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 세종시 구간 자연성 회복 사업...이의 있다
금강, 세종시 구간 자연성 회복 사업...이의 있다
  • 임비호
  • 승인 2021.08.17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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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임비호, 세종시 원주민이 바라본 ‘금강 세종시 구간 자연성 회복 선도 사업’
금강변 옛지명 복원, 기존의 환경성검토 및 환경영향평가 실행여부 반영 등 문제있어

세종시에서 오랫동안 환경운동을 해온 임비호 세종YMCA 시민환경분과위원장이 '세종의소리'에 보도된 '금강 세종시 구간 자연성회복 선도 사업' 설명회 기사를 보고 급하게 기고문을 보내왔다. 임 위원장은 세종시의 환경적인 문제에 늘 관심을 가져왔으며 별도 칼럼을 통해 세종의 역사와 환경 등에 대해 새롭게 이사를 해 온 시민들에게 전달해주고 있다. 지난 토요일인 14일 글을 보내면서 가능한 빠른 시간 내에 실어줄 것을 당부했다. /편집자 씀

4대강 사업 이전의 합강 주변, 전 대전매일 우희철 기자 제공

‘세종의 소리’ 보도를 통해 12일 세종시 보람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시민 설명회를 열렸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보도에 의하면 금강 세종시 선도사업은 강의 생태계 건강성 회복, 물순환 건전성 회복, 강의 역동성 회복, 사람과 강의 관계 회복이라는 4가지 목표하에 8개의 세부 과제(생물 서식처 회복, 수변 식생 보전관리, 미호천 습지 개선, 습지(합강, 미호천) 관리체계 마련, 취수 친수 시설 개선, 세종보 물길 회복, 자연체험 활성화, 친수 이용 프로그램 개발 등)로 사업 내용이 구성되었다고 발표하였다.

설명회 관련 보도를 보면서 세종시 원주민의 입장에서 몇 가지 의견이 있어 글을 올려본다.

□ 4대강 사업에 따른 세종시 개발 계획의 변화에 대한 검토는 있었는가?

발표 보도를 보면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이 생태적 관점에서 4대강 사업에 대한 전면적인 조사를 했는가이다. 세종시 정상적인 건설에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은 이명박 정권에 의한 수정안 발의에 따른 건설의 지연, 그리고 4대강 사업에 따른 개발 계획의 수정이었다. 그럼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4대강 사업 이전의 원계획과 이후 발행한 사업에 대한 체계적인 검토가 필요한데 이것에 대한 논의가 과연 얼마나 깊었는지 의문이 갔다.

4대강 사업은 세종시 산림 생태축과 하천 생태축의 핵심이라고 하던 합강에 오토캠핑장을 세웠다. 합강 인근은 세종시 개발 계획에 있어 생태 핵심축이라고 했던 곳이다. 이 곳이 보전 공간에서 이용 공간이 되었는데 이번 금강 자연성 회복 사업 내용 중에는 아무런 설명이 없다. 계획상으로는 생태 핵심 지역이라고 하고선 이미 공사가 되었으니 할 수 없다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세종시 핵심 생태 지역에 대한 사업단의 입장이 있었으면 좋겠다.

□ 4대강 사업으로 잃어버린 세종시 금강변 지명들은 복원될 수 있을까?

4대강 사업은 세종시 금강변의 인문 문화를 깡그리 무시하고 새로운 지명의 공원을 만들었다. 연기리 당산 앞과 연동면 문주리 사이는 오래전부터 ‘동진’이라 불렀는데 4대강 사업을 하면서 이곳은 ‘조성습지공원’이라는 것으로 변경되었다. ‘동진’이란 이름은 어느 곳에서 찾아 볼 수가 없다.

합강섬 꽃나루는 강산공원으로, 앵청이 나루 앞은 한글 공원으로, 용댕이 매운탕 식당 옆 연기 팔경 중 하나라는 용암기암은 자전거 테크길로 변경되었다. 자연성 회복에는 금강이 가지고 있던 고유한 인문 문화도 함께 보전되어야 유지될 수 있다고 본다. 이름에는 그 주변의 자연환경이 스며들어 있기 때문이다. 금강변 고유 지명 회복이 되지 않으면 4대강 사업의 토대 위에 자연성 회복 사업이 있기에 4대강 사업에 면죄부를 주는 꼴이 될 수 있다.

