇 년 전 울산시, 서울시, 전주시 등에서 도입하고자 했던 무능공무원 퇴출을 때 늦은 감이 있으나 다시 시도해야 한다.

곳곳이 복마전임을 절감하여 공직사회 부패 척결에 나서지 않으면 나라가 위기에 처함을 우리는 역사의 교훈에서 보아왔다. 따라서 도덕적 해이 및 부정행위 엄격 규제, 훈련실적에 따른 급여의 차등 및 감액지원 확대 등을 통한 퇴출장치를 강화하여야 할 것이다.

부패의 화신 지방자치제도 대대적으로 개혁해야 나라가 산다

특히 부정부패의 화신으로 변신하는 지방자치제도를 근본적으로 손대어야 한다. 표만을 의식한 사람이 지자체장이 될 경우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긴 꼴이다.

나쁜 공무원이 활개 치는 세상이 되도록 방치해선 안 된다. 우리 시회가 아직 희망이 있는 것은 착한 다수의 공무원들이 어려운 환경에서도 봉사와 희생정신으로 열심히 봉직하고 있어 박수를 보낸다. 12년만의 폭설로 제설작업에 나선 경기도 부천시 여성공직자가 불의의 사고로 목숨을 잃었고, 전국 곳곳에서 소방공무원들이 목숨을 담보로 화마와 싸우고 있는 등 직책과 업무별로 착한 공무원들이 열심히 일하고 있어 우리나라가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부패한 나쁜 공무원에게 경고를 보내고, 열정적으로 일하는 착한 공무원에게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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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보기 2013-06-10 12:35:17
신도성 편집위원 및 대표님께 감사합니다
입이 있어도 말못하고 귀가 있어도 들을 수 없습니다
세종의 소리에서 간간이 들려오는 언론의 책임과
양심의 기사, 산자를 깨우는 소리에
독자로서 부끄럽습니다
시민이 변해야 공무원이 변하고 세종시 조기
정착 및 발전을 이룰수 있습니다
세종의소리 화이팅

예뿐여우 2013-06-10 10:44:20
네~~~~
맞습니다.
얼굴내세우기 위함보다는
진정성을 볼수있는.......
착한 마음을 가진신 분들이 아직은 많이 계십니다.
뒤에서 묵묵히 남을위해 일하시는 분들 지면을 통해서나마 진심으로 존경합니다.
내 가 필요로 하는 곳 찾지말고
나 를 필요로 하는 곳을 꼬~옥 찾으십시요~~~

세종의 소리
대표님
편집위원님 고맙습니다.^^

서범석 2013-06-10 10:02:38
신형 후적거사님 잘 읽었습네다
대다수의 공무원들이 봉사와 희생정신이 부족하죠오...착한 공무원이 되기 쉽지않죠오...
항상 낮은자세로 임하겠나이다요^,^꾸벅

시민 Y 2013-06-09 02:45:05
신도성 편집위원님, 그렇게 하기 위해선 근본적인 문제점을 잡아내야 합니다.
정치권과 행정기관의 유착, 행정과 언론의 유착같은 쓰레기같은 본질을 잡아내야 합니다.
언제나 세종시가 바로 설수 있도록 좋은글 자주자주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