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출마 선언한 시장의 '가슴 시린 순애보'
불출마 선언한 시장의 '가슴 시린 순애보'
  • 금강일보
  • 승인 2013.05.30 08:22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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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시장 3선 도전 포기를 선언한 이준원 공주시장의 순애보가 감동을 일으키고 있다.
 
'아내 바보' 이준원 공주시장 "암투병 아내에 최고의 선물"
용기있는 결단에 박수 이어져 뒷말·색안경 시선 무색하게 해
이준원 공주시장의 내년 지방선거 불출마 선언은 지역정가에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이 시장의 이례적인 행보를 놓고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시각도 있지만, 실상 그의 속내를 차근차근 들여다보면 단박에 눈치 챌 수 있다. 그가 ‘아내 바보’라는 사실을 말이다.

아내가 투병 중이면 당연하다고도 하겠지만, 3선이 너무도 유력한 상황에서 더 이상 자신만을 위해 살지 않겠다는 각오는 누구나 할 수 있는 결단이 아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의 용단에 박수를 보내고 응원을 보내는지도 모른다.
그가 직접 작성한 불출마의 변에서도, 직접 만나 인터뷰하는 도중에도 ‘아내 바보’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드러냈다.

◆ ‘아내 바보’ 사랑·연민 ’한가득’
그는 “아내가 암과 꿋꿋하게 싸워나갈 수 있도록 힘과 용기를 북돋워 주기 위해 이제 남편의 자리로 돌아가고자 한다. 늙으신 어머니의 아들로, 아이들의 아빠 자리로 돌아가고자 한다”며 구구절절 가족에 대한 사랑과 연민을 얘기했다.
특히 “아내는 제가 학교에서 공부할 때 생계를 책임지며 뒷바라지를 해주었고, 시장으로 재임하는 동안에도 어머니를 모시고, 아이들을 혼자 키우다시피 했다. 게다가 생계를 위해 직장까지 다니는 고단한 삶을 마다하지 않았다”는 대목에서는 먹먹한 가슴을 부여잡고 한동안 말을 잊지 못했다.

그러면서 “아내는 저에겐 가장 소중한 사람”이라며 “늘 가슴 한편에 고마움과 감사의 마음이 자리하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지청구에 투정도 부리던 사람이 아프기 시작한 뒤로는…”이라며 “아내를 행복하게 해주고 싶다. 1996년 교수에 임용되고 나서 비록 빡빡한 살림이었지만 어머니 아버지 모시고 8식구 오순도순 살던 때로 돌아가고 싶다”고 했다.
“투병 중인 아내를 위해 지금 내가 해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은 보석도, 좋은 옷도 아닌 불출마인 것 같다”며 “시장직에서 물러나면 아내와 함께 산책도 하고, 가족여행도 가고 그동안 못다한 것들을 해보고 싶다”고도 했다.

그의 순애보는 2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아내인 왕은성(48) 여사를 만난 것은 23년 전 방위병 복무시절 1년 후배의 소개로 만나 현재 재수 중인 아들과 두 딸, 그리고 여든을 넘긴 어머니를 모시고 있다.
그런 고생만한 아내가 갑작스럽게 아프기 시작한 것은 2011년 말로, 정기검진을 받던 도중 위암을 발견하고 다음해 2월 수술을 받으면서 그의 심경에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 아내·가족 곁으로 돌아가기로 결심
당선을 위해서라면 모든 것을 감내해야 하는 아내와 아이들에게 죄스러웠고, 무엇보다 암 투병 중인 아내를 위해 아무 것도 해줄 수 없는 자신이 미웠다.
그렇다고 도중에 시민들과의 ‘약속’(시장 후보 당시 슬로건)을 헌신짝처럼 내팽개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수술 이후에도 수시로 장염을 앓으며 고통스러워하는 아내를 바라보며 이건 아니다 싶었고, 그때부터 고민이 시작됐다. 그리고 끝내 아내 곁으로, 가족 곁으로 돌아가기로 결심한 것.
그의 불출마 선언을 놓고 뒷말이 무성하다. 그간의 선거풍토에서는 찾기 힘든 생소함 때문일 수도 있다. 이런저런 쑥덕공론을 감내하면서까지 ‘아내 바보’가 되겠다는 그의 결심에 박수를 보낸다.

공주=이건용 기자 lgy@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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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시민 2013-06-01 13:30:37
당신의 마음은 아름답습니다
사모님의 건강이 완치될수 있도록 공주시민은 기원할 것입니다
힘 내십시요-----

공주사랑 2013-05-31 10:42:19
시장님의 가족사랑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사모님께서 하루빨리 완치될수있도록 기도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