이번 자연성 회복 사업에도 연기리 당산 앞 ‘동진’은 미호천 습지라고 표기되어 있다. 엄청난 세종지역의 인문문화 유산을 가지고 있는 이곳이 단지 미호천 습지라고 표현되는 것은 원주민의 입장에서 보면 무시당하는 느낌이고 행정편의주의이거나 전시성 사업으로밖에 볼 수 없다.

월산습지 모습

□ 기존의 사전 환경성 검토나 환경영향평가 실행 여부는 반영되었는가?

이번 자연성 회복 사업에는 금강 구간에 대한 기존의 사전 환경성 검토나 환경영향평가 실행 여부가 반영되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2008년 11월에 발행된 행정중심복합도시 환경영향평가서에는 전월산과 금강이 만나는 곳에, 노적산과 미호천이 만나는 곳에 생태통로가 설치되는 것으로 되어 있는데 아직도 실행되지 않고 있다.

어떤 이유인지는 모르지만 환경영향평가서에 기재되어 있는 사업이 아직도 진행되지 않은지 모르겠다. 금강의 자연성 회복은 홀로 가능한 것이 아니라 산림 생태계와 전이 생태계와의 유기적 결합을 할 때 가능하기에 이번 자연성 회복 사업에 금강 관련 환경영향평가 실행 여부에 대한 전수 조사를 실행하여야 한다고 본다. 그래야 진정한 자연성 회복 사업이 될 수 있다.

□ 수변 지형의 생성 역사와 행정명은 바르게 반영되었는가?

이번 자연성 회복 사업에는 수변 지형의 생성 역사와 행정명이 바르게 반영되었으면 한다. 사업 내용 중 합강 습지라고 명명하는 곳은 과거 합강리가 아니라 월산리에 속했던 곳이다. 금강과 미호천이 만난다는 넓은 의미로 합강이라고 부를 수 있지만 이곳은 과거부터 월산리하고 불린 곳이다. 월산 습지라고 불러야 바른 지명이 될 것이다. 합강리 앞에 있는 섬은 합강섬, 월산리 앞에 있는 습지는 월산습지라고 불러야 한다.

그리고 과연 이곳이 습지라는 명목으로 불릴 수 있는지도 의문이다. 이곳은 과거 토사 준설을 위한 사업 공간이었고, 대청댐이 생기기 전에는 없었던 곳이다. 습지라고 보기보다는 육상화 과정으로 봐야 정확하기 않을까 한다. 이곳은 대청댐과 미호천의 보들이 없었다면 넓은 모래 백사장이 되어있어야 하는데 큰 물길이 막혀 생긴 육상화 과정이다.

자연체험을 한다면 강변의 육상화 과정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소재로 써야 할 것이다. 이곳의 육상화 심화는 월산리와 금강 사이의 강변도로가 한 몫을 거들었다. 과거에는 나름 넓은 백사장에 수변 공간이 있었는데 월산리 논이 사라지고, 강변도로와 제방 사이의 논이 성토되면서 육상화가 가속화되었다.

그럼에도 이 상태로 자연체험 소재로 사용된다고 한다면 월산리 고인돌만이라도 복원했으면 한다. 다른 도시는 없는 문화유산도 만드는데 있는 고인돌을 땅에 묻는 도시가 참 문화도시라고 할 수 있겠는가? 고인돌은 세종이 언제부터 사람들이 살았는지 알 수 있는 지표물이기에 꼭 필요하다고 본다.

2008년 대평대교에서 본 금강 모습

□ 진정한 자연성 회복은 생태다양성이 보장되는 생태면적이 제도적으로 준비 하여야 한다.

이번 자연성 회복 사업에서 꼭 고려했으면 하는 것은 생물다양성 보전에 대한 제도적 장치이다. 세종시가 생기기 전에는 합강에 산새, 들새, 물새들이 다양하게 살고 있었다. 그 이유는 주변에 산도 있고, 강도 있고, 논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종시가 생기면서 새들이 먹이를 제공 받을 수 있는 논이 거의 사라졌기에 그 다양성이 점차로 낮아지고 있다. 세종시의 근본 취지는 행정수도이면서 서울과는 다른 생태도시이다.

진정한 생태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생태네트워크가 온전히 살아 있고, 다양한 생물이 살 수 있는 생태 면적이 필요하다. 금강의 자연성 회복 사업에서 다양한 생물이 살 수 있는 생태 면적이 확보되는 방안까지 마련되었으면 한다. 금강의 진정한 자연성 회복을 위해서는 생물 다양성이 가능한 생태 면적에 대한 제도적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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