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좋은 인간 관계부터 만드세요
노후, 좋은 인간 관계부터 만드세요
  • 강수인
  • 승인 2013.04.22 08:35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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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인의 생활 속 이야기]노후 설계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정을 나누는 것은 서로에 대한 믿음과 애정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추석, 설 등 가족이 모일 때면 화롯불과 같은 전통방식으로 고기를 구워먹으면서 얘기 꽃을 피운다.
신문 지상이나 방송에서 광고되는 수많은 연금과 보험 상품을 보면서 우리나라도 노령화가 상당히 진행되었다는 것을 실감한다. 사실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고령화 속도가 가장 빠르고 또 평균수명도 급격히 늘어가고 있다.

물론 의료 기술이 발달되면서 인간 수명을 연장할 수 있는 것은 좋은 일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퇴직 후 일정한 소득 없이 지출만해야 하는 노년을 생각해보면 마냥 손 놓고 있을 일은 아닌 것 같다.

꾸준한 물가 상승과 함께 기금이 바닥나서 차세대에 부담이 된다느니 하면서 툭하면 연금을 깎으려고 하니 앞으로 연금 사정은 더욱 어려워질 것 같다. 그래서 연금도 들고 보험도 들어 자식에게 손 안 벌리려고 이리저리 궁리를 하는 부모가 많다고 한다. 또 자녀들 편하게 해주려고, 마음은 가까이 살고 싶어도, 말로는“괜찮다”라는 말이 입에 배었다.

그런데 아무리 물질적으로 준비를 한다 해도 가장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돈이 중요하다. 돈이 없으면 먹지도 입지도 못하고, 아파도 병원엘 가지 못하니 말이다. 또한 알고 지내던 사람과 맘 편한 식사도 어렵고 경조사까지 있으면 더욱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다. 마음은 그렇지 않은데 말이다.

해마다 홀로 지내는 독거노인을 걱정하고,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라는 사실을 듣고도, 내 일이 아닌 양 무심코 넘기면서 아무런 느낌이 없다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것은 다만 노인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연령층에 걸린 문제인데 말이다.

자살하는 이유나 죽고 싶은 마음의 원인은 무엇인가. 바로 외로움이다. 그 해결책으로‘관심’이라고 하는 아주 명쾌한 대답을 내놓기는 한다. 그렇지만 그 외로움을 만든 사람 또한 다른 사람이 아닌 바로 자기 자신이다.

   큰 아이가 미국에서 마지막 합창 발표회를 끝내고 친구들끼리 이별의 아쉬운 포옹을 하는 장면

사람마다 오랜 세월 동안 수많은 사람을 만나며 산다. 그 중에서도 가장 기본적인 것이며 중요한 게 가족관계다. 가족관계가 원만하지 못한 것은 학벌이 모자라서 혹은 너무 남아서가 아니라 좋은 관계유지를 유지하기 위한 학습과 태도를 배우지 못한 무지에서 비롯된 것이 대부분이다. 즉 나하고 다른 인격체인 부모와 부부, 자식과의 관계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지킬 줄 아는 예의가 없어서 그렇다.

혈연지간이라 해서 그 어떤 험한 모욕을 줘도 관계가 유지될 수 있다는 착각 때문에 관계가 끊어지는 경우가 많다. 결국 이웃만도 못한 사이가 되어서도 자식 탓을 하고, 부모 탓을 배우자 탓을 하는 경우가 종종 벌어진다. 관계는 맺는 사람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 그것을 나이로 돈으로 누르려는 사람들이 대부분인데 그러면 관계를 더욱 망치게 되어 멀어지고 기피하며, 상대방으로 하여금 입을 닫고 포기하게 만든다.

또 가족 다음으로 중요한 게 친구다. 같은 시대를 살아가며 허물없이 일상사를 얘기하는 친구 한두 명은 있어야 한다. 사실 쉬운 일 같지만 정말 어려운 일이다. 사실 쉽게 말 트고, 술 먹고, 온갖 자기 신상을 털어 자기 속내를 보여주기만을 원하는 친구는 친구라 보기 어렵다. 친구란, 친구가 말하면 그냥 들어주고 위로하고 같이 외로움을 달래주면 족하지 않을까.

사람을 보면 특히 가족을 보면 할 말이 정말 많다. 왜 저렇게 살까하는 답답한 마음에 말이 참 많아진다. 물론 의도는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이지만 지나친 간섭과 말로 자꾸 상처를 주면 멀리하게 되고 결국 관계는 끊어지게 마련이다.

온전한 노후 준비를 위해 많은 것을 젊어서부터 해야겠지만 좋은 인간관계를 만들어가는 게 가장 우선이라는 생각이 든다. 오늘 좋은 말 한마디, 좋은 행동 한번을 저축하면 노후에 돈으로는 절대 살 수 없는 가슴 따뜻한 행복이 찾아온다는 것을 다 알면서도 지키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하루 종일 있어도 울리지 않는 전화, 아무도 찾지 않는 하루가 주는 외로움과 슬픔, 이런 노후를 대비하려면 마음으로 말로 소중한 사람에게 소중하게 대하는 지혜를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게 행복한 노후설계의 첫걸음이 아닐까.

     
   
 
강수인, 대전 출생, 대전여고, 충남대 졸업, 침례신학대 영양사, 미국 미주리주 콜럼비아 시 2년 거주, 미용사 자격증 취득 후 노인복지관, 군부대 봉사활동 eskang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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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경옥 2013-04-24 10:13:49
맞습니다. 사람은 사람과 함께 할 때 사람다워지는 것입니다.
나이와 외로움을 반비례 되도록 살아야 겠습니다.

최순영 2013-04-27 09:35:42
마음에 와 닿습니다.

좋은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