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 넘은 연동면 노송리, 고속도로 건설로 '두동강'
천년 넘은 연동면 노송리, 고속도로 건설로 '두동강'
  • 문지은 기자
  • 승인 2020.09.12 07: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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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청주 간 고속도로, 세종 연동면 노송리 관통... 소음, 분진 피해도 우려
고속도로가 건설될 노송리 전경
세종시 연동면 노송리 주민들은 세종-청주간 고속도로 건설로 천년을 이어온 동네가 두동강나게 됐다며 노선변경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은 고속도로가 건설될 노송리지역

세종-청주간 고속도로 환경영향평가서가 공개되면서 세종시 연동면 노송리 마을은 발칵 뒤집어졌다. 고속도로가 마을 한 가운데를 지나도록 노선이 정해졌기 때문이다. 

노송리는 신라 경순왕 때부터 기록이 있는 1,0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자연부락이다. 농업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활기차고 역동적인 전원마을로 전형적인 시골 풍경을 보이는 곳이다. 

그렇지 않아도 세종시에서 충북 청주 오송역으로 가는 BRT 도로도 연동면을 지나가면서 가로등의 빛과 소음 등으로 벼가 생장이 제대로 되지 않는 어려움을 겪고 있던 터여서, 이번 고속도로 관통은 마른 하늘에 벼락이었다. 

세종-청주고속도로가 노송리를 관통하게 되면 소음 매연 분진 등으로 마을 환경이 크게 나빠지고 곡창지대인 논이 나뉘어 농기계 사용이 어려워지는 등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 그보다 주민들의 반발을 불러오게 된 건 마을이 두동강이 난다는 사실이었다. 

한동네로 줄곧 살아온 이웃이 면도칼로 그은 듯이 갈라져 버리면 훈훈했던 인심도, 이웃간 상부상조, 그리고 마을 공동체도 사라질 것이라는 우려가 주민들을 흥분케 만들고 있다. 

이 마을 주민 김 모씨는 "국가에서 고속도로를 건설하는데야 반대할 이유가 없지만, 한 번쯤 지역주민들의 얘기도 들어봐야 하는 게 아닌가"라고 반문하면서 불만을 터뜨렸다. 

코로나 상황을 틈 타 국토교통부는 주민의 의견수렴 절차를 거치지 않음은 물론, 지난달 31일 예정되었던 환경영향평가 설명회도 무기한 연기돼 주민들 대부분은 제대로 된 설명조차 듣지 못했다는 것이다.

두꺼운 환경영향평가서 한 권이 공람용으로 면사무소에 내려온 것이 의견 수렴절차의 전부라는 것이다. 

배기왕 연동면 이장 협의회장은 주민들과 대책위원회를 구성해 국토교통부에 의견서를 제출했으나, 별다른 답변을 듣지 못한 상태이다.

배기왕 연동면 이장협의회장은 "마을을 두동강내면서 길을 내야 할 이유가 없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의견서에는 ‘세종 –청주간 고속도로로 인하여 연동면의 젖줄인 동진 뜰이 망가지고 노송리 마을을 갈라놓아 노송리 150여 가구가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며 ‘노송리 지역을 통과해야 한다면 주거지를 피해 노선을 설계할 수도 있었을 텐데 자연생태환경평가만 중시하고 사회·경제 환경에서 인구·주거 문제를 제외한 이유는 무엇이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게다가 ‘전략환경영향평가 협의회에 연동면 실상을 아는 위원을 위촉하지 않고 형식적인 환경영향평가에 그첬다’며 두 가지 대안을 제시했다.

우선 저산리 망덕산에서부터 동진뜰과 미호천까지 약 4.5㎞를 지하터널화 할 것을 요청하면서 여의치 않을 경우, 말봉산 터널을 지나 아미산 뒤로 해서 BRT 도로를 따라 진행하면서 BRT 도로에 무인 나들목을 설치해 달라는 안을 제시했다. 

주민 임헌천씨는 "고속도로가 마을을 관통하게 되면 소음과 분진 피해는 물론 아름다운 농촌마을의 경관을 헤치고 도로에서 나오는 조명으로 벼와 농산물이 제대로 자라지 못하게 될 것"이라며 "마을에서 비켜서 아미산 쪽으로 노선을 변경하면 주민들의 피해가 훨씬 줄어줄 것인데 충북쪽에서 압력을 더 넣은 모양"이라고 말했다.

황미라 연동면 동장은 “주민이 편안하게 살아야 하는데 이런 일이 있어 너무 안타깝다”며 “도로 설계과정에서 면 주민의 의견을 들었더라면 이런 일은 없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주민과 의견을 같이 했다.

세종-청주고속도로는 현재 실시설계단계에 있어 주민 의견을 반영할 시간은 충분히 남아 있다. 지금이라도 지역주민들 의견을 수렴해 불편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마련해 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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