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의원 비리의혹, 안타깝고 연대책임 느낍니다"
"동료의원 비리의혹, 안타깝고 연대책임 느낍니다"
  • 김중규 기자
  • 승인 2020.11.03 10:2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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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용희 세종시의회 유일 야당 시의원, "학부모연합회 조례 제정 보람"
차기 지방선거, 조치원읍이나 전동 쪽 출마 예정..."유권자의 판단이 중요, 자신"
야당 유일의 박용희 세종시의회 의원은 "이끌어주시는 같은 당 소속 선배 의원이 없어 어려움이 많다"며 "후반기 활동을 시민들과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이끌어 주시는 선배의원이 없어 어려움이 많습니다. 특히, 의회가 다 민주당의원으로 구성돼 교류 기회 제한에 따른 한정된 정보만 얻을 수밖에 없습니다.”

선출직 ‘싹쓸이’로 정당 비례 대표로 유일하게 국민의힘 소속으로 세종시의회에 진출한 박용희 의원(53)은 극(?)소수당의 한계를 지적하면서 “다른 의원분들보다 2배 이상의 노력이 필요하다”며 웃었다.

제3대 세종시의회 후반기 임기 시작 3개월여. 유일무이(唯一無二)한 야당 의원인 박용희 의원을 2일 오전 10시 30분 세종시의회 3층 사무실에서 만났다. 어느 정도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의정활동의 어려움과 존재감이 전혀 없는 야당의원의 역할 등을 물어보고 싶었다.

박 의원은 ‘단아하면서 착한 인상’이 트레이드 마크였다. 40이 넘으면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처럼 흔히 투쟁적인 정치인에게서 느낄 수 있는 투사적인 기질을 전혀 보이지 않았다. 문학도로서 지나온 흔적이 그의 얼굴을 그렇게 만들었던 것 같았다.

“원내교섭단체가 못되면서 기본적으로 크게 참여할 기회가 없습니다. 의장단 구성에서 상임위원, 특별위원회까지 의견을 낼 수 없는 게 많이 아쉬워요, 아예 배제한다고 해야 할까요.”

가볍게 한숨을 쉬면서 “법이 그러니까요”라고 혼잣말처럼 내뱉었다. 의원 3명 이상이어야 원내교섭단체가 될 수 있다는 규정이 그렇게 만들었다.

박 의원은 여성 의원으로, 의원이 되기 전부터 교육에 관심이 많았다. 2016년부터 2년간 세종시 학부모연합회장을 맡았고 교동초등학교 학부모회장을 다섯 번 역임하는 등 교육에 직접 관여하기도 했다. 현재 교육안전위원회에 소속되어 상임위 활동을 하는 것도 우연은 아니었다.

“의원이 되면 꼭 하고 싶었던 일이 학부모회를 법적 근거가 있는 단체로 만드는 일이었어요. 지난해 5월 ‘세종시교육청 학교 학부모회 설치운영에 관한 조례안’을 제정한 것이 의정활동 중 가장 기억에 남아요.”

교육안전위 상임위 소속으로 행정사무감사를 위해 동료의원들과 함께 현장을 찾은 박 의원

조례 제정이 임의단체를 법적단체로 만들었고 추진 과정에서 ‘참여’와 ‘간섭’이라는 해석을 달리한 집단 간에 심한 갈등을 빚기도 했다. 다행히 학부모들이 지원과 동료의원들의 공감대 형성으로 어렵게 통과했다.

최근 동료의원들의 부도덕성과 비리 의혹에 관한 생각을 물어보았다. 사실 같은 의원으로서 속내를 그대로 드러내기는 힘든 문제이기도 했다.

그는 한참 생각 끝에 “일단 안타깝고 동료의원으로서 연대 책임을 느낀다”며 “시민들에게 죄송하고 저도 매사에 신중하게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간결하게 답변했다.

다만 선출직인 시의원의 속성을 언급하면서 “공인 의식이 부족해서 오는 결과”라는 말과 함께 “그게 느슨해지면서 사안이 발생한 것”이라고 나름대로 분석을 하기도 했다.

‘약속을 지키는 것’, 이걸 의정활동에 최우선 가치로 내세웠다. 헛말을 신뢰를 떨어뜨리기 때문에 크든 작든 한번 한 약속을 꼭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대목에서 그는 ‘시민 세금’이라는 말도 꺼냈다. “세금으로 세비를 받기 때문에 거기에 부응하는 활동을 해야한다”는 말도 곁들었다.

그렇다면 후반기 의정활동을 어디에다 방점을 찍고 할 것인가. 상반기에는 많이 부족했다는 자평 속에 “사안을 제대로 보고 상반기보다는 성숙한 의정활동을 하겠다”며 5분 발언, 시정 질문, 상임위 활동에 논리적이고 근거있는 질의를 약속했다.

충북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줄곧 사회활동 속에서도 문학과의 인연을 놓치지 않았다. 대표적인 게 옛 연기군부터 이어져 온 ‘백수문학’ 활동이다. 스물다섯에 동인지 활동을 시작해서 약 30년 동안 회원으로서, 회장으로서 참여했다.

“문학진흥조례가 지난 10월 정기의회에서 통과됐어요. 문학활동에 재정적인 지원이 골자였어요. 백수문학도 그 대상이고 현재 도시재생팀에서 자료를 모으고 있고 그게 정리되면 사이버 문학관을 만들 예정입니다. 관련 인물 인터뷰, 자료 수집, 연보작성 등을 준비하고 추후에는 문학상 제정과 문학관 설립을 추진하는 게 목표입니다.”

화제를 정치 쪽으로 돌렸다. 세종시 성장 발전을 위한 그의 생각이 궁금했다.

박 의원은 “세종시 출범이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것인 만큼 목적에 맞는 도시로 성장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국회이전과 대통령 집무실 마련, 공공 기관 이전 등이 이뤄져 행정수도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차기 지방선거에 조치원읍, 또는 고향인 전동지역 출마의사를 밝혔다.

대전과 통합 얘기에 대해 “안 될 일”이라고 단호한 입장을 보이면서 “세종의 중심으로 체계를 잡아가고 주변도시를 이끌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최근 문제가 됐던 세종보 철거는 “이 보는 다른 곳과는 달리, 세종시 수변경관을 위해 마련됐기 때문에 당장 시류에 휩쓸려서는 안 된다”고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하고, 금강보행교 등 수량이 부족하면 도시경관에 문제가 생긴다고 덧붙였다.

인터뷰를 끝내면서 차기 지방선거 지역구 출마를 묻자 “조치원읍이나 고향이 전동·전의·소정면 쪽에 나올 생각”이라며 “개인적으로는 자신이 있지만 시민들의 판단이 중요한 게 아니냐”고 말했다.

약 1시간에 걸친 인터뷰는 소수 야당의원으로서 활동의 어려움, 의정활동 뒷얘기, 그리고 향후 출마 여부 등을 듣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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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석춘 2020-11-04 16:43:55
문학진흥조례 제정은 큰 의미가 있습니다. 그 노고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